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에 국가마다 페이크 뉴스 심각해져"

<2020 세계기자대회> '페이크 뉴스 그리고 언론의 미래' 컨퍼런스

14일 '2020 세계기자 대회' 첫째 날. '가짜뉴스에 대한 각국 사례와 대응 방안, 언론의 미래’ 컨퍼런스가 온오프라인으로 열렸다.

‘2020 세계기자대회’에 참가한 기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허위정보, 페이크 뉴스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며 언론과 기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페이크 뉴스(Fake News)에 대한 각국 사례와 대응 방안, 언론의 미래’를 주제로 2020 세계기자대회 컨퍼런스가 14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컨퍼런스에는 53개국 기자 85명이 참가해 국가별 허위조작정보, 페이크 뉴스 사례 현황을 공유하고 언론 신뢰 회복 방안 등을 토론했다. 


인도의 프래가 새니 인도타임즈 프로듀서가 인도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 사례를 설명했다.


프래가 새니 인도타임즈 프로듀서는 “인도의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는 국민들 사이에 잘못된 공포감과 분노를 일으켰다”며 “왓츠앱(WhatsApp) 메시지들을 통해 소의 소변을 마시거나 생강, 바실 등 허브로 만든 스튜를 마시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다는 잘못된 주장이 널리 유포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19 오보 확산에 대비하는 UN캠페인에 함께하고 있지만 인도 뉴스 매체, 특히 TV 뉴스에서는 시청률 경쟁으로 대부분 선정적인 방식으로 뉴스를 내보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전통 매체보다 오히려 온라인 플랫폼이 저널리즘 임무를 더 잘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프랭크 맥날리 아이리쉬타임즈 칼럼니스트는 “7~8개월 동안 정보를 축적했음에도 가장 뛰어난 전염병 학자들조차 코로나바이러스의 속성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랜드 정부는 국민들에게 단편적인 메시지만 전달하려고 한다”며 “언론은 때론 코로나19 사태의 영웅인 의료진들을 비판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민심을 거스르는 경우도 생기겠지만, 계속해서 공식여론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고, 불편한 질문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레자 바흐라미 ISNA 뉴스에이전시 기자는 가짜뉴스의 입지를 좁히기 위해선 정부와 전통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아져야 한다고 봤다. 그는 “몇달 전 이란과 미국의 군사적 긴장 국면에서 이란인 승객이 대부분이었던 우크라이나 민항기가 테헤란 공항 근처에서 격추된 사건이 있었다”며 “이란 정부가 격추 책임을 인정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기까지 며칠이 걸렸고 공영매체에 대한 불신도 널리 확산됐다. 그러면서 사이버상에서는 진짜 뉴스, 가짜뉴스가 뒤섞여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도 코로나19 사태 초반 사이버 공간에서 근거 없는 정보의 유포가 극심했다”면서 “코로나19 초반 관련 정보를 다루는 방식을 두고 이란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일기도 했지만, 매일 보건부 대변인 기자회견을 하는 등 정부가 지속적인 정보 공개를 하고, 전통 매체들도 코로나19 관련 정부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이들에 대한 신뢰도가 증가하면서 가짜뉴스의 입지는 좁아졌다”고 설명했다.

린 월시 미국 트러스팅뉴스 부장은 계속되고 있는 언론 불신에 대해 독자들이 갖고 있는 언론에 대한 오해를 이해해야 하고,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 41%만이 전통 매체를 신뢰한다고 답했다”며 “우선 사람들이 언론을 왜 불신하는지 이해가 필요하다. 그것을 확인할 방법은 독자들에게 많이 질문하고, 온라인 댓글도 적극적으로 읽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 불신이 어디에서 시작하는지 이해한다면, 거기에는 많은 오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많은 국민들은 언론들이 윤리적이고 공정성 있는 보도를 위해 노력한다는 걸 모른다. 오히려 시청률 상승을 위해 언론매체가 코로나 팬데믹 현상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이 보도 과정을 상세히 알리고, 사실과 의견을 잘 구별되도록 보도하고, 언론사 재원 등도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언론 불신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열린 '2020 세계기자대회' 발제자로 나선 이민규 중앙대 교수.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가짜뉴스를 구별할 수 있는 5가지 특징으로 ‘선정적’, ‘증오’, ‘일방성’, ‘연결’, ‘치명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언론이 간과해왔던 뉴스 수용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가짜뉴스 예방의 첫걸음”이라며 “구체적으로 뉴스가 특정 이야기에 어떻게 도달했는지, 사실이 어떻게 수집되는지, 무엇이 사실로 간주돼야 하며 왜 그러한지 독자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하고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우석 조선일보 에디터가 14일 1일 차 2020 세계기자대회에서 발제자로 참여했다.

최우석 조선일보 미래기획부 국제담당에디터는 “가짜뉴스는 100년 전보다 오랜 역사 동안 존재해 왔지만, 최근 더욱 위험해진 이유는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전 세계 정치인들이 가짜뉴스의 세계로 빠졌기 때문”이라며 “결국 언론이 정치인들에게 더 나은 정책을 결정할 수 있게 감시할 수 있는 언론 자유가 필수이고, 정부의 정보 개방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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