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번째 코로나19 확진자 인터뷰한 조선일보 기자 자가격리

마스크 쓰고 1m 거리서 취재
사측 "자가격리 대상자 아니지만
조심하자는 취지서 격리지시한 것"

조선 100주년 행사, 코로나로 연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와 면담했던 표태준 조선일보 기자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표 기자는 지난 16일 29번 확진자의 주거지 주변을 취재하던 중 우연히 29번째 확진자의 부인 A씨를 만나 10분간 대화했다. 당시 A씨와 표 기자 모두 마스크를 쓴 상태였고 두 사람 간의 거리는 1m였다고 한다. 취재 이후 표 기자는 상황보고와 정리를 위해 인근 카페에서 다른 두 명의 기자와 40분간 함께 있다 해산했고, 세 명의 기자는 모두 자신의 집으로 귀가했다.


상황이 달라진 건 17일 새벽이었다. A씨가 30번째 확진자가 된 것이다. 사회부 캡은 세 기자에게 질병관리본부 연락 후 지침을 따르라 지시했고 표 기자는 선별진료소에 연락해 A씨와의 접촉 사실을 알리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표 기자와 함께 있었던 두 기자 역시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재택근무 중이다. 조선일보 관계자는 “두 기자는 질본 규정상 자가 격리 대상자가 아니지만 회사 차원에서 조심하자는 취지로 격리 지시를 내린 것”이라며 “표 기자 역시 환자를 의도적으로 접촉한 것이 아니다. 동네 취재를 하다 우연히 만났다”고 전했다.  


표 기자도 일각에서 ‘무리한 취재’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18일 기자수첩을 통해 30번 확진자인 A씨를 인터뷰하게 된 전말을 밝혔다. 표 기자는 “질본이 환자 거주지와 관련해 공개한 정보는 ‘서울 종로구 숭인동’이 전부였다. 기자는 환자의 거주지 부근과 동선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취재하기 위해 그 지역으로 이동했고, 그러던 중 어느 1층 단독주택 근처에 동네 주민들이 모여 있는 걸 발견했다”며 “집 앞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서 있는 한 할머니에게 물으니 ‘우리 남편이 신종 코로나 확진자라서 소독을 하는 거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우연히 마주쳤지만 가장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이어서 그 뒤 6~7분간 확진자가 평소 즐겨 찾던 장소, 하던 일 등을 취재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선일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다음달 5일 열릴 예정이던 100주년 행사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조선일보 관계자는 “일단 5일에는 행사를 열지 않을 것 같다”며 “언제 열지는 지금으로선 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