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최대주주 유진이엔티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처분 취소와 관련한 청문 절차 진행을 항소심 선고 이후로 보류할 것을 요청한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와 언론단체 등이 신속한 처분을 방미통위에 촉구하고 나섰다. 해당 조치의 권한은 방미통위에 있고, 2심 선고일이 정해진 것은 독자적 행정처분을 미룰 사유가 되지 않으며, 이미 방미통위의 판단이 너무나 지체됐다는 것이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유진이엔티의 청문 절차 연기 요청에 대해 2일 성명을 통해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행정청은 행정청의 처분을, 사법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독립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YTN 최대주주의 자격을 판단하고 변경승인 취소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법원이 아니라 방미통위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 판결을 기다리겠다며 행정절차를 보류하는 것은 독립적 합의제 행정기구로서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유진이엔티의 요구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방미통위가)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취소를 위한 행정처분을 신속히 추진해 마무리지을 것을 거듭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진이엔티는 10월30일 방미통위에 공문을 보내 3일 예정된 청문 절차를 항소심 선고 이후로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 이날 서울고등법원은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취소에 대한 항소심 변론을 종결하고 12월18일 오후 2시를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유진이엔티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상급심 판단이 약 7주 뒤에 나오는 상황에서 그에 앞서 승인 취소 절차를 진행할 경우 행정청과 법원의 판단이 서로 달라질 수 있고, 당사가 상급심의 사법적 판단을 받을 기회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또 “승인 취소는 기한이 정해진 절차가 아닌 만큼, 약 7주간 절차를 보류함으로써 침해된 공익을 찾기 어려운 반면, 법원의 판단을 거친 뒤 절차를 진행하면 그 결론의 정당성과 법적 안정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YTN지부는 이에 대해 “지금 진행중인 소송은 YTN 구성원들이 사법적 판단을 구하기 위해 제기한 소송이지, 유진이엔티가 자신의 권리를 구제받기 위해 제기한 소송이 아니다”라면서 “YTN 구성원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과 별개로 방미통위의 독립적이고 신속한 행정처분을 요구하고 있다. 유진이엔티가 행정처분에 이의를 제기하고 사법적 판단을 구하고 싶다면, 스스로 별도의 법적 절차를 밟으면 될 일”이라고 했다.
또 “행정절차를 7주간 보류하더라도 침해되는 공익을 찾기 어렵다는 주장에는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익성에 대한 유진이엔티의 무책임하고도 왜곡된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며 “윤석열 정권 방통위가 불법으로 YTN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의결한 뒤 YTN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벌써 2년 넘게 심각하게 훼손돼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백번 양보해서 유진이엔티 요구대로 7주를 기다려 항소심 선고가 나오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 항소심 판결 역시 상고와 파기환송 가능성이 큰 만큼 확정판결이 아니며, 방미통위가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처분해야 할 행정철차를 보류할 구체적인 실익도 없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방미통위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그간 유진그룹의 몇 차례 연기요청을 거론하며 “어떻게든 처분을 미루며 YTN 장악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벌어보겠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지금 유진은 2심 선고까지 기다리자고 하지만 그 다음엔 대법원 선고까지 기다리자고 할 게 뻔하다. 그렇게 모든 결정을 법원에 맡긴다면, 방미통위는 도대체 왜 존재하는 것인가”라며 “법과 원칙에 맞게 과거 방통위가 저지른 잘못을 시급하게 바로 잡는 것이 방미통위의 책무이다. 그것이 이재명 정부에서 방미통위를 새로 출범시킨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준공영 보도전문채널로 국민의 신뢰를 받았던 YTN을 일개 자본의 사익 때문에 이렇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없다. 방미통위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즉각 YTN 정상화를 결단하라”고 덧붙였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이날 성명에서 “위법한 변경승인으로 YTN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한 유진그룹이 그 지위를 유지하는 하루하루가 YTN 정상화를 늦추고 있다. 이미 법원의 취소 판결(1심)이 나온 지 1년이 다 돼간다. 유진이엔티가 말하는 7주는 YTN 구성원과 시민들이 또다시 감당해야 할 시간”이라며 조속한 방미통위의 조치를 요구했다.
민언련은 “방미통위가 YTN 정상화에 박차를 가해도 모자랄 판에 유진이엔티의 요청에 따라 청문을 또 연기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며 “청문 일정까지 확정해놓고 이제 와서 항소심 선고를 기다리겠다는 것은 방미통위 스스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 밝혔다. 이어 “또 다시 청문을 미룬다면 YTN 정상화를 지연시킨 대가는 방미통위가 치르게 될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