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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투위 결성 46주년 "언론 바로 세우기 절박한 과제"

1일 <동아평전><조선평전> 출간기념 겸한 기자회견...손석춘 "신방복합체 해체 논의 됐으면"

최승영 기자 | 2021.04.01 17:53:30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가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을 바로 세우는 것이 한국사회 민주주의에 얼마나 절박한 과제인지를 우리는 하루 같이 목도하고 있다”며 “동아와 조선을 비롯한 사이비언론을 바로잡자”고 밝혔다. 

 

동아투위는 이날 자유언론실천재단, 조선 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시민행동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폭압적 정치권력이 사라지면 모든 언론이 진실 추구와 공정보도라는 언론 본연의 정도로 되돌아올 줄 믿었다” “헛된 꿈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우리 언론이 ‘기득권층의 이해관계에 따라 편파와 왜곡을 서슴지 않고, 최소한의 균형 감각마저 잃었으며, 독자나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만 있다면 정론보다 선정적 보도를 부끄럼없이 선택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동아투위는 “이 땅의 전통 언론들이 누리는 언론자유는 자본권력 홀로 향유하는 자유일 뿐,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독이 되는 자유라고 해야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동아투위, 자유언론실천재단, 조선 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시민행동이 1일 여러 언론단체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윤창현 전국언론노조위원장, 허육 동아투위 위원장,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박록삼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등 참석자 모습.  

특히 동아투위는 “사이비언론의 맨 앞줄에 지난 101년 동안 민족지를 자처해 온 동아와 조선이 자리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일제하, 유신독재‧전두환 군사독재 시기 두 언론사의 과오를 거론하며 “파렴치한 악행을 일삼아 온 동아와 조선, 그들은 선출되지 않은 막강한 권력이 되어 온갖 선동질로 반민주, 반민중, 반통일, 반평화의 악업을 쌓아가고 있다”며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했다. “한때 동아일보에 몸 담았던 우리는 오늘 그 누구보다도 참담한 심정”이라고도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동아일보 창간 101년과 동아투위 결성 46주년을 겸해 이뤄졌으며 여러 언론‧시민단체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허육 동아투위 위원장은 대표자 인사에서 동아투위가 현 언론운동의 주축이라 할 여러 조직과 단체의 뿌리가 됐다고 설명하면서 “돌이켜 보면 어렵고 고난에 찬 길이었지만 결성 초기 전 범민주 인사들의 물심양면 지원 격려가 우리에게 큰 힘이 됐다. 조선 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시민행동이 농성을 2년 넘게 하고 있다”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감회를 표했다. 

 

허육 동아투위 위원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지난 2019년 자유언론실천선언 45주년을 맞이했을 때 동아조선 100년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 고민하다가 ‘시대를 거스르는 독극물을 바꿔내지 못한 데 대해 우리들의 게으름, 부족한 노력을 반성하자’며 광화문에서 3보1배를 하고 1인 시위를 했던 게 생각난다. 그 노력들이 모여 오늘까지 왔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101주년을 맞아서도 동아 조선의 오욕에 찬 역사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쉼없이 계속되리라 생각한다”며 “언론을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에 범언론단체들이 함께 협력해 나아가길 기원해 마지않는다”고 했다.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워싱턴포스트가 베트남 전쟁 실상을 담은 보도를 하기까지 과정을 담은 영화 ‘포스트’를 거론하며 “기자들이 상당히 근사하게 나오는데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훨씬 더 엄혹한 조건에서 치열하게 싸운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펜타곤 페이퍼’를 보도하면 문을 닫을 수도 있던 상황에서 당시 발행인이었던 캐서린 그레이엄이 “고 어헤드, 레츠 고, 레츠 퍼블리시(Go ahead. Let’s go, Let’s publish)”라며 발행을 결정한 순간을 설명하며 “우리 언론에서 그러 사주를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도 계속 가자”고 했다. 

 

박록삼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은 기자들이 단지 기자란 이유로 가질 수 있는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겨레신문의 누구, 조선일보의 누구, 서울신문의 누구가 아니라 기자란 이름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연대의 중요성은 어떻게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그렇게 할 때 진실과 자유, 정의가 지켜질 수 있다”며 “동아투위 선배들이 그것을 보여줬고 후배들은 그 길을 등대이자 이정표로 삼아 할 수 있거나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소속된 서울신문은 70여년간 정부기관지이자 권력의 나팔수 역할을 해왔는데 지난 2~3년 논의와 노력 끝에 독립언론의 길을 가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계속 지켜보고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를 넘어선 시대 한국 언론운동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게 된다. 조선동아가 100년을 자축하고 자랑하는데 나머지 세력들은 온당한 역할을 했는지 반성하게 된다”며 “변화된 환경 속에서 언론도 새롭게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성찰과 반성이 필요한 시기다. 역사 속 투쟁으로 박제하지 않고 살아 숨쉬는 언론운동의 기관차가 되도록 언론노조가 열과 성을 다 해 싸워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동아평전><조선평전> 책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왼쪽부터) 정연우 세명대 교수, 저자인 손석춘 건국대 교수, 김동현 동아투위 위원, 안기석 새언론포럼 회장의 모습. 

이날 기자회견은 동아일보, 조선일보란 법인에 대한 평전이라 할 <동아평전><조선평전> 책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해당 저서들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 대한 ‘100년 모니터 보고서’ 성격을 띤다. 저자인 손석춘 건국대 교수는 이날 발언에서 “기자를 ‘기레기’라고 부르는 세태 속에 빠진 게 사주와 언론자본의 문제다. 여전히 중요한 문제인데 이에 대한 경각심은 언론운동에서 많이 빠진 게 아닌가 우려를 갖고 있었다”며 “동아와 조선의 지난 100년을 살펴보면 언론자본, 신문사주 문제가 왜 심각한지를 보여줄 수 있지 않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디어그룹이라 자처하는 ‘신방복합체’ 해체가 다시 한번 논의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부연했다. 

 

손 교수는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언론개혁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거의 전적으로 지지하는 ‘문파’가 생각하는 언론개혁은 앞으로 언론개혁 운동에 부정적 영향을 줄까 우려만 낳는다”면서 “대통령과 민주당 모두에게서 의지와 문제의식이 약했다고 보는 것이고 논의 역시 과거보다 후퇴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개혁 운동의 전선이 정파 수준으로 물러나 있는 거 아닌가 우려를 금할 수 없는데 이를 압박할 시민운동과 언론노동운동도 전선을 재정비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책 <동아평전><조선평전>의 저자 손석춘 건국대 교수가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이날 서평을 통해 “이 책은 우리나라 근현대사 100년을 두 신문을 거울 삼아 들여다보는 어렵고도 방대한 일”이라며 “거울은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지만 신문은 현실을 왜곡해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보도를 통해 현실을 자기 방식으로 뒤틀고 잘못한 방향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왜곡하는 게 많기 때문에 거울의 의미를 넘어서는 일”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 책을 100년 역사의 완결판이라고 보긴 어려울 수 있다. 평가는 사실의 영역도 있지만 해석의 영역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우 논쟁적 가치가 풍부하고 논쟁의 중요한 쟁점들을 던지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며 “이 책이 진실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고 기자 정신을 곧추세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동아투위 결성은 4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4년 10월24일 동아일보, 신동아, 여성동아 기자들, 동아방송 PD와 아나운서 등 150여명이 외부 간섭 배제, 기관원 출입 거부, 언론인 불법연행 등 요구사항을 명시한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한 게 계기가 됐다. 박정희 정권은 중앙정보부 등을 동원해 광고탄압을 가했지만 각계각층의 격려광고가 밀려들자 사주에게 압력을 가했다. 이후 동아일보는 1975년 3월10일부터 자유언론실천 선언 주역들을 차례로 해직하거나 징계했고, 같은 달 17일 정체불명의 괴한 200여명을 편집국에 난입시켜 사원들을 폭력으로 몰아냈다. 회사에서 밀려난 기자들은 이날 오후 신문회관(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집회를 열고 동아투위를 결성했다. 

1974년 10월24일 동아일보사 기자들은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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