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위기에 놓였던 한겨레 노사가 기본급 4% 인상안에 최종 합의하게 됐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권고안을 따를지 투표에 부친 결과 과반이 찬성해 가결되면서다. 노조는 부결되면 쟁의행위에 돌입해 경영진 퇴진운동까지 벌이겠다고 예고했는데 갈등은 일단락됐다.
전국언론노조 한겨레지부가 서울지노위가 제시한 기본급 4% 인상 조정안을 수용할지 17일부터 이틀 동안 투표에 부친 결과 52.3%의 찬성을 얻어 사측과 합의하기로 했다. 이번 투표에는 조합원 394명 중 306명이 참여했다. 찬성은 160명으로 반대 146명보다 14명 많았다.
지노위의 조정 기간 20일 끝에 권고안이 나온 다음 날인 16일 노조는 설명회를 열고 반대투표를 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양진 노조 미디어국장은 “침체한 조직 분위기나 각종 위기는 경영 행태에서 비롯됐다”며 “이를 일신할 수 있는 새 계기를 파업으로 마련해 내겠다.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노조는 조정이 결렬되면 연가투쟁이나 부분파업 등 낮은 단계부터 쟁의행위에 나서 신문발행을 멈추게 하겠다고 밝혔었다. 동시에 사장실 점거나 출근 저지 등 경영진 퇴진운동도 벌일 계획이었다. 노조는 9월 쟁의행위 투표로 미리 71.9%의 찬성을 얻어둔 상태였다.
애초 노조는 3월 임금 교섭을 시작하며 기본급 10% 인상을 요구했다. 높은 임금 인상을 통해 비용만 줄이려는 소극적인 경영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한겨레의 위상과 보도의 영향력이 낮아졌다며 경영진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노조 설명회에서 신다은 기자는 “수익원 발굴이 안 되는 상황에서 노조가 ‘회사가 어려우니 기꺼이 양보합시다’라고 했을 때 남는 게 뭔가”라면서 “희생하더라도 경영진의 청사진을 확인하고 희생하는 게 맞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조는 18일 노조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한겨레 많은 구성원께 뜻하지 않게 피로감을 드려서 송구하다”면서 “임금협상은 타결되었지만 무능경영 비판과 사내부조리에 대한 감시는 노조 임기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