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GTX 삼성역 철근 누락
짧은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삼성역 GTX 공사 현장에서 기둥 철근이 누락 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시행사와 시공사가 어디인지, 정확히 어떤 구조물을 만드는 공사인지부터 따져보는 게 시작이었습니다. 기둥이 몇 개이고 어떻게 배치돼 있는지, 그 가운데 어디에서 몇 개의 철근이 빠진 것인지, 하나하나 확인하며 머릿속에 현장의 그림을 그려갔습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와 국토교통부, 국가철도공단, 현대건설 등 연락할 수 있는 모든 담당자를 접촉해 설명을 듣고, 전문가를 통해 재차 검증했습니다. 그렇게 확인된 사실은 분명했습니다. GTX 승
[이달의 기자상] 호르무즈 추적보도-나무호 피격 무전 입수
HMM 나무호 기관실이 공격당하고 있습니다.나무호의 긴급 무전 속 선원들의 다급했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전쟁 해역에 고립된 우리 선원들은 지금 어떤 상황에 있는가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서 시작된 취재는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이번 취재는 국경을 넘어선 전쟁 해역이라는 공간적 한계와의 싸움이었습니다. 직접 갈 수도, 눈으로 확인할 수도 없는 고립된 현장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일은 매 순간 시험대였습니다.하지만 식량 부족과 GPS 교란이라는 가혹한 현실 속에서도 용기 내어 진실을 들려준 선원들의 목소리가
[이달의 기자상]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회적 파장 추적
이번 취재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당일 국립518민주묘지 현장을 취재하고 돌아온 직후 우연한 발견에서 시작됐습니다. 잠시 숨을 돌리며 커피를 주문하려고 스타벅스 앱을 켰을 때였습니다. 앱 화면에는 5월18일 행사가 탱크데이로 표시돼 있었고, 그 옆에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순간 눈을 의심했습니다. 곧바로 노트북을 열어 기사를 작성했습니다.이번 보도는 저 혼자만의 결과물이 아니었습니다. 최초 보도 이후 정치, 사회, 경제 등 여러 영역에서 함께 사안을 들여다봐 준 조시영 선배, 정유철한아름 기자를 비롯한 광주C
[이달의 기자상] 배드뱅크 상록수 약탈금융 실체
제도권 금융사는 포용금융 차원에서 취약차주의 재기를 돕는다는 취지로 장기연체채권의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자발협약 새도약기금에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포용금융을 내세운 금융사의 이면엔 수익을 위해 23년간 취약차주를 상대로 고강도 추심을 이어가는 현실이 있었습니다.2003년 카드대란 당시 신용불량자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민간배드뱅크 상록수는 시간이 지나며 죽기 전까지 놓아주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악명높은 추심회사로 변질됐습니다. 그렇게 고강도 추심을 통해 쥐어짠 수익은 상록수 주주인 은행과 카드사에 수백억원대의 배당으로
[이달의 기자상]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성착취는 한 아이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갑니다. 피해를 입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엮는 건 조심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가해자보다 자신을 탓하고 있었습니다. 삶을 포기하려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그래도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범죄임에도 가해자의 절반은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겨선 안 됐습니다.온라인 그루밍과 성착취 범죄의 심각성을 알려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너희들 잘못이 아니라고.피해자와 피해를 당한 자녀를 둔 아버지를 만났습니
[이달의 기자상] 산불 카르텔
조달청 나라장터에 쌓인 산림사업 입찰 데이터가 이 보도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처음엔 산불 복구 현장 한두 곳의 부실시공쯤으로 짐작했지만, 사업장을 하나씩 들여다보는 대신 6년치 낙찰 자료를 통째로 펼쳐 놓고 보기로 했습니다. 산림청 예산이 사상 처음 3조 원을 넘어 복구에만 해마다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데도 산불은 잦아들기는커녕 더 크고 사나워지는 역설, 그 답이 개별 업체의 실수가 아니라 시장 전체에 깔린 구조에 있을지 모른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자료를 한자리에 모으자, 따로 떼어 보면 멀쩡했던 업체들이 같은 전화번호와 같은 대표 아
[이달의 기자상] 내가 먹은 김, 어떤 물로 만들었나
이번 취재는 전화 한 통에서 시작했습니다. 김 공장에서 수천 톤의 농업용수로 마른김을 만들고 있다는 한 농민의 제보였습니다. 선뜻 믿기 어려웠지만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현장에서는 증거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고, 주민 누구에게나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정부와 지자체는 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관련 데이터도 전혀 없는 상태였습니다. 취재는 현장을 확인하는 일의 반복이었습니다. 배관을 따라 걷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장과 행정을 찾아가 하나씩 사실을 검증했습니다. 그 과
JTBC '김창민 감독 사망 부실수사' 보도, 경찰 초기수사 허점 명확히 드러내
제42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 걸쳐 총 84편이 출품되었다. 63 지방선거와 중동 전쟁 등 격동하는 국내외 정세 속에서도 현장을 묵묵히 지킨 기자들의 역작이 다수 출품되어 심사위원들의 고심이 깊었다. 이번 수상작은 총 7편으로, 권력 감시와 약자 보호라는 저널리즘 본연의 가치를 충실히 구현한 보도들이 이름을 올렸다. ◇취재보도1부문JTBC 〈고 김창민 감독 사망사건 부실수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영화감독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추적해 큰 사회적 파급력을 낳았다. 취재팀은 CCTV 영상과 응급실 이송
[이달의 기자상] 고 김창민 감독 사망사건 '부실수사'
누군가의 죽음을 보도하며 상을 받게 됐다는 사실이 어느 때보다 무겁게 다가옵니다. 저희가 처음 마주한 건 고 김창민 감독님의 안타까운 사연이었습니다. 하지만 장기기증 사연으로만 남을 수도 있었던 그 이면에는 끝까지 설명되지 않은 죽음의 이후의 과정이 있었습니다.왜 피의자들은 구속되지 않았는지, 왜 유족들이 직접 증거를 찾아 나서야만 했는지 JTBC는 41일 동안 17꼭지의 보도로 그 배경을 추적했습니다. 강나윤 기자는 폭행 장면이 담긴 CCTV를 단독 입수해 사건의 흐름을 처음으로 움직였고 박호연 기자는 초기 수사 당시의 영장 청구
[이달의 기자상] 김관영 전북지사 돈봉투 의혹
지방선거를 반년 앞둔 시점에 찍힌 전주 한 식당의 CCTV에는 현직 도지사와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서 현금이 오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관영 지사 측은 대리비 명목으로 빌려준 것이고 다음 날 전액 돌려받았다며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카메라 너머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교차 검증이 필요했습니다.굳게 닫힌 입을 여는 과정은 고단했습니다. 화면 속 참석자들의 신원을 특정해 끊임없이 전화를 돌렸습니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뻔한 해명들이 이어졌지만, 취재 과정에서 쌓여가는 모순을 파고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