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윤 KBS 편성본부장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본부장은 광복절에 KBS가 방송한 이른바 ‘기미가요 사태’, 이승만 미화 다큐멘터리 ‘기적의 시작’ 편성 책임자로 논란이 된 인물이다.
김동윤 본부장의 사의 표명 소식은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서 드러났다. KBS·EBS 결산 승인안과 현안질의로 열린 이날 오전 과방위 회의에선 박민 KBS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복절 기미가요 사태, 기적의 시작 방영 질의가 주로 이뤄졌다.
이날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김동윤 본부장이 불출석하자 박민 사장에게 김 본부장 불출석 이유를 묻자 “편성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그간 연락이 안 됐고 전화를 안 받는다. 출석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 본부장은 17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박 사장은 사표 수리를 아직 하지 않고 있었다. “사표 수리를 언제 할 거느냐”는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박 사장은 “검토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정치적 책임하고 실무 과정에서 편성본부가 져야 할 책임의 무게가 다를 거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박민규 의원은 “사표를 반려하겠다고 들린다”며 “역사인식이 부재한 편성본부장과 또는 그 책임자가 잘못된 방송을 내보냄으로 해서 국민들을 매우 분노케 하고 있는 지적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KBS는 광복절인 8월15일 0시가 되자마자 공연예술 녹화 중계 프로그램인 ‘KBS 중계석’을 통해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 실황을 방송했다. 나비부인 내용 중 결혼식 장면에선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연주되는데 광복절이 되자마자 해당 노래가 KBS에 방영되자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KBS는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제작진의 불찰로 뜻 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리고 난후 해당 논란에 대한 ‘공사 프로그램 제작·편성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TF’를 구성했다.
다만 기미가요 사태 이후 박민 사장 주재로 열린 임원회의에선 ‘제작 자율성을 존중하고 강화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다’, ‘데스킹 기능이 약화되면 안 된다’ 등의 언급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모든 잘못을 일선 제작자에게 돌리고 이 일을 빌미로 제작자의 자율성을 침해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언론노조 KBS본부의 지적이 나왔다.
이날 과방위 회의에서 박 사장은 기미가요 사태 관련해 “특별감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편성 가이드라인이 정상적으로 작동을 했다면 광복절 0시에 ‘나비부인’이 방영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실수가 아니라 의도성이 보이는 대목”이라며 “사장이 임원회의에서 발표한 관련자 문책이라는 표현 참 나쁜 표현이다. 일선 제작자들에게 그 책임의 화살을 돌리겠다는 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