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등장이 던진 숙제
테슬라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처음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했다. 가슴에 2.3kWh 배터리 팩을 달고 자율주행차용으로 개발된 시스템온 칩을 장착해 Wi-fi나 LTE로 통신하는 옵티머스다. 테슬라는 꽃에 물을 주고, 상자를 들어 올려 책상에 내려 놓고, 부품을 꺼내는 작업을 시연했다.특히 옵티머스는 사람의 관절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 28개를 달고 있어 인간과 매우 흡사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특히 액추에이터 1개당 그랜드 피아노 1대를 들어 올리는 힘을 갖췄고 로봇 손으로 9kg 물건까지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베 국장'은 일본에 무엇을 남길까
일본 무도관에서 아베 전 총리를 추모하는 국장이 대대적으로 거행됐다. 아베가 총격으로 사망한 지 81일 만이었다. 국장 반대 운동은 예상외로 뜨거웠고, 반대 명분도 뚜렷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듯 궁지에 몰린 건 오히려 일본 정부 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시다 내각은 국장을 강행했다.일본의 발전과 쇠퇴, 어느 쪽에도 뿌리 깊은 순응주의가 작용해 왔다. 정책집행자들을 향한 저항의 에너지가 나머지 순응하는 세력의 방관하는 힘을 꺾지 못하는 게 일본 사회이다. 뚜렷한 명분을 갖고 저항 세력이 응집해도 다수는 어쩔 수 없다거나
물가상승에 맞선 독일 정부의 노력
요즈음 유럽은 연일 물가가 치솟고 있다. 유럽연합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8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9.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발트 3국으로 불리는 에스토니아(25.2%), 라트비아(21.4%), 리투아니아(21.1%)가 가장 심각하고, 프랑스(6.6%)와 몰타(7.0%), 핀란드(7.9%) 등의 국가들은 역시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상황이 좋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같은 조사 결과에 나타난 독일의 2022년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대비 8.8%였다.지난해와 비교해서도 물가…
월드컵 준비로 분주한 중동국가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두어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동이 들썩이고 있다. 카타르에서는 스타디움 공사를 마무리하고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변화에 인색한 이슬람 국가란 인식을 벗어던지고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모양새다.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으로 약 120만명이 카타르를 방문하고, 170억달러(약 23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개인적으로 필자도 정말 기대가 되는데, 11월24일에 예정된 대한민국 대표팀과 우루과이의 1차전 경기에 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에 예매를 일찍이…
감동의 대선, 화해의 월드컵
브라질의 2022년은 대통령 선거와 월드컵 축구대회라는 2개의 빅이벤트로 마무리된다. 10월 중 대선 일정이 끝나고 나면 2억2000만 브라질 국민의 시선은 곧바로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리는 카타르로 쏠리게 된다. 대선을 앞두고 줄줄이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는 브라질 사회에 깊게 패인 갈등의 골을 보여준다. 20여년간의 군사독재정권을 끝내고 이룬 1980년대 중반의 민주화 이후 가장 극심한 사회적 분열상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좌파 전직 대통령과 극우 현직 대통령의 맞대결 양상은 대선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에 충분한 흥행 요소지만, 양
'호주 미디어 지형 보고서' 살펴보니
코로나19는 호주 기자들의 취재보도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대부분 기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취재보도 업무에 지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1명은 기자들에 대한 폭언, 폭행과 같은 가혹행위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전년(4%)에 비해 무려 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2022년 2월 호주 미디어 인텔리전스 그룹인 미디어넷(Medianet)이 2021년 10~11월 사이 기자 9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호주 미디어 지형 보고서(Australian Media Landscape Report 20
샌디훅 사건 음모론 배상 판결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샌디훅 초등학교. 최근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 난사사건 보도에서 종종 언급돼 국내에서도 꽤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2012년 20명의 아동을 포함, 26명이 총기난사로 희생된 코네티컷주의 학교로, 이 사건은 유밸디 사건과 함께 지난 10여년간 발생한 최악의 참사로 꼽힌다. 그런데 이 사건이 총기규제를 위한 음모에서 비롯된,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해온 사람이 있다. 바로 극우 음모론자인 알렉스 존스 (Alex Jones)다. 그가 최근 해당 사건의 유족에게 거액을 배상하게 됐다.지난 4일과 5일, 텍사스 오스틴 지방법원에
수교 30년… 시험대 오른 한중 외교
한중 수교는 세계 외교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관계 개선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전쟁(1950~1953) 당시 총부리를 겨눈 두 나라는 1992년 북한과 대만의 반대를 무릅쓰고 친구가 돼 인적물적 교류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미국의 도움으로 후진국의 굴레에서 벗어난 한국은 중국과의 수교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베이징도 많은 것을 얻었다. 1989년 톈안먼 사태로 야기된 서구세계의 제재를 약화시켜 개혁개방에 속도를 낼 수 있었고, 한국의 앞선 기술과 마케팅을 흡수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자국 기업을 대거 키워냈다
달리2가 보여준 미디어 지능화의 길
명화를 직접 그릴 필요 없이 문장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모작(模作)을 그릴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시각적 세계를 해석하고 이해하도록 컴퓨터를 학습시키는 인공지능인 컴퓨터 비전의 극한 발전이다.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오픈AI(OpenAI)는 문장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고품질 이미지를 생성해 주는 달리2(DALL-E 2)라는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기를 선보였다. 우주 비행사가 말을 타고 달을 달리고 있다라는 문장을 입력하면 마치 현대 미술과 같은 작품들을 얻어낼 수 있다. 또 위치, 빛, 그림자, 질감 등을 문장으로 입
쇼와의 출발, 그리고 100년 즈음
기운 센 천하장사~ 한때 한국에서도 유행했던 만화 마징가Z 주제곡을 만든 와타나베 주메이씨가 지난달 별세했다. 향년 96세. 뛰어난 업적을 이룬 90대의 누군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요즘 일본에서 부쩍 자주 접하게 된다.탄생 100년 전후의 것들이 수명을 다하는 건 인간뿐만이 아니다. 일본에서 가장 길게 사용한 연호인 쇼와의 시작이 1926년. 패전과 일왕의 인간선언, 전전(戰前)과 전후(戰後)의 구분, 첫 도쿄올림픽, 고도경제성장기와 거품 붕괴 등 현대 일본의 견고한 틀을 짜놓은 쇼와 시대와 함께 일본의 전성기를 지나 이젠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