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당시 방송통신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YTN 지분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당시 대통령실과 방통위, 산업부가 직접 관여한 구체적 정황이 감사원 조사를 통해 공식 확인되며 YTN 구성원들은 방미통위에 YTN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 취소를 다시금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감사원은 2022년 11월 당시 기획재정부가 수립한 자산효율화 계획과 관련한 ‘공공기관 자산관리 실태’ 감사 중 YTN 지분 매각에 대해 우선 처리한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이날 “공공기관의 YTN 지문 매각 시 정당한 절차를 거친 협약 체결 내용을 부당하게 변경하도록 지시·요구한 사례가 확인”됐다며 방미통위와 기후부에 주의 조치를 내리고,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과 강경성 전 산업부 차관 등 관련자 2인에 대해 “1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수사참고자료를 송부하였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YTN 대주주였던 공기업 한전KDN과 한국마사회는 공공기관 혁신계획에 따라 지분 매각을 추진하며 합산지분 30.95% 중 29.99%만 매각하는 공동매각협약을 2023년 8월 체결했다. 방송법은 대기업 등의 방송사 지분 30% 초과 소유를 제한하는데 이 같은 잠재 매수자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지 않고 매각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그해 8월 말~9월 초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은 YTN의 공정성·공익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대기업 등의 입찰참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사유로 한전KDN의 주무기관인 산업부 강경성 전 차관에게 연락해 양 기관이 소유한 YTN 지분 전량을 매각하도록 요구했다. 이후 이 전 방통위원장은 방통위 실무부서에 두 공기업 주무부처인 산업부, 농림부에 “지분을 통합하여 전략매각하여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는 공문 발송을 지시했고 이행됐다.
감사 보고서에서 강 전 차관은 이 전 방통위원장의 요구가 부담스러웠으나 당시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과 통화에서 “YTN 지분 전량 매각이 방통위의 확고한 입장이고, 방통위가 이와 관련한 공문을 산업부와 농림부에 보낼 예정이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 정부 방침으로 확신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당초 체결한 공동매각협약과 달리 두 기관이 보유한 YTN 지분을 동시에 전량 매각하도록 한 지시·요구가 후속으로 이뤄졌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그 결과 양 기관은 각각 이사회 의결로 권한을 위임받아 실무진의 검토를 거쳐 기관장의 방침을 통해 정당하게 체결한 협약이 주무기관 등의 지시·요구대로 부적정하게 변경되었고, 당시 YTN 지분 인수에 적극적인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던 대기업 등이 YTN 지분매각 입찰 참여를 할 수 없게 되어 2023년 10월23일 실시한 경쟁 입찰에 3개 업체만 참여하게 됨에 따라 공공기관운영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의사결정의 자율성이 침해되었을 뿐만 아니라 경쟁입찰 시 대기업 등의 참여가 제외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감사결과에 대한 조치사항으로 감사원이 ‘소관 범위를 넘어 공기업 등이 정당한 내부 절차를 거쳐 이미 체결한 협약 내용을 부당하게 변경하도록 하는 등 공공기관의 자율적 운영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주의 지적에 대해 방미통위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이 제한되나, YTN 지분매각은 공공기관이 자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감사결과에 따라 유사사례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기후부는 “개입한 행위가 공기업의 자율적 운영을 침해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방통위가 YTN 지분을 전량매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송부하는 등 최다액 출자자 변경 불승인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의견을 냈다.
감사원은 기후부 의견에 대해 “대기업 등이 YTN 지분을 낙찰받았다고 하더라도 방통위가 법령상 요건을 검토하여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여부를 결정하면 되는 사안이고,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을 받는 것은 매각자가 아닌 낙찰자인 지분인수자가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므로 산업부에서 미리 불승인을 방지하기 위해 취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지분 전량매각 등 매각방식의 결정은 공기업의 자율적 경영을 위해 방송법에 따른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 요건에 포함되지 않는 등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도 꼬집었다.
앞서 폭로됐던 이 전 방통위원장의 ‘통매각’ 지시 정황이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개입 역시 드러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14일 “이제 방미통위가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할 명문도 이유도 없다”며 방미통위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 즉각 취소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지난해 11월, 법원이 YTN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을 취소한다고 판결한 후 방미통위는 후속조치를 수개월 간 논의만 해왔다. 특히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이 학자 시절 YTN에 대한 의견서 제출을 이유로 심의를 회피하고, 야당 추천 방미통위 위원 2인이 관련 회의를 보이콧하며 최근엔 정족수 미달로 해당 건을 의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YTN지부는 “YTN 불법매각 과정에 윤석열 정권 대통령실이 직접 개입하고 주도했다는 사실이 정부기관의 조사를 통해 공식 확인됐다”며 당시 이동관 방통위원장과 강경성 산업부 차관,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을 거론, “특정 자본의 YTN 인수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대통령실까지 나서 공기업의 자산매각 방식 자체를 뒤바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YTN 사영화가 단순한 공공기관 자산매각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 차원에서 추진된 방송장악의 정치적 기획이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됨 셈”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YTN지부는 “이제 감사원 감사나 경찰·공수처 수사, 법원의 최종 확정판결 등을 기다려야 한다는 핑계로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할 명분도 이유도 없다. 감사원이 확인해야 할 영역과 방미통위가 판단하고 책임져야 할 영역은 다르다”며 “과거 방통위가 저지른 잘못된 행정으로 YTN의 공공성과 보도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면, 이를 바로잡고 피해를 복원하는 것 역시 방미통위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숙고는 책임 회피를 넘어 방미통위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처사”라며 “방미통위는 불법적인 YTN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을 취소하는 절차에 즉각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YTN 기자협회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관계자까지 언급된 감사 결과에 대해 이날 성명을 내고 “앞서 김건희씨는 허위경력 의혹을 취재하는 YTN 기자에게 ‘복수해야지 안 되겠네’라고 말한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YTN 사영화의 배경에 ‘김건희 복수극’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을 거란 의혹이 그동안 짙게 깔려 있었다”며 “연결고리인 대통령비서실 개입 정황이 이제 드러난 만큼 의혹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조속한 수사를 통해 검은 권력의 숨은 연결고리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아울러 부당한 과정을 통해 이뤄진 YTN 사영화도 정당성이 담보되지 않았음이 확인됐으므로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