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구성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1년 첫 월요일 아침입니다. 출근하면서 쌀쌀한 날씨지만
솟구쳐 오르는 새해의 기운을 느꼈습니다.
먼저, 지난 연말연시 뉴스 및 프로그램 제작진 여러분,
수고 많았습니다. KBS 프로그램을 보며 공감하고 위로
받았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방송에서 소통과 사회적
연대의 필요성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코로나19로 여러 가지로 힘들었지만 구성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2020년 한 해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여름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확산하면서 사업
손익이 –1,000억 원을 넘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연말에 추산해 본 결과 다행히도 당기 손익은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사업 손익은 당초 편성한 적자폭보다 300억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전체 임직원이 비상한 각오로 비용 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맨 결과입니다. 그리고 광고, 콘텐츠 사업 등 수입을 늘리기
위해 열심히 뛰어주신 덕분입니다.
하반기 광고시장이 일부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주말 및 일일
드라마가 선전했습니다. 예능에서도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점차 콘텐츠 경쟁력이 높아졌습니다. 통합광고마케팅도 이전
해보다 높은 실적을 보였습니다. 콘텐츠사업도 성과를 내서
재전송 및 vod 협상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희망과 자신감을 갖고 다시 힘차게
출발하겠습니다.
KBS 구성원 여러분!
지난해 7월 1일 조회사를 통해 경영혁신 5대 과제를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직무재설계를 통한 인건비 비중 낮추기, 관행으로 굳어진
불합리한 인사제도 개선, 획기적인 자회사 성장전략 마련,
시대에 맞지 않는 각종 규제 해소, 그리고 수신료현실화
추진이었습니다.
선택적 안식년제와 같은 비교적 간단한 사안들은 노사합의를
마쳤고 곧 시행에 들어갑니다. 시간이 더 필요한 과제들은
안을 다듬고 로드맵을 만들었습니다.
먼저 수신료현실화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해 7월
공영성강화프로젝트팀을 설치하고 KBS의 공적책무들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필요한 수신료는 얼마인가를 산정했습니다.
지난 12월 이사회 상정을 목표로 했다가 코로나19가 다시
크게 확산돼서 올해로 넘겼습니다. 이번 달에 공적책무강화 및
수신료 현실화 방안을 이사회에 상정하겠습니다.
수신료 현실화는 우리의 오랜 숙원이자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올해도 외부 여건이 매우 험난하지만 KBS가 이 과정을 거쳐
가야만 질적으로 큰 변화와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직무재설계 관련입니다. 지난 11월에 초안이 나왔고
연말부터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KBS가 급변하는 미디어환경 속에서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을지, 회사 전체의 관점에서 크게 생각해주기 바랍니다.
추후 임원전략회의를 통해 올해에 1단계로 실행할 내용을
결정하고 1.4분기 내에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콘텐츠계열사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 적극적인 자산 활용을
위한 법 개정 추진, 지상파에 대한 비대칭 규제 해소, 그리고
연차제도 개선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새해에 더 속도를 내서 추진하겠습니다.
KBS 구성원 여러분!
새해에도 변함없는 것이 있습니다. KBS의 힘은 신뢰할 수
있는 보도와 강력한 콘텐츠에서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2021년, 수신료 가치를 더욱 높이며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합시다.
콘텐츠는 넘쳐나지만 허위왜곡 정보가 난무하는 역설의 시대,
KBS는 어떻게 신뢰의 기준이 될 것인가?
기후재난 등 재난재해가 일상화된 시대, 어떻게
재난주관방송사의 역할을 다할 것인가?
코로나19로 개개인의 삶이 크게 위축된 시대, KBS는 어떻게
위로와 공감의 동반자가 될 것인가?
코로나19 이후 사회•경제적 대전환의 시대, 공영방송으로서
어떻게 공론장 역할을 할 것인가?
수도권과 지역 간 균형발전이 절실한 시대, KBS 지역방송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가?
글로벌 미디어기업들이 우리의 미디어생태계를 위협하는 시대,
국가기간방송으로서 KBS의 역할은 무엇인가?
5G, AI, ATSC3.0 등 첨단 방송통신기술의 시대, 시청자에게
어떻게 새로운 시청경험을 제공할 것인가?
젊은층이 TV를 떠나고 있는 시대, KBS는 미래 세대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 2021년,
KBS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경쟁력 있는 고품질 프로그램을 위해 우리는 얼마나
창의적이고 혁신적이어야 할 것인가?
이밖에도 또 많은 질문들을 생각해 봅시다.
KBS구성원 여러분!
지난 1년, 수신료의 가치를 구현하는데 얼마나 충실했는지
성찰하면서 올 한해 분발합시다.
보다 겸허하게 시청자에게 다가갑시다.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입니다. 그런데 바다는 또한 세상에서 가장 큰
물입니다. 바다가 물을 모을 수 있는 비결은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두는 데에 있다고 합니다.
낮은 자세로 겸허하되 자신감을 가집시다.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실시한 2020 언론 수용자 조사 결과,
KBS는 영향력과 신뢰도에서 2년 연속 큰 격차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공영미디어연구소가 외부 조사업체와 함께 조사하는 분기별
신뢰도 조사에서도,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축적된 역량을 믿고 새해에 자신 있게
나아갑시다.
끝으로 보여드릴 것이 있습니다.
얼마 전 한 시청자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는데요, 손편지와
미화 100달러짜리 2장입니다.
해외 거주 교포 분께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보고
보내주신 건데요, 고국에 못 오는 아쉬움을 달래준 ‘잘 차려진 추석상차림’으로 ‘감동’이었다고 쓰셨습니다. 격려를 받으니
힘이 났습니다.
그런데 200달러는 수신료 100달분, 8년 치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BBC 수신료로는 1년 치입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되나...
고심하다가 표구해서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볼 때마다 수신료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용기를 얻습니다.
시청자와 국민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올해의 방송지표도 설정했습니다.
“수신료의 가치를 더욱 높이며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