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AI 저작권 소송…법원 "네이버 책임자 증인신문"

11일 5차 변론기일서 양측 증인 신청·채택 두고 충돌

네이버가 자사 기사를 무단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학습 데이터로 활용했다며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제기한 국내 최초 AI 뉴스 학습 관련 저작권 침해 소송 5차 변론에서 양측이 증인신청과 채택 여부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재판부가 유봉석 네이버 최고경영책임자(CRO) 또는 제휴책임자에 대한 증인신문을 결정하면서 네이버 측 주요 관계자의 이번 재판 출석이 불가피해졌다.

네이버 사옥.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민사부는 11일 지상파 3사(원고)가 네이버(피고)에 대해 제기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학습급지 등 청구 소송 5차 변론기일에서 증인신문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증인신문을 통해서 약관체결 과정에서 경험한 바를 들어보겠다. 약관적용 범위에 관해 증언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4차 변론에서 지상파 3사 측은 유봉석 네이버 CRO에 대한 증인 신청 가능성을 언급했고 실제 증인 신청서가 제출됐다. ‘과거 네이버와 언론사 간 체결한 제휴약관의 AI 학습 동의 여부’가 재판 쟁점 중 하나였던 상황에서 이날 증인신청에 대한 논박이 이뤄졌고 여기서 재차 이 지점이 거론되자 재판부는 이 같은 결정을 했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 측이 신청한 유봉석 CRO를 증인으로 특정하진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양측 모두 당시 책임자를 현재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두 가지 방안이 있다. 유봉석 CRO를 증인신문하고 2020년 약관체결 경위를 더 정확히 아는 분 두 차례 신문을 하거나 아니면 제일 잘 아는 사람만 하거나”라며 “누굴 채택할지, 1명인지 2명인지를 피고에서 정해주면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네이버 측 변호인단이 반발했지만 큰 틀에서 지상파 3사 측 요청을 재판부가 수용한 모양새가 됐다. 네이버 측은 “유봉석 CRO는 2018년까지 뉴스업무를 한 것으로 아는데 이 사건은 2020년 4월 약관과 2023년 개정약관에 해당한다. 2019년부터는 다른 부서에서 서비스 쪽을 맡았고 담당이 아니었는데 관련 없는 사람을 쟁점이 아닌 클로바 서비스 약관을 갖고 와 주장하고 있다. 신청서 자체로 이 사건 제휴약관과 연결고리가 설명이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지상파 3사 뉴스 로고.

지상파 3사 측은 “발령일자나 직책 등은 내부 정보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실무단의 협의 과정에서 등장한 맥락을 종합적으로 따져 신청한 것”이라 반박했다. 지상파 3사는 “2018년이 뭐가 중요하냐고 하는데 클로바 특약에 대해 먼저 언급한 것이 피고”라며 “2020년 약관이 제정됐다고 하지만 적용을 위한 논의가 2018~2019년 있었고 약관 제정에도 유봉석 CRO가 관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네이버 측은 “증인의 경험이나 기억보다는 계약서 약관을 바탕으로 문헌적으로 합리적 해석을 하면 된다. 개인의 판단만으론 결정 근거가 될 수 없고 총아적인 회사의 결정이 이뤄진 약관을 살펴 이뤄지는 게 맞다. (증인신문이) 타당한 것인지 고려해서 의견을 밝히겠다”고 재반박했지만 재판부는 논의 끝에 증인신문 자체는 확정을 했다.

앞선 변론에서 재판부가 양측에 ‘공정이용’에 대한 항변자료 제출을 하라고 하면서 이날 변론에선 AI의 저작권 침해 사안에서 핵심 쟁점으로 거론되는 공정이용에 대한 양측의 입장도 확인됐다. AI 학습을 통해 산출된 결과물이 원저작물에서 어느 정도나 변형적인지, 방대한 분량의 저작물 학습으로 개발된 AI 시스템이 원저작자가 제공하는 상품·서비스 시장을 잠식하거나 이 수요를 대체할 우려는 없는지, 라이언스 계약 등을 통해 원저작자의 경제적 수익기회를 박탈했는지 등을 두고 미국에선 AI 기업과 미디어 업계 간 소송이 80개 이상 진행 중이다.

지상파 3사는 이날 막대한 자본과 협상력을 가진 빅테크 기업의 공정이용 주장은 잘못됐다고 했다. 대량의 콘텐츠가 광범위하게 복제되고, 네이버의 AI브리핑 등을 통해 지상파 3사의 콘텐츠 수요 대체 효과를 발생시키며, 라이선스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훼손해 공정이용이 아니란 주장이다. 반면 네이버 측은 약관에 따라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 목적으로 취득하지 않았고, 원고 측이 구체적 기사에 어떤 투자와 노력이 들었는지 입증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원고들 스스로 홈페이지를 통해 (뉴스를) 공중에 공개하고 있어 무단 사용도 아니라고 강변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종합해 7월10일까지 증인 채부 관련 사안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8월18일 오후 2시30분 시작돼 오후 내내 진행예정인 6차 변론은 증인신문 기일로 정해졌다. 예비기일은 8월25일 오후 2시30분이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