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열려는 만능 검색 시대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야외 공연장에서 열린 구글 I/O 2022. 개발자들을 위한 이번 연례 회의에선 미래형 검색 기능들이 쏟아졌다.프라바카르 라하반 구글 수석부사장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초콜릿 상점 선반에 진열된 상품들을 비추자 상품 정보가 잇따라 등장했다. 카카오 함유량은 얼마나 되는지, 종류는 무엇인지 증강현실처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해당 정보를 실시간 알려줬다. 이번에는 검색 입력창에 땅콩이 들어가 있지 않은 다크 초콜릿이라고 입력하고 다시 상품을 비췄는데 해당 제품만 스마트폰에 네모 모양으로 표기돼 나타났다. 제품 선별
우토로의 '작은 통일'
많은 사람들이 우토로의 역사를 통해 인권에 대해서 생각하고, 평화를 바라는 곳으로. 일한시민의 교류 거점이 되길 기대한다.마츠무라 아츠코 교토부 우지시장의 말이다. 아츠코 시장은 지난달 30일 우지시 우토로평화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이렇게 기대를 전했다. 일본의 자치단체장이 지역 행사에 참석해 축사하는 일이야 일상이겠지만 지금까지 우토로 지구가 거쳐왔던 지난한 역사를 곱씹어보면 뜻깊은 장면이었던 건 틀림없다.교토부 우지시 이세다초 우토로 51번지. 2차대전 때 교토비행장 건설에 투입됐던 조선인들이 일본의 패전 후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식' 공영방송 개혁을 기대하며
언론개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공영방송 거버넌스라 불리는 지배구조를 개혁하고 소위 가짜뉴스라 불리는 허위정보를 규제하며 포털사이트의 알고리즘 추천을 제한하는 등의 주요 방안들이 추진 중이다. 중요한 개혁임이 분명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그중에서도 소위 독일식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으로 불리는 운영위원회 구성이 특히 그렇다.독일식 공영방송 지배구조는 대표이사와 방송위원회, 운영위원회 등 세 가지 조직으로 구성된다. 먼저 대표이사는 공영방송사를 대표함에도 방송위원회와 운영위원회의 감독과 승인을 거쳐야만 방송운영과 관련한 중요사안을 결
한국인에겐 생소한 라마단 풍경
우리나라에 생소하지만 이슬람 국가에서는 1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성스러운 기간이 있다. 바로 라마단(Ramadan)이다. 올해의 경우 4월2일부터 5월1일까지 30일간 라마단(Ramadan) 기간이다. 라마단은 이슬람 달력상의 9번째 달로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코란의 첫 구절을 받은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성스러운 시기인 만큼 전 세계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 동안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시지 않는다. 금식을 통해 인내하며 과거에 했던 잘못에 대해 속죄하고, 소외되고 굶주린 이들을 돌아본다. 신앙심이
극우의 실패: 좌파에 손짓하는 시장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올해 브라질 제1의 부호로 평가한 기업인 조르지 파울루 레만은 최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하버드-MIT 공동주최 세미나에서 내년에는 브라질에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며, 아마도 새로운 대통령을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거론되는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특정인을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묻어나는 발언임에는 틀림없다. 브라질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경제단체인 상파울루주 산업연맹은 일찌감치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애써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보우소나루…
시진핑은 '오미크론과의 전쟁'서 승리할 수 있을까
2020년 9월 중국에서 특파원 생활을 시작하려고 인천공항으로 갔다. 베이징으로 가는 직항편을 구할 수 없어 일단 쓰촨성 청두에서 2주 격리를 마친 뒤 상경하기로 했다. 호텔방에 갇혀 수도 없이 코로나19 관련 검사를 받았다. 호텔 직원이 층마다 입국 격리자를 지키고 서 있어 문밖으로 나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열흘 넘게 방 안에 혼자 있다보니 심리적 고립감이 상당했다. 같은 층에 있던 중국인 여성은 계속 가둬두면 창밖으로 뛰어 내리겠다고 소동을 피웠다. 격리를 마치고 청두를 떠날 때의 기분은 20여년 전 병역 의무를 끝내고 자
미 정부의 '푸틴의 오판' 폭로, 왜?
최근 미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허위 정보를 보고받고 있다는 정보당국의 첩보 내용을 잇따라 공개했다. 지난달 30일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에게 오도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고, 이는 군 지도부와의 지속적 긴장을 초래한다는 정보가 있다며 참모들이 진실을 말하는 것이 두려워 러시아군의 전쟁 성과와 제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권력자에게 진실을 말할 사람이 없다는 게 독재국가의 아킬레스 건 중
이산화탄소 재활용하는 시대의 도래
혁신의 심장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이산화탄소(CO2)를 재활용하려는 시도들이 잇따르고 있다.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트웰브(Twelve)는 전기와 물을 사용해 낮은 온도에서 이산화탄소를 분해하고 해당 혼합물에 수소를 추가해 항공유의 원료가 되는 메탄올이나 등유를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포르테라(Fortera)는 물 대신 이산화탄소를 시멘트로 양생하는 기술에 매진 중이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0%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올 들어 이산화탄소 저감에 대한 기술들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
후쿠시마의 데자뷔
311 동일본대지진 11년을 맞아 또 다시 후쿠시마를 찾았다. 지난해 11월, 일본 외무성이 후쿠시마 원전 내부를 외신에 공개한 데 이어 두 번째 후쿠시마 현지 취재였다. 그 사이 후쿠시마는 달라진 게 없었다. 도로 위를 달리다 보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방사능 오염 물질 포대들, 귀환곤란구역임을 알리는 노란색 경고문과 통행을 막는 바리케이드. 머릿속에 남아있는 과거의 풍경들과 지금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모습들이 혼재돼 데자뷔처럼 흘러 다닌다. 사고 후 10년 넘게 이어져 왔던 비슷한 풍경이 넉 달 만에 달라질 리 없는 게 당
2015년의 불안을 넘어선 시민사회, 정체된 정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후 20여일의 시간이 흘렀다. 국제사회에선 러시아를 고립시키고자 금융제재와 수출제한 등을 결정했고,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직간접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기로 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인접 국가인 독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독일 연방정부가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2012년부터 야심 차게 준비했던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 2(Nord-Stream 2) 프로젝트가 중단되었다. 또한 에너지 집약적 산업인 건설, 화학, 철강 산업의 원자재가격 상승과 불확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