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측이 노사협의회 노동자 측 의장의 적격성을 문제삼으며 회의 개최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이 이를 근거로 편성위원회 임명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자 사측이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사장 지키기에 나선 것”이라고 반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30일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에서 노사협의회 개최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벌였다. 본래 이날 오후 3시 노사협의회 2분기 회의가 예정돼 있었으나, 사측의 거부로 개최하지 못하자 노조 집행부는 사장실 앞에서 피케팅 시위를 진행했다.
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앞서 1분기 노사협의회에서는 근로자위원의 임기가 만료된 후에도 현행 체제로 2분기 회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사내 과반 노조가 없는 상황인 만큼, 6월15일 노동자 측 위원의 임기가 종료된 이후 후임자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현재 사측은 ‘근로자위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KBS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측은 방미통위가 편성위원회 구성과 관련된 권한을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측 의장에게 부여하는 규칙을 발표한 뒤 태도가 일변했다”면서 “사내 특정 노조가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것을 핑계 대면서 일부 근로자 위원들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각종 노사 협의체의 운영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BS본부는 이전택 KBS노사협력주간이 회의실을 찾아 “원만한 노사관계를 형성하고 향후 발생할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이승철 KBS본부장이 참석하지 않아야 노사협의회 개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고도 밝혔다.
29일 개최가 예정됐던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역시 같은 이유로 개최가 무산됐다. 이날 사측은 노동자 측 산안위원이 직명이 아닌 성명으로 임명된 만큼, 박상현 전 KBS본부장과 조애진 전 수석본부장이 회의에 참석해야 노측 위원 과반 참석이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의 이러한 주장은 KBS 내 보수 성향 노조인 KBS노동조합의 주장과 상통한다. 앞서 KBS노조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언론노조 KBS본부가 과반노조가 아니므로 노사협의회 노동자 측 의장 선출은 투표를 통해서 진행해야 한다”면서 “이 과정을 생략했기에 이승철 본부장은 현재 근로자 측 의장은 물론 근로자위원 자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KBS노조는 이를 근거로 1일 이승철 노사협의회 근로자 측 의장이 임명한 편성위원들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후 KBS 사측 역시 “가처분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편성위 개최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승철 KBS본부장은 “노동부의 행정해석과 그동안의 관행에 따라서 절차를 진행해 왔다”면서 “노사협의회 위원은 개인 이름이 아닌 ‘언론노조 KBS본부장’ 등 직함을 바탕으로 임명된다. 새 위원장이 취임하게 될 경우 노사협의회 의장 직무 역시 자동 승계해야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KBS본부는 성명에서 “특정 노조가 가처분을 신청했다는 이유만으로 법원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지 않는 것은 위법의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KBS본부의 근로자 위원 의장 자격을 문제 삼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위법을 자행하겠다는 말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한 “법으로 분기마다 열게 되어 있는 노사협의체를 열지 않는다면 과태료 처분 등 회사에 불이익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노사협의회를 해태하는 것은 회사에 어떤 악영향이 있든 상관없이 파우치 박장범만 지키면 그만이라는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