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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들 '커머스 열풍' 수익 다각화 해법 될까

[SBS '맛남의 광장']
네이버 통해 생산자·소비자 연결
[TV조선 '리빙딜']
미스트롯·미스터트롯 굿즈 판매
[채널A '오티티닷컴']
도시어부 등 인기프로 IP 활용

김고은 기자 | 2021.04.07 15:36:50

‘기승전-커머스’ 시대다. 올해 미디어 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e-커머스(전자상거래·이하 커머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이버에서도, 카카오에서도, 유튜브에서도 커머스가 완벽히 대세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환경은 온라인 쇼핑을 선택이 아닌 필수재 성격으로 탈바꿈시켰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2020년 소득감소로 인한 전체적인 소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판매가 오프라인 판매를 대체하면서 전체 소비에서 온라인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 1월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서도 온라인쇼핑 거래액 규모는 15조 62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중 모바일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져 70%를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스마트폰으로 장보기는 이제 일상이 됐다. 하지만 쇼핑 앱이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장보기가 전부는 아니다. 유튜브에서 재미있는 영상을 보다가도, 인스타그램에서 셀럽(유명인)을 팔로우하다가도 사진이나 영상 속 제품이 맘에 들면 바로 구매 링크에 접속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이미 소셜미디어를 넘어 쇼핑 및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변모했다. 유튜브는 ‘쇼핑 익스텐션’으로, 카카오는 지난달 카카오톡 하단 탭에 쇼핑 버튼을 추가하면서 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단 야심을 드러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닉 뉴먼 선임 연구원도 지난 1월 ‘저널리즘, 미디어, 테크놀로지 트렌드 및 2021 전망’ 보고서에서 e-커머스를 대표적인 키워드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43개국 234명의 디지털 리더들을 조사한 결과를 종합한 보고서에서 올해 구독 및 커머스에 기댄 경제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며 “이 두 가지 미래 지향적 비즈니스 모델은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강력해졌다”고 밝혔다.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이 됐고, 사람들은 집 또는 실내에 머물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통계청이 발간한 ‘2020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15세 이상 국민의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은 평일 2.0시간, 휴일 2.3시간으로 전년보다 각각 0.7시간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에 기업들이 돈을 쓰는 건 당연하다. 나스미디어의 2021년 광고시장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경기 둔화 등으로 광고시장이 5.3% 역성장한 가운데 디지털 광고만 홀로 6% 성장했으며, 올해는 디지털 광고가 전체 광고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신문, 방송 등 전통매체가 살아남기엔 너무 매력적인 경쟁자가 많다는 것이다. 닉 뉴먼 보고서는 광고 중심이던 수익모델의 다각화를 강조하며 이렇게 설명한다. “코로나 쇼크는 업계가 디지털 광고에 대해 건강하지 못한 의존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견해를 강화했는데, 디지털 광고는 낚시성 기사를 조장하고 품질을 떨어뜨리며 열악한 사용자 경험을 창출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래서 많은 미디어 기업이 구독 모델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광고에 덜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한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6%가 구독을 가장 중요한 수익 축으로 평가했다. 2019년 81%였던 디스플레이 광고는 66%를 기록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네이티브 광고도 전년 대비 6%p 하락해 3위(61%)를 차지했다. 반면 이벤트가 40%로 4위, e-커머스가 29%로 5위를 차지하며 수익 다각화의 키 모델이 될 것으로 평가됐다.


이미 해외 유수의 언론사들이 커머스를 수익모델로 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16년 IT 제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Wirecutter)’를 인수했다. 특정 제품을 추천하는 기사에 구매 링크를 달고, 사용자가 접속해 구매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 수익 구조다. 영국 인디펜던트의 인디베스트(IndyBest)도 가드닝 용품부터 식음료까지 다양한 제품을 리뷰하고 바로 구매(buy now)를 통한 제휴 이익을 얻는다. 버즈피드는 2016년 이커머스 회사 스크롤(scroll)을 인수한 뒤 커머스를 새 수익모델로 삼았다. 2017년 버즈피드의 수익 구조에서 60%를 차지했던 네이티브 광고가 2019년 30%로 반 토막 났지만, 커머스는 9%에서 21%로 급성장했다. 버즈피드는 자체 요리 채널 ‘테이스티(Tasty)’의 인기를 바탕으로 요리책과 주방용품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국내 언론사의 시도도 주목할만하다. 채널A는 지난 2017년 말 미디어 커머스 쇼핑몰 ‘오티티닷컴’을 오픈했다. ‘하트시그널’, ‘도시어부’ 등 인기 프로그램의 IP(지적재산)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과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의 제품을 판매한다. 채널A는 “미디어와 커머스 사이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TV조선도 ‘리빙딜’을 통해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SBS는 지상파 최초로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를 선보이는 SBS ‘맛남의 광장’은 지난해 7월부터 네이버 라이브쇼핑을 통해 산지 생산자와 시청자·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전통적인 저널리즘 영역에서 커머스와의 연결 고리를 찾기는 아직 어렵다. 하지만 뉴스와 콘텐츠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고, 실제로 일부 언론사에선 디지털 전환을 하며 기존의 편집국을 ‘콘텐츠 생산기지’로 전환했다. 콘텐츠를 생산·유통하는 미디어 기업으로서 수익 다각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미 네이버·카카오 같은 양대 플랫폼은 물론 쿠팡, 신세계 같은 유통 기업들이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며 미디어 커머스에 힘을 쏟고 있다. 닉 뉴먼의 보고서는 이렇게 끝맺는다. “코로나19의 충격은 다른 많은 산업과 마찬가지로 저널리즘에 절실히 필요한 변화의 촉매제가 되었다. 2021년, 우리는 어떤 새로운 습관이 유지되고 어떤 습관이 일시적이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어떤 언론사(publishers)가 새로운 기회를 붙잡을 자신감과 용기를 가졌는지 발견할 것이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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