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홀딩스 설립 등 SBS 지배구조 개편, 방통위 '승인 보류'

SBS의 실질적 대주주인 태영건설의 TY홀딩스 설립과 관련해 사전승인 심사를 진행 중인 방송통신위원회가 19일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등의 의견청취를 진행하고 승인 의결을 보류했다.


방통위는 이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윤석민 회장 등을 대상으로 △TY홀딩스 신설 목적 △SBS 경영에 미치는 영향 △공정거래법 위반상태 해소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다. 의견청취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신경렬 SBS미디어홀딩스 사장, 박정훈 SBS 사장, 유종연 TY홀딩스 대표 내정자 등이 참석했다. 방통위는 의견청취 과정에서 TY홀딩스 신설이 지상파방송사인 SBS의 공적책임·공정성·공공성을 훼손시키지 않아야 하고, SBS 미래 수익을 악화시키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이날 의견청취 과정에서 제시된 사항의 이행계획 등을 확인하고 심사위원회의 심사결과를 종합해 사전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태영건설은 인적분할을 통한 TY홀딩스 신설 계획을 공시하고 건설 사업은 태영건설에 남기고 방송(SBS) 등 기타 사업은 TY홀딩스로 넘기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SBS의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 위에 TY홀딩스라는 또 하나의 지주회사가 더해지는 셈이다. 지금은 태영건설이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를 통해 SBS를 지배하는 수직적 구조인데, 태영건설이 분할되고 TY홀딩스라는 또 하나의 지주회사가 생기면 SBS의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이고 SBS의 자회사 문제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상황이 된다. 이에 방통위는 TY홀딩스 신설로 인한 SBS미디어홀딩스 최다액출자자 변경이 사전승인 심사 대상이라고 보고 지난 6~8일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위원회는 별도의 조건을 부가해 사전승인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검토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SBS노조를 비롯한 언론·시민단체들은 사전승인 거부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등이 참여한 방송독립시민행동은 방통위 심사를 앞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는 이 심사에서 형식적 조건만을 내리며 방치할 생각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상파 방송을 유린하려는 태영그룹에 대해 방통위는 사전승인 거부로 엄중한 경고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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