한겨레 살림 좀 폈나?…32년 만에 첫 주주배당


한겨레신문이 창간 이래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한겨레는 18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주주들에 대한 현금 배당 안건이 상정돼 가결됐다고 밝혔다. 한겨레 경영기획실이 사내 공지한 글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사외이사 4인 전원은 회사 유동성의 현저한 개선과 그동안 한겨레 구성원들에게 지급된 성과급 등을 고려해 주주들에게 배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외이사들의 현장 발의에 따라 의결된 배당 금액은 1주당 250원이다. 총 배당 재원은 2017~2019년 누적 당기순이익의 1/3에 해당하는 13억9000만원이다. 다음달 21일 주주총회에서 배당 안건이 최종 확정되면 7만 주주들에 대한 배당금이 소유 주식 수에 비례해 지급된다.

한겨레는 "모든 사외이사들은 지금껏 자산 가치가 사실상 없었던 한겨레신문사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작게나마 배당을 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며 "(이사회 전날) 현 대표이사는 다음달 취임할 신임 사장과 '배당이 가능한 여건이며 요구가 제기될 경우 배당 실시에 이견이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겨레에서 주주 배당의 필요성은 몇 해를 거쳐 여러 차례 제기돼왔다. 최근 들어 사내 구성원들은 성과급 등을 지급받기도 했지만, 일반 주주들은 1988년 한겨레 창간 이후 한 번도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번 주주 배당 안건 가결에 대해 한겨레는 "32년 한겨레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한겨레를 아끼고 지탱해주신 주주에게 약소하나마 그간의 지지와 애정에 대한 보상이 되는 동시에 한겨레신문사의 주식이 '사회적 의미'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가 있음을 알리는 서곡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길윤형 전국언론노조 한겨레지부 지부장은 "한겨레가 지난 30여년 동안 자신을 키워 준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이 많았다"며 "이번 배당이 주주는 물론 시민사회와 소통을 확대하고 신뢰를 회복해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