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국정감사에서 구글 측이 업무협조에 ‘확약’했다고 발언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류 위원장 출장에 동행하고 같은 취지로 증언한 장경식 국제협력단장도 함께 고발이 결정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류 위원장과 장 단장을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찬성 12명, 반대 7명, 기권은 1명이었다. 두 사람은 앞서 21일 국정감사에서 유튜브 유해 동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면 따르겠다는 약속을 마컴 에릭슨 구글 부사장에게서 받아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에릭슨 부사장은 최민희 과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방심위에 협조를 약속한 기억이 없고 유튜브는 자신의 업무영역조차 아니라며 밝혔다. 류 위원장은 5월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구체적인 근거 없이 구글 측과 협의한 업무성과를 부풀렸다는 의심을 받았다.
표결에 앞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유튜브에서 삭제 요청에 약속을 안 했다면 그게 더 큰 문제가 아니냐”며 “구글이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에릭슨 부사장에게 책임을 물어야지 그럼 국회는 누구를 위한 거냐”며 항의했다.
같은 당의 박정훈 의원은 “성과가 부족했다면 노력해서 하게 하면 되지 이걸로 위증으로 고발할 정도냐"고 말했다. 류 위원장도 “고발하더라도 당사자 얘기를 들어보면 좋겠다”며 표결 전에 발언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여당 의원을 믿고 끼어드는데 끼어들지 말라”며 막았다.
최 위원장은 “에릭슨 부사장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혀 왔는데 류 위원장은 그렇지 않다는 근거는 내지 않고 있다”며 “딱 떨어지는 위증”이라고 말했다. 과방위는 이후 류 위원장과 장 단장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를 적어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