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일본 언론
2016년에는 일본언론과 아베 정권과의 대립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집권과 자위대를 명분화 시키기 위한 헌법개정을 위해서는 언론통제가 필수적이다. 한편 2012년 2차 아베 정권이 들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정권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언론의 인내심도 최근 들어 한계치에 도달했다. 이런 긴장관계가 2016년도의 참의원 선거와 주요 현안보도를 둘러싸고 터질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에서 헌법 개정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획득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본 헌법 96조는 중의원, 참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주류언론의 실패
미국 주류언론들이 최근 잇달아 반성문을 썼다. 버니 샌더스 현상을 왜 더 일찍 주목하지 못했는가 하는 반성이다. CNN은 지난 17일 민주당 대선토론회 후 ‘언론은 어떻게 해서 버니 샌더스를 놓쳤나’라는 기사에서 CNN을 비롯한 언론들은 샌더스 상원의원을 당내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보다 훨씬 덜 주목했고, 논평가들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을 아주 낮게 봤다고 고백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샌더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제 이 74세의 사회주의자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되는 것이 더이상…
BBC3 채널의 폐쇄가 남긴 숙제
국민이 내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공방송서비스(Public Broadcasting Service)가 반드시 예산 감축을 해야 할 경우 어떠한 구조조정안을 선택해야 할까? 일방적인 인력 감원이나 재배치보다는 그 공적 목적에 맞는 방식을 찾아내야 그에 대한 반발이 덜할 것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공공방송서비스인 BBC가 지난 왕실 칙허장 협상에서 보수당 내각에게 약속한 10억 파운드의 예산 감축을 달성하기 위해 최근 추진하고 있는 지상파 채널 폐쇄안이 그러한 예로, 대내외적으로는 매체환경과 시청행태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남미 좌파의 몰락?…아직 단정하긴 이르다
남미 정치는 2015년에 지각변동에 가까운 변화를 경험했다. 11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중도우파 야당 후보가 승리하며 12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했고, 12월 베네수엘라 총선에선 중도보수 야권이 좌파 집권당에 압승을 거두고 16년 만에 다수당을 차지했다. 브라질에서는 중도좌파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추진되면서 2003년부터 계속되는 노동자당 정권을 위기로 몰아넣었다.2016년에도 ‘우향우 바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월 페루 대선을 앞두고 이루어지는 여론조사에서 우파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남미 대륙에서 우파 정권 대열
중국이 ‘세계인터넷대회’를 개최한 이유
중국 상하이(上海)시에서 남동쪽으로 130㎞ 가량 떨어진 우전(烏鎭)은 대표적인 수향 마을 관광지다. 작은 물길이 집집마다 연결된 이 전통 마을의 역사는 1300여년이나 된다. 교통도 불편한 이 시골에 지난 1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맘눈 후사인 파키스탄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등 8개 나라 지도자를 비롯 120여개국 2000여명의 귀빈이 모였다. 마윈(알리바바) 레이쥔(샤오미) 마화텅(텐센트) 양위안칭(레노버) 회장 등 중국 정보기술(IT) 거물들도 모두 참석했다.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
혐한 활동 부추기는 일본 언론
지난달 23일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서 벌어진 폭발음 사건과 관련한 언론보도는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는 주범이 누구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상대국 국민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보도는 신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일본 언론은 경찰정보에 의존한 ‘받아쓰기’와 ‘몰아붙이기’ 보도를 하고 있다. 용의자 신분인데도 개인정보는 물론이고 얼굴까지 공개한 것은 “한국, 너 이번에 잘 걸렸어”라는 일본 내 혐한 포퓰리즘에 편승한 것으로 보인다. 용의자로 지목된 한국인 전모씨가 자진해서 일본으로 재입국한 것도 그렇고, 게다가 폭발물로 의심되는 가루나 배
총기 자유의 나라
어느 날 밤 펜타곤 근처에서 운전을 하다가 길을 헤매던 중 뒤에서 경찰차의 경광등이 번쩍이고 있는 것을 느꼈다. 나를 쫓고 있는 모양이었다. 어디선가 들은 대로 오른쪽 길가에 차를 세우고 운전대에 두 손을 가만히 얹고 있었다. 1분쯤 지났을까. 경찰관 한 명이 천천히 다가왔다. 허리춤에 찬 권총에 손을 얹은 채. 정지신호를 위반했다며 면허증을 요구했다. 경찰은 전과조회 결과 교통법규 위반 전력이 없다며 경고장만 발부하고 놓아줬다. 그 때는 안도했지만, 요즘도 가끔 어둠 속에서 번쩍이던 그 권총이 생각난다.총기의 두려움과 관계된 내…
영국 언론이 ‘파리 테러’를 보는 법
지난 13일 전 세계를 발칵 뒤집는 테러가 프랑스 파리의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났다. 괴한들이 파리 일대의 여섯 곳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고 인질극을 벌였다. 그 결과 최소 1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90명이 숨진 파리 시내 공연장 바타클랑에서 영국인 한 명도 목숨을 잃었다. 이 괴한들의 정체는 이후 ‘이라크 시리아 이슬람 국가(Islam State of Iraq and Syria, 이하 ISIS)’의 추종자로 알려졌다.이웃 국가에서 벌어진 이 비극적인 사건은 영국 언론의 ‘분노’를 자아냈다. 사건이 일어
남미 좌파 대세론 흔들린다
1990년대 말부터 남미에서 위력을 발휘해온 이른바 좌파 대세론이 힘을 잃는 분위기다. 경제위기가 직접적인 이유다. 저성장과 물가상승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일자리까지 줄어든 서민 대중들의 좌파정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갈수록 차갑다.남미에서는 1999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우고 차베스가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좌파정권이 잇따라 등장했다. 현재 남미대륙 12개국 가운데 콜롬비아와 파라과이를 제외한 10개 나라에서 좌파가 집권하고 있다.그러나 좌파의 견고한 집권 기반에 최근 들어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재선에 성공한 지우마 호
원칙보다 실리로 푼 양안의 교훈
“우리는 물보다 진한 피의 한 가족 형제다.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함께 실현하자.”“우리는 모두 염황(炎黃)의 자손이다. 중화의 진흥을 위해 서로 돕고 협력하며 힘쓰자.”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나눈 이야기다. 1949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분단 이후 66년 만에 처음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안은 한 핏줄임을 확인하고 한 민족임을 과시했다. 두 사람은 600여명의 취재진을 위해 밝은 얼굴로 무려 80초 동안 악수한 손을 놓지 않았다. 양안의 정상은 중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