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학회·직능단체 모욕 말라
공영방송을 공영방송답게 만드는 법제화의 첫걸음이 시작됐다. 국회 과방위는 지난 2일 전체회의를 열어 KBS와 MBC, EBS 등 공영방송 이사회 구조와 사장 선임에서 정치권 입김을 축소하는 내용의 방송 관련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법안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어선 건 1987년 방송법 제정 이후 35년 만이다.개정안은 현재 9~11명인 공영방송 이사회를 21명의 운영위원회로 확대하고 국회(5명), 시청자위원회(4명),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6명), 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한국방송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이번엔 성과 거둬야
언론계 숙원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둘러싼 국회 논의에 드디어 속도가 붙을 조짐이다. 지난 18일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법률개정 국민동의 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됐다. 민주당은 방송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 국회 안에 처리할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방송법 개정안이 공영방송을 영구장악하려는 악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논의의 핵심은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회와 사장 선임 방식을 어떻게 바꾸느냐다.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4월 공동 발의한 방송법 개
MBC 굴복시키려 출근길 문답마저 중단했나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로비에 천장 높이로 설치된 가림막은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 중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부터 출근길 문답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용산 시대의 상징으로 불렸던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은 취임 후 지난 18일까지 61차례 진행됐다. 대통령 스스로 출근길 문답으로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도 많이 계셨지만 도어스테핑은 제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
자유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반지성주의'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유는 보편적 가치이며,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라며 어떤 사람의 자유가 유린된다면 모든 자유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 6개월이 지나며 포용과 협력은 온데간데없고 획일적이고 배타적인 국정 운영으로 자유의 가치가 도전받고 있다. 윤 대통령이 존경하는 자유론의 저자 존 스튜어트 밀이 보면 통탄할 일이다.윤 대통령이 아세안+3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 해외 순방을 40여시간 앞두고 MBC에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하며 언론탄압 비판에…
계도지 논란, 1면 기사… 서울신문 부끄럽지 않나
바람 잘 날이 없다. 요즘 서울신문을 설명하기 위해 이보다 적절한 말이 있을까 싶어 안타깝다. 내우외환에 시달려온 서울신문이 최근엔 또다른 구설에 올랐다. 2022년 연말에 어울리지 않는 계도지 관련 논란이다. 그것도 서울신문 발행인을 겸한 곽태헌 사장이 직접 언급된 사안이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발단은 강북구청에서 일명 계도지 관련 부수 삭감이다. 계도지란,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집권 당시 지방자치단체가 대량으로 신문을 구매해 주민 생활을 관리하던 일선 통반장에게 제공하던 것을 의미한다. 통반장의 노고에 대한 편의…
이태원 참사, 언론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믿을 수 없는 참사가 발생했다. 핼러윈을 앞둔 주말인 지난달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나 156명이 목숨을 잃는 등 300명 가까운 희생자가 나왔다. 국내 사고 중 외국인 사망자도 가장 많이 나왔고 압사 사고로도 역대 가장 큰 사상자가 발생한 초대형 사회적 재난이다. 희생자 60% 이상이 20대 젊은이다. 귀하지 않은 목숨은 없지만 희생자 대부분이 학생이거나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한창 때의 젊은이들이기에 이번 참사는 더욱 애통하다.각 방송들이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참사 당일 밤 특보 체제로 전
누구를 위한 YTN 민영화인가
한국전력공사 계열 공기업인 한전KDN의 지분 매각 추진으로 YTN이 다시 민영화 논란에 휩싸였다. 공기업을 대주주로 둔 소유구조로 준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했던 YTN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혼란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매각은 주식을 보유한 기업도 실익이 없어 결정 배경에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연합뉴스 자회사로 1995년 개국한 YTN은 1997년 외환위기 등으로 경영이 악화되자 증자에 나섰다. 이때 한전KDN이 지분 30%를 인수한 데 이어 한국담배인삼공사(한국인삼공사), 한국마사회가 증자에 참
기자 분노에도 무감각한 세계일보 경영진 각성해야
세계일보 구성원들이 8월부터 사측의 변화를 촉구하는 기수 릴레이 성명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안에 대한 불만이 직접적인 촉매가 됐다. 앞서 세계일보는 2021년 10년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2022년 임금 인상률을 전년과 같은 2.5%로 일방적으로 확정해 통보했다. 2018년 정희택 사장 취임 이후 5년 내내 0~2%대에 머물고 있는 인상률 자체도 문제지만, 저임금에 따른 인력 이탈과 신문의 질 저하가 심각해지고 있는 데도 무감각한 경영진에 기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하지만 지난 두 달 간, 세계일보
MBC 때리기로 '비속어 파문' 덮으려는 여당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MBC 길들이기 소재로 삼고 있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으로 쏟아지는 비난을 특정언론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정치적 위기 타개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팎으로는 자유를 강조하면서도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대통령의 이율배반적 행태가 유감스럽다.이번 사태와 관련해 집권세력의 대응은 상식에 어긋났다. 대통령 비속어 발언 뒤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힌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XX는 맞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증 없이 이야기하겠냐고 사실상 시인했지만 나흘 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익 앞세워 '비속어 발언' 보도 말라니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후 행사장을 나오며 한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내 언론은 대통령 발언에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붙여 보도했고, 대통령실은 오보라며 반발했다. 비속어를 사용한 비하성 발언에 언론과 야권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자, 윤 대통령은 출근길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직접 반박했다. 윤 대통령이 진상 규명까지 꺼내 들면서 사안은 대통령실과 언론의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