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편법 충당' MBN 경영진 1심서 유죄

[11월 재승인 심사 영향 미칠지 주목]
방통위원장 "종편 심사 엄격하게"
방통위, 방송법 위반여부 조사중

김달아 기자 | 2020.07.29 11:24:37

종합편성채널 설립 과정에서 자본금을 편법 충당했다는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MBN 임원들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오는 11월 MBN 종편 재승인 심사가 예정된 만큼 이번 유죄 판결이 심사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유상 매일경제신문 부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징행유예 3년, 류호길 MBN 대표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각각 사회봉사 200시간, 160시간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장승준 MBN 대표에게는 벌금 1500만원, MBN 법인엔 벌금 2억원이 선고됐다.


사진=연합뉴스

MBN은 지난 2011년 종편 출범을 앞두고 최소 자본금 3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약 550억원의 대출을 받게 한 뒤 이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고,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자본시장법과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상법을 위반한 혐의다.  


지난해 8월 언론보도로 제기된 의혹이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MBN 구성원들은 책임자들의 사퇴를 촉구하며 '환골탈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와 직능단체들은 구성원의 입장을 담은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선고 당일 한국기자협회 MBN지회는 성명에서 "(앞으로 MBN이 해야 할 일은) 환골탈태. 시청자에게 지난 과오를 사죄하고 다시 한 번 MBN 뉴스의 공정과 신뢰를 지향하는 신념을 믿게 하는 방법은 그뿐"이라며 "첫걸음은 지금의 사태를 만든 경영진이 책임을 지는 것이다. MBN에 닥친 위기를 모두 돌파한 뒤에 용단을 내리겠다며 미뤄왔던 결정을 이제 실행할 때"라고 했다.


이날 전국언론노조 MBN지부도 성명을 내고 유죄 받은 임원들의 사퇴와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MBN지부는 "장 회장은 직접 국민께 용서를 구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책임‧윤리‧독립 경영을 실현할 개혁안을 내놔야 한다"며 "그러나 유죄 판결을 받은 경영진이 존속하는 한 이러한 논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퇴와 사과가) 반드시 이뤄지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MBN PD협회는 28일 "위기를 초래한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와 시청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선행돼야 새로운 MBN의 미래가 있을 수 있다"면서 "경영진이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만이 신뢰 회복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했다.


MBN 사측은 구성원들의 요구에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MBN 측은 29일 "종편 신청 당시 MBN의 총 자본금은 3950억원이었다. 문제가 된 차명 부분 550억원을 제하더라도 (종편 신청법인의 최소 자본금 요건인) 3000억원을 넘는 3400억원"이라며 "(편법 충당은) 종편 예비 승인 이후 유상증자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약속을 철회하는 등 예상할 수 없었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에었다는 게 이번 판결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11월 MBN에 대한 재승인 심사를 예고한 상황이어서 MBN 내부에선 '승인 취소' 불안감이 적지 않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해 8월 의혹 제기 직후 치러진 자신의 청문회에서 "(MBN 의혹이 사실이라면 승인 취소)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고, 이달 28일 국회 업무보고 자리에선 "(신뢰받는 방송환경을 만들기 위해) 종편 재허가‧재승인 심사를 엄격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방통위는 MBN의 방송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방통위 차원에서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법원은 자본금 편법 충당에 대한 자본시장법, 상법 위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이고 저희는 MBN이 그 행위로 인해 방송법을 위반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라며 "법원 판결, 방통위 차원의 행정 처분, 재승인 심사가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별도 사항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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