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기자, 뉴미디어 넘어 기획·연재까지 척척

[인턴기자 시리즈 내놓는 언론사들]
연합 '인턴액티브' 1020 이슈 선점
한국 '밀레니얼 언박싱' 2030 겨냥

언론사에겐 새로운 시각의 뉴스를
인턴은 깊이있는 기사작성 '윈윈'

‘비연애·비성관계·비결혼·비출산 4B’, ‘말투 탈코르셋’…. 기성 언론들이 놓치고 있던 사회 현상인데, 인턴 기자들이 발굴해 화젯거리가 됐다. 언론사 인턴 기자들이 직접 기획해서 현장 취재한 콘텐츠가 눈길을 끌고 있다. 뉴미디어 영역에서 시도하던 밀레니얼, Z세대 타깃 콘텐츠를 인턴 기자들만의 시각을 활용해 기획 기사와 연재 코너로 선보이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독자팀 인턴 기자들이 담당하는 ‘인턴액티브’를 연재하고 있다. 기성 언론에서 소외됐던 10~20대 독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 거리에 접근하고 현장성이 강조된 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실제로 인턴 기자들은 <연애·성관계·결혼·출산 모두 거부…‘4B’를 아시나요>, <정관수술 고민하는 20대 남성들> 기사 등을 통해 기성세대가 인식하지 못하는 청년 담론을 소개하고, ‘청각장애 공시생’, ‘키오스크 교육받는 노인들’ 등 20대가 주목한 소수자의 목소리도 전한다. 지난해 1월 시작한 인턴액티브는 연재 100회째가 넘은 연합뉴스의 잘나가는 코너이기도 하다. 최현석 연합뉴스 독자팀장은 “인턴액티브 기사들이 주목을 받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 ‘4B를 아시나요’ 기사의 경우 하루 연합뉴스 전체 기사 순위에서 1위를 했고, 포털 뉴스에서 1만여건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며 “매주 발제 회의에서 인턴기자들이 느낀 사회 문제나 새로운 현상을 발제하면 기성 기자들이 더 생동감 있는 내용이 반영되도록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언박싱<사진>’과 ‘인턴이 가봤다’는 한국일보 인턴 기자들이 전담하는 코너들로, 한국일보 2030 뉴스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12월부터 격주간 지면 1개 면을 터 밀레니얼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현안에 대해 인턴 기자 6명의 방담을 소개하고 있다. 올드 미디어에서 묻혀있었던 밀레니얼 세대의 의견을 표출시키기 위해서다. 주제 선정, 내용 정리도 모두 인턴 기자들의 몫이다. 지난해에는 ‘밀레니얼 청문회’로, 올해는 ‘밀레니얼 언박싱’이라는 이름으로 연재하고 있다. 강보인 한국일보 인턴 기자는 “데스크들이 밀레니얼 시각에서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주문했다”며 “언론사에서 나온 어젠다들 중 노출되지 않았던 것들을 방담 주제로 정한다. 최근 젊은 정치의 현주소를 주제로 방담을 나눴는데, 보도 이후 한 정당인이 기사 잘 봤다며 연락을 해왔다. 그동안 언론사들이 밀레니얼 목소리를 잘 담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보도를 새롭게 받아들인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인턴이 가봤다’는 이름처럼 인턴 기자들이 현장을 가보는 시리즈다. 정치인 북 콘서트부터 대학가, 농촌, 마트, 강남·이태원·홍대 클럽 등 인턴 기자들은 가리지 않고 현장을 누비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 연휴 기간 놀이공원 두 곳을 취재한 <놀이공원 두 풍경> 기사가 보도된 후 해당 놀이공원이 방역 방침을 바꿀 정도로 반향은 컸다. 박상준 이슈365팀 기자는 “철저하게 20대의 시각에서 사안이나 장소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해보자는 시도”라며 “정치인 북 콘서트 현장은 정치부 기자에게는 새로운 내용이 아니지만, 인턴 기자들은 그런 행사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 공간에서 벌어진 일들을 20대 시각에서 관찰해보라고 했고, 기사 반응도 굉장히 좋아 코너 연재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언론사에게는 새로운 시각의 뉴스를, 인턴 기자에겐 깊이 있는 취재와 기사 쓰기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인턴 기자 코너는 ‘윈윈’ 효과를 내고 있다. 이혜인 한국일보 인턴 기자는 “광고 회사에서 인턴을 할 땐 마치 부속품 같았는데, ‘인턴이 가봤다’를 통해 매번 성취감을 느꼈다”며 “원고지 35매 정도의 긴글을 팀장이 하나하나 꼼꼼하게 첨삭해준다. 어떻게 써야 매력적인 글이 되는지, 현장에 나가면 어떻게 취재해야 하는지를 돈을 받으며 배운다는 건 어디에도 없을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윤경 연합뉴스 인턴 기자는 “‘1개를 취재하고 10개를 쓰지 말고, 10개를 취재하고 그 중 1개를 써라’는 선배들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취재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어떻게 발제를 해야 하는지부터 취재 방향까지 선배 기자들이 꼼꼼하게 봐준다. 그런 선배들을 보면서 기자의 꿈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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