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법제로 경직되는 일본사회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케 하는 안보법제가 중의원을 통과한 가운데 일본 사회가 점점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기 힘든 사회적 분위기가 되고 있다. 안보법제에 대해서 반대하는 시민들과 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가 지자체를 중심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지자체의 경직된 자세로 인해 시민들의 안보법제 반대활동이 위축되는 경우도 적지않다. 안보법제는 지난 16일 중의원에서 강행 처리된 다음 참의원으로 보내졌다. 참의원에서 거부된다고 하더라도 중의원에서 재의결될 가능성이 높다.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연립여당이 재의결에서
째깍거리는 인종차별 시한폭탄
백인 경찰 네 명이 흑인 남성을 에워싼 채 손으로 몸을 샅샅이 훑고 있었다. 두 팔을 머리 뒤로 올린 이 남성의 바지춤은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았다. 이 모습을 바로 앞에 앉아 바라보는 흑인 노인은 늘 있는 일이라는 듯 무심한 표정이다. 지나가던 흑인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지켜보기 시작했다. 휴대폰을 꺼내 촬영하는 사람도 있었다. 경찰은 이따금 주변을 힐끗거리며 몸 수색을 이어갔다. 이 흑인은 그 자리에서 풀려났다. 몸에서 마약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별다른 얘기 없이 주변을 경계하며 사라졌다.한인이 운영하는 인근 주
캐머런 정부 압박에 1000명 해고하는 BBC
BBC에 피바람이 분다. 정부와 왕실 칙허장 갱신을 위한 협상을 벌이기 전에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토니 홀 BBC 사장이 지난 2일에 직원들에게 직접 알렸다. 현재까지 알려진 인력감원의 규모는 1000명 이상. BBC의 전체 직원수 1만8000명 중 5%에 달하는 직원이 직장을 잃게 생겼다. 홀 사장 스스로도 이번 발표는 직원들에게 “매우 힘든 메시지”로 들릴 것이라며 사내 동요를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칼을 빼든 이유는 무엇일까?BBC를 둘러싼 모든 문제는 수신료와 관련된다고 해도 무방하다. 현재 TV를 시
아르헨티나 대선…현직 대통령의 개입
아르헨티나에서 올해 대선과 의회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대선은 10월25일 1차 투표가 시행되고, 여기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이 11월22일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대선과 의회선거를 앞두고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행보가 주목을 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하며 아르헨티나 사상 첫 선출직 여성대통령이 됐고, 2011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법의 3회 연임 금지 규정에 묶여 페르난데스는 올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그러나 경제난과 노동계 파업 등으로 위기에 몰
세월호와 둥팡즈싱호, 국가 지도자
최근 중국 여객선 둥팡즈싱(東方之星)호의 침몰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세월호 사고를 떠올리게 했다. 수백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점이나 선장이 살아 남았다는 사실이 세월호와 유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호 선체가 아직도 진도 앞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는 반면 둥팡즈싱호 선체는 사고 발생 나흘 만에 수면 위로 인양됐다. 세월호 승객 중 9명은 14개월이 지난 지금도 ‘실종’ 상태에서 구천을 떠돌고 있지만 둥팡즈싱호는 보름도 안 돼 442명의 시신을 모두 찾아 장례식까지 치렀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세월호와 둥팡즈싱호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일본 헌법 근간 흔드는 아베 안보법안
15891, 2584며칠전에 도쿄신문을 읽다가 1면 오른쪽 중간부분에 박스 처리된 숫자가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동일본 대지진 때 사망한 희생자와 행방불명자를 나타낸 수치다. 그 옆쪽에는 3244, 228863이라는 두가지 숫자도 나란히 게재돼 있었다. 재난 발생 이후에 사망한 분들과 4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정든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피난민들의 수치다. 이들 수치를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수치의 배후에 동일본 대지진의 비참한 현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들 숫자를 보면서 3이라는 숫자를 놓고 일본사회에서
미국 민주당의 좌경화
미국 대선이 1년 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주자들이 속속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공화당은 이미 10명이 출마를 선언했고, 아직 공식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등 유력 주자들이 조만간 뛰어들 것을 감안하면 많게는 15명이 경선을 하게 될 것 같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가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TV토론회에 출연할 사람을 10명 선에서 자를 것이라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의 성향도 무엇이 보수인지를 놓고 천차만별이다.그에 비해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
방송 사전검열 노리는 캐머런 정부
재집권에 성공한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현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이 파격적인 방송 규제안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영국 방송가가 시끄럽다.지난달 21일 일간지 ‘가디언’이 사지드 자비드(Sajid Javid) 산업부 장관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보낸 서한을 단독으로 입수해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이 방송 내용을 방송 전에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이에 대한 논쟁이 정치권에서 방송가에까지 확산되고 있다.‘가디언’에 따르면 작성일이 3월12일이라고 표기돼 있는 문서
중남미 뒤흔드는 ‘분노의 물결’
중남미 지역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과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와 고질적인 부패·비리 스캔들, 치안 불안 등에 대한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다른 쪽에서는 2000년대 초반의 고도성장 시기를 거치면서 형성된 이른바 ‘신 중산층’이 누적된 불만을 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갈수록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남미 사회 저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나타나 ‘분노의 물결’을 이루고 있고, 이는 중남미 각국의 정권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중남미 각국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의 충격을 완화
자동차로 북한을 여행할 수 있는 날
지난 4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의 한 부두엔 아주 특별한 자동차 두 대가 눈길을 끌었다. 대만승용차여행협회 소속 회원들이 화물 여객선에 자신들의 승용차를 싣고 도착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국 현지 교통규칙 등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임시 운전면허증과 임시 차량번호판을 받은 뒤 자신들의 승용차를 운전, 샤먼의 유명 관광지로 출발했다. 중국이 대만 관광객에게 자신의 차를 직접 운전해 대륙을 여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처음이다.중국과 대만의 민간 교류는 2008년부터 본격화했다. 당시 대만에서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