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신임 사장 공모가 오는 24일부터 진행된다. 지난해 8~9월 시행된 개정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EBS법)에 따라 처음으로 실시되는 공영방송 사장 선출 절차다.
방송문화진흥회는 4일 이사회를 열고 강형철 이사를 이사장으로 호선한 뒤 MBC 사장 선임 절차 기본 사항을 확정했다.
방문진은 오는 14일 MBC 사장 공모 공고를 게시하고, 24일부터 27일까지 지원자 공모를 받는다. 이후 9월4일 이사회에서 지원자 면접을 진행해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사추위)에 추천할 후보자를 결정하고, 12일엔 이들 후보자를 대상으로 사추위가 정책발표회를 진행해 최종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어 18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최종후보자 면접 및 결선투표를 통해 MBC 대표이사 내정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정책발표회와 사장 내정자를 선임하는 이사회는 모두 인터넷으로 생중계된다.
이날 방문진은 차기 사장 선임 일정을 정한 뒤 이사 4인으로 꾸려진 ‘사장선임절차운영소위원회’(운영소위)를 구성해 내정자 결정까지 선임 세부 절차 운영을 전담하도록 했다. 김경희·김혜성·신종원·오태규 이사로 구성된 소위는 먼저 주요 심사평가 항목이 될 사장 후보자 기준 등 추진 절차별 세부사항을 검토해 14일로 예정된 다음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날 결의될 사장 후보자 기준은 공고문에 명시된다.
개정 방송3법은 100명 이상의 위원으로 구성된 사추위가 공영방송 사장 후보를 복수로 추천하고, 재적 이사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선임하도록 했다. 사추위는 경영계획 발표, 면접, 숙의 토론 과정을 거쳐 사장 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해야 한다. 사추위 구성과 운영 및 사장 후보자 추천 등에 필요한 사항은 이사회가 정하게 돼 있는데, 이에 따라 방문진은 최대한 많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사추위 인원을 150명 이상으로 결정했다. 사추위 관련 여론조사, 숙의 토론 등을 맡을 업체 선정은 5일부터 공모를 진행한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독립성 강화를 취지로 개정된 방송3법에 따라 처음 사장 선임 절차가 개시되는 만큼 이날 이사회에선 사추위 적정 인원, 선정 기준 등에 대한 이사 간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졌다. 김기중 이사는 특히 이사에 대한 사장 지원자의 청탁 금지 결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사장 후보자의 방문진 이사 개별 접촉 문제에 대해 분명히 해야 한다. 공고문에도 ‘사장 후보자는 이사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할 수 없다, 청탁할 수 없다, 위반한 후보자는 불이익을 준다’는 문구를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형철 이사장은 “공고문에도 명시하겠지만 이 시간부터 적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국민의힘의 이사 추천이 지연되며 정원 13명 중 2명의 이사가 공석인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앞서 7월24일 첫 방문진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다음 회의 예정일 전까지 국민의힘 몫 방문진 이사 추천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이사장 후보로 출마한 강형철·석원혁·신종원 이사 중 이사들의 투표를 거쳐 강형철 이사가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강 이사장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방송학회장, KBS 이사, MBC 시청자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강 이사장은 이날 호선 직후 인사말에서 “새 방송3법에 의해 방문진이 첫걸음을 딛게 됐다. 그 길의 첫걸음으로써 이사장을 실질적으로 호선했다”며 “과거엔 내정자가 있고 암암리에 선정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이사들 사이에서 누가 바람직한지 숙의와 토론을 통해 결정했고 제가 그 첫 이사장이 됐다는 것에 굉장히 영광이라 생각한다. 기대하는 바에 따라 이사장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사장 후보로 거론됐던 오태규 이사는 후보직을 사퇴했다. 임시 의장을 맡았던 오 이사는 회의 개의 선언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마지막 순간까지 이사장 후보들의 정견과 비전을 읽고 거듭 숙고했다. 모든 후보가 방송의 독립성, 공영방송의 가치를 위해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어 굳이 제가 나서지 않더라도 방문진을 훌륭하게 운용하실 거란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이에 후보직을 내려놓고 앞으로 방문진 이사로서 맡은바 성실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 이사는 지난해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자문 활동을 했다는 결격 사유 논란으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임명 의결을 보류했으나, 추천권자인 더불어민주당이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이 14일이 경과하면서 방문진 이사에 자동 임명된 인물이다. 앞서 오태규 이사가 이사장 후보로 지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성명을 내어 “정치권 추천 이사가 또다시 이사장을 맡게 된다면 이는 힘들게 개정한 방송3법의 결실로 환영받아야 할 새 방문진의 의미 자체를 근본부터 훼손하는 일”이라며 “이사들은 구성원의 절박한 마음을 헤아려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이사장을 선출하기를 거듭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