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와 뉴스타파함께재단이 만든 저널리즘스쿨 ‘뉴스쿨’이 2기 독립언론으로 ‘살아지구’를 배출했다. 지난해 출범한 1기 독립언론은 후원자 수백 명을 모집하는 등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뉴스쿨은 독립언론 창업을 100개까지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기후·생태 분야 탐사보도 매체 살아지구가 21일 창간했다. 살아지구는 자연이 ‘사라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살아나는’는 지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뉴스쿨 2기를 수료한 임병선 기자가 창업했다. 임 기자는 이전에도 환경 분야에서 4년 정도 취재하기도 했다.
살아지구는 전국 초등학교 3분의 1이 정부가 발표하는 미세먼지 정보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연속보도를 시작했다. 전국 6000여 개 초등학교와 600여 개 미세먼지 측정소 사이 거리를 모두 조사한 결과다. 믿을 수 있는 미세먼지 농도는 측정소에서 4km 안에 있을 때 조사한 값인데 많은 학교가 이 범위 밖에 있어 근처에 산업시설이 있어도 제대로 된 정보를 받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살아지구는 비영리 독립언론으로 주주가 없고 이익 창출을 목표하지 않는다. 세법상 비영리 법인도 수익을 법인 밖으로 옮기지 않는 조건에서 제한적으로 광고를 받거나 수익사업을 할 수 있지만 살아지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계획이다. 올바른 환경보도를 위해서는 상업적 이해관계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살아지구는 프랑스의 ‘르포르테르(Reporterre)’를 모범으로 삼았다. 르포르테르는 르몽드의 환경 전문 기자였던 에르베 캄프가 2007년 만든 비영리 독립언론이다. 1인 온라인 매체로 출발했는데 후원자가 3만명 가까이 되고 직원도 20명 정도 두고 있다. 역시 광고나 정부지원 등을 전혀 받지 않는다.
뉴스쿨은 지난해 1기 과정을 거친 ‘뉴스하다’, ‘뉴스어디’, ‘코트워치’를 출범했다. 각각 인천·경기 지역사회 탐사보도, 언론 감시, 재판 추적 전문매체를 표방했다. 뉴스하다에는 후원자가 400명 가까이 모여 어느 정도 지속 가능한 수준이 됐다. 뉴스어디와 코트워치도 후원자를 수십 명씩 모은 상태다.
뉴스쿨은 살아지구에도 1년 동안 중소 언론사 수준의 인건비와 취재비, 인건비를 지급한다. 뉴스타파에 소속된 데이터 분석 인력도 지원한다. 뉴스쿨을 수료한 수십 명 가운데 뉴스타파 펠로우십(수련생) 과정과 창업 심사를 통과해야 주어지는 혜택이다. 살아지구는 1년 안에 독립할 수 있는 정도로 후원회원을 모집해야 한다.
뉴스쿨의 최종 목표는 뉴스타파와 같은 독립언론을 100개까지 만드는 것이다. 상업언론이 주류인 생태계를 시민들의 자발적인 구독으로 운영되는 독립언론 중심으로 바꾸자는 취지다. 기자가 몇 명 되지 않는 작은 언론이더라도 이윤 추구에서 벗어나야 긴 호흡이 필요한 탐사보도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철학도 독립언론의 바탕에 있다.
뉴스쿨 3기에는 인도네시아 유력 주간지 ‘템포’에서 일한 이슬기 기자가 동남아 지역 취재를 전문으로 하는 매체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동남아를 시장으로 삼은 한국의 방위산업이나 한국에서 일한 뒤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 이주노동자 등을 주제로 보도할 예정이다.
뉴스쿨에서 출범한 언론은 독립언론 사이 협업을 위해 만든 단체인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KINN, Korea Independent Newsroom Network)에 가입한다. 독립언론네트워크에는 기독교 감시 매체인 ‘뉴스앤조이’와 충청 지역 계간지 ‘미디어날’, 대구·경북 지역 언론 ‘뉴스민’도 소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