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c울산방송이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에게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다. 다만 징계가 확정되는 과정에서 회사 경영진이 노동조합에 징계 연기를 요청하는 등 부적절한 대응이 있었단 지적이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 ubc지부를 포함해 ubc 기자협회, 방송기술인협회, PD협회 등 직능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회사의 조직문화 쇄신을 촉구했다. ubc 대표이사도 21일 입장문을 내고 피해자에게 위로를 전하며 향후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해 입사 이후 약 1년간 임원 B씨로부터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반복적으로 당했다. A씨는 결국 올해 4월 노조에 상담을 요청했고 이후 면담을 거쳐 5월14일 회사에 피해 사실을 정식으로 신고했다. 징계 절차는 외부 자문을 통해 조사위원회, 고충심의위원회, 외부특별인사위원회 순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6월 말 고충심의위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B씨에 정직 처분이 권고됐다. 고충심의위는 다만 정직 기간의 경우 외부특별인사위 위원들에 일임하기로 결론 냈다.
문제는 고충심의위가 정직 처분을 권고한 지 열흘 뒤에 발생했다. 인사위가 열리기 전인 7월9일 경영진 C씨가 B씨의 신사옥 이전 업무 등을 이유로 징계 시행 시점을 미룰 수 없겠느냐는 의견을 노조에 전한 것이다. 이 내용은 A씨에게도 전달됐고, 이후 구성원들에게까지 퍼져 논란이 됐다. 다만 C씨는 “둘만의 이야기였고, 그냥 노조 의견을 물어본 것뿐”이라며 “회사 입장이 아니었다. 회사 입장은 원칙대로 처리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인사위는 예정대로 13일 열렸고, B씨에 내려진 정직 1개월 처분도 다음 날인 14일 바로 시행됐다. 그러나 ubc 기자협회는 16일 성명에서 “이는 명백한 2차 가해”라며 “사건의 심각성과 피해자의 권리보다 조직 운영의 편의를 우선한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회사가 징계 결과를 공개하면서 그 사유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단순 기재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일었다. 다른 징계 사안의 경우 시점이나 사실관계를 그간 명확히 밝혀왔기 때문이다. A씨는 “회사가 가해자를 보호하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보통 징계는 육하원칙에 따라 ‘몇 월 며칠 어떤 발언을 누구에게 함으로써 어떤 징계를 내렸다’고 공지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성희롱을 했는지, 기간은 어느 정도였는지 전혀 적히지 않아 회사가 숨기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C씨는 이에 대해 “시점이 여러 번인데 조목조목 나열할 수 없어 일반적으로 쓴 것”이라며 “당사자 이의제기 후 구체적으로 수정했다”고 답했다.
이번 사건 이후 언론노조 ubc지부를 비롯해 직능단체들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재발 방지 대책과 피해자 보호 대책을 촉구했다. 이정환 ubc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 21일 입장문을 내고 “전 구성원 대상 성희롱 예방과 직장 내 상호 존중 교육을 더 강화하고, 신고와 상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피해자가 안심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아울러 성희롱 등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직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