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24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을 국회모욕죄로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 정회 중 방송문화진흥회 직원이 쓰러져 관계자들이 응급조치를 하고 있었는데, 이를 지켜보던 김태규 직무대행이 “아 XX 사람을 죽이네, 죽여. 이 XX”이라고 말한 것이 논란이 돼서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회 중 김 직무대행이 욕설을 하고 상임위를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며 “사실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시고 반드시 사과와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숫자로 18과 죽이네, 죽여라는 발언을 했고 제가 그 부분에 대해 지적을 했지만 본인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고 소신을 보이곤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김현 민주당 의원도 “김 직무대행이 한 말을 노종면 의원과 여러 명이 들었다”며 “그러면 통상 ‘제가 혼잣말로 했는데 들어 불편했으면 죄송합니다’라고 하는 게 지극히 정상적인 태도이다. 방문진 직원이 감기 기운이 있고 순간 호흡 조절이 안 돼 119를 부르고 응급조치를 하는 와중에 환자에 대한 것은 뒤로 한 채 하고 싶은 막말을 내뱉었던 점에 대해선 국회법에 따라 처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직무대행은 “욕설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고, 뒷부분은 개인적인 한탄을 표현했을 뿐”이라며 “정회 중에 있었던 일이다. 누군가 특정해서 한 표현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확보된 영상으로 욕설을 한 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표현 자체가 부적절한 부분은 제가 인정을 하겠다”면서도 “지금까지 제가 국감에 네 차례 출석했고 저희 직원들도 굉장히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저도 감정이 좋을 리가 없고 그런 상태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나왔던 것에 대해선 유감으로 말씀을 드리겠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연임 실패 박민 KBS 사장 "열심히 하려 했는데 이사님들이 그렇게 평가"
이날 국감에선 여야 의원들 간 설전이 오가며 세 차례 정회가 선포되기도 했다. 앞서 욕설 논란이 나오자 흥분한 김우영 민주당 의원이 김 직무대행에 “인마”, “이 자식”이라고 말했다가 직후 “심한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사과”했는데,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시간에 이 문제를 계속 지적해서다. 박정훈 의원은 “김 직무대행의 발언을 들어보면 잘못이 분명히 있는 것 같지만 (김 의원이) 더 심한 욕설을 한 부분에 대해선 아무 문제 제기도 하지 않는 위원장을 보면서 편파성이 도를 넘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재차 비판했다.
또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어제 국감 NGO 모니터링단의 평가가 나왔고, 위원장님이 전체 의원 감사 시간의 2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회의 운영을 지적했다가 발언권이 정지당한 데 대해서도 의원들 간 수차례 설전이 오가며 회의가 중지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선 전날 KBS 차기 사장에 내정된 박장범 KBS 뉴스9 앵커와 관련한 질의도 이어졌다. 연임에 실패했음에도 국감에 출석한 박민 KBS 사장은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열심히 하려 했는데 이사님들이 그렇게 평가한 것 같다. 이사님들이 상당한 식견과 명망이 있으신 분들이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시해서 결정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새 사장을 뽑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장범 앵커가 2월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담을 진행하며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관련 질문에서 디올 가방을 ‘파우치’, ‘외국 회사의 조그만 백’으로 지칭한 데 대해선 “여러 가지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아마 1시간 이상의 문답을 하면서 본인이 그렇게 판단한 것 같다. 거기에 대해선 다양한 평가들이 있다고 보는데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그런 표현을 하지 않았을까, 그 부분에 대해 제가 평가하기는 좀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민 사장은 또 “최근 행정법원이 방통위 2인 체제 결정을 위법이라고 판결했고, 그러면 박장범 앵커의 사장 선임도 무효가 된다. 다툴 생각 있느냐”는 정동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엔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