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기자들 취재 어떻게 바꿔 놓았을까

이완수·양영유·신명환 연구논문
"취재시간 줄고 취재원과 접촉횟수 감소…게이트키핑 부실화"

언론사의 주52시간제 도입이 기자들의 취재방식이나 조직 내부의 제작관행, 뉴스생산 시스템에 걸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본 연구논문이 나왔다.

이완수 동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와 양영유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특임교수, 신명환 경성대 LINC+사업단 겸임교수는 한국언론학회가 발행하는 ‘커뮤니케이션 이론’(2020년 16권3호)에 연구논문 <근로시간 단축이 취재와 뉴스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가? :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취재관행과 뉴스생산에 대한 기자 인식을 중심으로>를 실었다.

이완수 동서대 교수 등의 연구 논문 표지. 연구진은 종합일간지 5명, 경제지 2명, 지상파와 종편 3명, 뉴스통신사 1명 등 기자 11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주52시간제는 취재시간의 단축은 물론 기사 다양성과 정보 투명성 하락, 기획기사의 감소, 치열한 취재경쟁 약화와 같은 여러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획기사와 심층탐사보도가 줄어들면서 전반적으로 뉴스의 품질 하락을 가져왔고 일선 기자들 사이에서는 ‘일손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디지털 환경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기사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이중고에 대한 고충도 나오고 있다.

연구진은 근무시간 단축이 한국 언론계 뉴스 제작현장에 미친 현상들로 △절대 취재시간의 부족 △취재원이나 출입처 관리 부실 △게이트키핑의 부실화 △급속도로 줄어든 현장 취재 △느슨해진 팀워크와 정보공유 등을 들었다.

연구진은 “언론사 근무시간 단축은 그동안 고강도 업무에 시달려온 기자들에게 다소의 여유시간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사 조직의 부실한 게이트키핑, 숙성이 덜 된 뉴스를 양산하는 원인으로 이어졌다”면서 “기자개인과 언론조직 전반에 걸쳐 뉴스 생산의 양적, 질적 생산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근무시간 단축이라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맞는 취재와 뉴스 작업관행에 대한 매뉴얼이 필요하다”며 “취재방법과 절차에 대한 검토, 취재 또는 제작시간에 대한 재분배, 취재영역에 대한 재조정, 내부 구성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게이트키핑과 뉴스의 확인절차, 뉴스의 구성과 전달방식에 대한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