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이 경영난을 이유로 직원 11명에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해고를 통보받은 직원들은 부양가족이 적은 국장급 이상으로, 스포츠서울은 한 달 후인 9월30일 해고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스포츠서울은 28일부터 이틀간 정리해고 대상자에 해고 예고를 통보했다. 당초 18명을 해고할 방침이었으나 3명의 희망퇴직자와 1명의 이직자가 나오고, 회사가 3명을 더 구제하기로 하면서 최종적으로 기자 8명, 업무직 3명에게 해고 예고 통보서가 전달됐다.
해고 통보서는 기자직의 경우 주로 연차가 높은 국장급 이상 중 부양가족이 적은 이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부서별 인사평가를 정리해고의 주요 기준으로 삼으려 했지만 편집국 우려가 나오며 시도에 그치고, 대신 부양가족과 임금, 근속연수 등을 기준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스포츠서울은 이존백 대표이사 명의로 전국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에 공문을 보내 총 18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통보했다. 18명은 스포츠서울 인력의 3분의 1 가량이다.
사측은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따른 해고 시행의 건’ 공문에서 “매출 감소로 적자가 누적돼 자본잠식률 77.46%의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며 “신문 사업 부문 매각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했으나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회사의 재무 상태에 고정적인 인건비 지급이 미치는 영향이 가중되고 있어 부득이하게 정리해고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는 사측이 2020년 회생기업인 스포츠서울 인수 당시 투자계약서로 약속한 5년 고용보장 조항을 무시한 채 또다시 정리해고의 칼날을 들이밀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부는 “사측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넘어 분노를 표명한다”며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구성원들에게 전가하는 행위는 누가 봐도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대규모 정리해고는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매출 하락과 대외 신뢰도만 떨어뜨릴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12일엔 조합원 총회를 열고 정리해고 철회를 조건으로 사측에 무급 순환휴직을 제안하기로 결의했다. 비용절감이 목표라면 18명씩 3개조로 나눠 한 달씩 무급 순환휴직을 하겠다는 것이다. 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사측에 전달하며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지만 결국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정리해고가 단행됐다.
스포츠서울, 경영난 타개 위해 회사 물적 분할 및 자회사 매각 추진 중
2021년에 이어 또 한 번 정리해고 사태를 맞이하며 현재 구성원들 피로감은 높은 상태다. 황철훈 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장은 “출장비는 물론이고 급여도 두 달째 안 나오니 다들 삶에 지친 상황”이라며 “주위를 둘러볼 여력이 없다. 지금은 회사가 빨리 매각돼 좋은 주인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9월30일 전 사측을 설득해 희망퇴직을 한 번 더 요청할 생각”이라며 “고참 사원에 대해선 예우를 갖춰줬으면 한다. 또 원하는 사람들에 한해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 법적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서울은 경영난 타개를 위해 지난달 회사를 물적 분할하고 현재 자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물적 분할은 ‘주식회사 스포츠서울’에서 신문 사업 부문을 분할해 ‘스포츠서울신문 주식회사’를 신설하는 내용으로, 자회사에 핵심 사업을 두고 모회사는 껍데기가 되는 구조다. 구성원들은 이번 정리해고가 마무리되면 모회사에 남은 인원을 자회사로 전적해 본격적인 매각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포츠서울은 올해 1분기 3억원의 영업손실 및 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역시 22억원의 영업손실과 5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기업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 베율은 “당기 말 현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7억5200만원 초과하고 있다”며 “흑자전환 달성을 위한 경영개선계획의 성패에 따라 계속기업 가정의 타당성이 좌우되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