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인터뷰




  오연호  
 
  ▲ 오연호  
 
세계신문협회(WAN)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를 28일 만났다. 오 대표는 '직업기자의 종이신문'으로 대표되는 20세기 저널리즘이 변화하는 21세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신문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약화될 것이라며 “이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WAN 총회에서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편집자주>



- 오마이뉴스 대표로 세계신문협회(WAN) 총회에 연설하게 됐다. 그 의미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모든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모델이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실험을 마치고,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종이신문의 미래, 뉴미디어 시대 저널리즘의 성격 등 저널리즘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는 가운데 오마이뉴스의 실험이 중요한 분석 대상이 됐다.



직업기자와 독자를 구분해 오던 20세기의 저널리즘에 도전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 연설은 어떤 내용을 담게 되나.



='20세기 저널리즘의 종말-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주제로 인터넷을 통해 등장한 시민기자와 새로운 기사쓰기 방식이 20세기 전통적인 저널리즘을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가가 핵심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오마이뉴스 사례를 통해서 '왜 이것이 한국에서 시작됐는가'의 원인을 분석하고 진단한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참여할 준비가 된 국민들, 사회를 변혁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인터넷 기술 그 자체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사람이 사회를 변화시킨다.



- 영문판인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의 성공가능성은? 국내의 상황과 외국의 상황은 다르지 않겠나.



=오마이뉴스의 성공은 상근기자와 시민기자의 환상적인 조합을 통해 가능했다. 영문판의 경우 아직 시작 단계고 이렇다 할 진용도 갖춰지지 않았다. 조만간 상근기자들이 배치될 예정이다. 한글판의 정신을 옮기돼 영문판의 특수성을 감안해서 본격적으로 운영하면 상당히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검증 장치를 확보하는 것이 숙제다.



현재 직업기자들이나 칼럼니스트 등 검증된 사람이 우선적으로 합류하고 있다. 오마이뉴스와 같은 신문이 해당 나라에 생기고 해당 나라의 편집국에 의해 검증된 뉴스들이 오마이뉴스에 등장하는 네트웍 형성이 장기적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의 핵심키워드는 '세계 시민기자'일 것이다.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또 성공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고 있나.



=간단치는 않을 것이다. 수익적 성공가능성보다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시민기자 저널리즘을 확산시킨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미 대선의 경우 특별취재팀을 꾸리고 현장취재를 통해 영어와 한글로 기사를 올릴 계획이다.



오마이뉴스를 한글권에만 적용하는데는 독자 확보에 한계가 있다. 또 한국 언론인들 가운데 거의 매일 뉴욕타임스를 체크하는 분들이 상당히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세계의 언론인을 감안한 수준의 미디어를 대한민국에서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국내 몇몇 언론사의 경우 국내 기사를 영어로 번역해 서비스 하지만 우리의 컨셉은 그런 수준은 아니다.



- 오마이뉴스 기자 뿐 아니라 시민기자를 3명 데리고 가는데, 동행하는 시민기자들은 누구인가? 또 그들의 역할과 의미는.



=평범한 직장인인 이봉열씨와 김천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면서 지난 4년간 4백여 건의 기사를 쓴 고태진씨,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박영신씨 등과 동행한다. 비록 초청은 내가 받았지만, 상근기자와 시민기자가 열심히 참여해 준 덕분이기 때문에 발표 현장에 시민기자들과 함께 하고 싶다. 현장에서 그들을 소개할 것이다.



- 언론개혁이 사회의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언론개혁에 있어 인터넷 언론의 몫은 어떤 것이라고 보나. 인터넷 언론의 경우 개혁해야 할 부분은 없나.



=인터넷 언론은 기존 언론에 대한 감시 비판 등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기존 언론판의 문제를 지적하고 바꾸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물론 인터넷 언론도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와 함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 인터넷 언론의 가장 큰 현안을 3가지만 꼽는다면 무엇인가.



=첫째, 사회 전체의 문제를 심도깊게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 기사의 질을 높여야 한다. 둘째, 지속가능한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부실한 수익 구조를 선하고 높은 광고 의존도를 극복해야 한다. 끝으로, 멀티미디어 기능을 선도를 해야 한다.



- 과거 뉴스 콘텐츠에 기반한 수익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현재 오마이뉴스의 수익구조와 규모는 어떤가.



=오마이뉴스의 경우 광고 수익 비중이 60% 정도다. 수익구조가 다변화가 돼야 한다. 광고의 경우 절대 비중은 높아지는 대신 전체 포션에서 차지하는 광고의 비중은 낮아져야 한다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오마이뉴스의 컨셉과 시스템을 패키지로 만들어 컨설팅과 함께 판매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 창간 4주년을 맞아 "현장성과 네티즌 여론을 담아내는데 성공했지만 현실적 난제에 대한 진지한 대안제시가 없었다"며 "질적 발전을 고민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어느 정도 진전이 있는지, 또 향후 과제를 꼽는다면.



=그동안 오마이 포럼이란 섹션을 만들어서 우리 사회의 포럼을 활성화하고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을 시도했다. 지금까지는 초보적인 시도였다고 본다. 현재는 '미래전략 연구원' 등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와 함께 세미나를 주최하고, 오마이뉴스에 관련 페이지를 만드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 '제 3세대 인터넷 언론'을 만들겠다고 한 바 있다. '제 3세대 인터넷 언론'이란 무슨 뜻인가.



=한차원더 높은 인터넷 신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1세대 인터넷 언론이 오마이뉴스 이전의 딴지일보, 대자보 등이라면 2세대는 지금까지의 오마이뉴스가 보여온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3세대는 이후 우리가 선보일 것들이다. 내용으로는 △멀티미디어 구현 △비판을 넘어 대안 제시 △오마이뉴스의 실험 세계화 △지속 가능한 모델을 제시 등을 설정했다.



- 중앙일보와 우호적이라는 시각이 있다. 또 홍석현 회장과의 관계는.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우리와 인터뷰를 했다(웃음). '오마이뉴스를 자주 본다', '오마이뉴스의 실험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중앙일보에 우호적이라는 것은 오해다. 오마이뉴스는 '열린진보'를 표방하고 있다. 생산적이고 양심적인 보수와 손을 잡는다. 예컨대 보수 세력이라고 하더라도 '가판 폐지' 등 바람직한 시도는 칭찬 해 준다. 그러나 비판할 것이 있다면 가차없이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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