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이태원참사와 세월호참사 유가족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습니다. 떠나간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땐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요, 그냥 저 멀리 여행을 떠난 것처럼, 고인에 대해 웃으며 얘기하는 유가족분들 앞에서 마냥 슬퍼만 하기보다, 함께 웃으며 고인을 그리는 것도 또 다른 애도의 방식이라는 점을 배웠습니다.
다양한 얼굴들과 표정들을 마주하니, 지금껏 제가, 그리고 언론이 담아낸 ‘유가족의 얼굴’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슬프거나 눈물 흘리거나, 절규하는 모습입니다. 이 이미지들은 유가족의 슬픔을 효과적으로 보여줍니다. 강렬해서 사람들에게 쉽게 각인되지요. “어디 가서 웃지도 못해요. ‘유가족인데 왜 웃냐’는 말을 자주 듣거든요.” 세월호참사 희생자 이수연 학생 아버지 이재복씨를 비롯한 여러 유가족분들이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쩌면 지금껏 언론이 보여준 유가족의 얼굴이 이런 편견을 만들어내고 강화하는 데 일조하진 않았을까요?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 기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만큼은 이들의 얼굴을 어둡고 슬픈 느낌에만 가두지 않으려 합니다. 유가족의 얼굴이 자유로워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