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는 YTN 민영화와 TBS 존폐 위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감사 대상기관이 아닌 언론사를 국감에서 다루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은 “YTN과 TBS 민영화 과정이 석연치 않다 생각해 독자적으로 청문회를 진행하려다 국감에서 다루게 된 것”이라고 이날 회의 서두에서 설명했다. 그러나 최형두 간사를 비롯한 여당 의원 일부는 “국감 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서울시의 자체 행정 권한과 서울시의회 결정의 독립성을 무시한 행위”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야당 간사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려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반박했다.
30여년간 YTN을 지탱해 온 공적 소유구조가 하루아침에 민간 자본으로 바뀐 것도, TBS가 서울시 산하 사업소에서 재단 법인으로 독립한 지 4년 만에 폐국 위기를 맞게 된 것도 결국은 다 ‘정치’의 문제였다. 다만 여당은 YTN과 TBS가 지금에 이르게 된 건 정치적 편파방송에 따른 ‘자업자득’, ‘사필귀정’이란 취지의 주장을 폈고, 야당은 사실상 ‘정치적 보복’을 위한 윤석열 정권의 ‘방송 장악’의 결과물로 보는 점이 달랐다.
특히 TBS 사태에 대해 국민의힘은 김어준에게 사실상 모든 책임을 돌렸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TBS의 몰락은 김어준의 혀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어준을 가리켜 “언론인을 가장해 사회에 각종 루머를 만들고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정부에 유리한 방송을 한 극단적 선동가”라 했고 박충권 의원은 “TBS는 민주당 부역 방송이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수진 의원도 “뉴스공장이 폐국에 일조했다 생각한다”면서 그런 김어준에 시민 세금으로 출연료 24억원(6년치)이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최형두 의원은 “서울시의회가 무면허 난폭 교통 운전방송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특정 정치적 이익에 봉사했다는 이유로 폐국키로 결정”한 것은 당연하다는 투로 말했다.
반면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최소한 방송국을 없애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면서 “사람 생계를 볼모로 잡고 흔드는 것만큼 잔인한 일이 어디 있나”라고 서울시를 직격했다. 같은 당 김우영 의원도 “시장이 바뀌면서 뉴스공장의 소위 편향성 부분에 대해 특정 정당의 문제 제기가 컸고, 보도 방향과 관련해 TBS 존립 근거 자체를 고사시키는 방향으로 조례가 지정돼 이런 처지에 이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6월1일부로 서울시 지원이 끊긴 TBS는 9월부터 직원들 임금을 한 푼도 주지 못하는 상태며, 법인 청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면 주파수 반납은 물론 인적·물적 청산이 이뤄지고 TBS는 끝내 문을 닫게 된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별희 TBS PD는 “동료들이 절망하는 건 월급이 안 나오는 것도 힘들지만 (돈이 없어) 상상하고 기획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없다는 현실에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하며 끝내 울먹였다. 그런데 불과 며칠 전까지 TBS 대표를 맡았던 이성구 전 직무대행은 오히려 그런 직원들을 탓했다. 9월 급여일을 하루 앞두고 전 직원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문서에 결재하고 사임한 이 전 TBS 대표 대행은 “어려운 순간 마치 본인만 빠져나온 것처럼 사표를 낸 데 송구스레 생각한다”면서도 “당시 경영 위기 동참을 거부했던 일부 직원과 새 방송을 제작하지 않고 제작비 타령만 하면서 일 안 하는 직원 해고를 예고하고 나왔는데, 이후로 직원들이 모여 그 조치를 무효화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런 일을 백주에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