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출근 기자들 '대략난감'

기삿거리 없고 출입기자 미정 언론사도 많아
생활 인프라 태부족에 불편 "차 없이 못다녀"


   
 
  ▲ 지난달 30일 세종시 어진동 밀마루전망대에서 촬영한 정부세종청사 전경. (연합뉴스)  
 
“‘그 날이 올까’ 싶었는데 마침내 왔다. 세종시로 내려가는 날이. 초기에 겪는 시행착오는 당연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엉망진창이다. 한쪽에선 아직도 땅을 파고 있어서 여기가 업무를 보는 곳인지, 공사장인지도 모르겠고….”(기획재정부 출입기자)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주요 부처의 세종시 이전으로 본격적인 정부 세종청사 시대가 열렸다. 각 부처 기자실도 지난 17일 문을 열어 세종시로 자리를 옮긴 기자들은 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정리가 덜 된 부처 상황, 대선과 그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쏠린 이슈, 각 회사마다 예정돼 있는 연말 인사 등으로 어수선한 상태다. 게다가 출입기자가 정해지지 않은 언론사도 상당수인데다 기반시설 부족, 혼잡한 주변 환경 등으로 원활한 취재는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청사에서는 아직 이삿짐을 풀고 있는 상황이라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 또한 장·차관 등 고위관계자들의 일정이 여전히 서울에 집중돼 있다.

출입처 기삿거리가 적은 것도 기자들에겐 고민이다. 보도자료량도 급감했다. 지금부터 세종시에 내려가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상주하지 않는 기자들도 상당수다. 기획재정부를 출입하는 한 경제지 기자는 “세종시 기자실에 상주하는 기자들 수가 원래 출입기자의 3분의 1정도 밖에 안 된다”고 전했다.

지난 이틀간 세종시로 출근하지 않은 또 다른 경제지 기자는 “지금 모든 이슈가 대선과 그 이후 인수위에 집중돼 있고 예산실, 세제실 등 중요한 부서가 국회일정 등으로 아직 내려오지 않아 중요하게 처리할 기사가 없다”면서 “당분간은 필요할 때 서울에서 출퇴근하다가 상황을 지켜본 후 이사를 갈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거나 인수위 파견 인력 구성 등의 문제로 세종시에 내려갈 기자를 확정짓지 않아 기자들의 주거지를 마련하지 않은 언론사도 다수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메이저급으로 분류되는 몇몇 사들 외엔 주거지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전개될 상황을 지켜보며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아직 세종시는 이렇다 할 편의시설 없이 허허벌판이다. 취재 외의 일들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한 경제지 기자는 “청사 근처엔 식당이 전혀 없고 첫마을 아파트 단지 내 중국집, 김밥집 몇 개가 음식점의 전부이며 편의점도 찾기 어렵다”면서 “그렇다 보니 청사 구내식당은 항상 만석”이라고 말했다.

대중교통도 활성화되지 못해 “차 없인 못 다닌다”는 말도 나온다. 오송역에서 세종청사까지 가는 간선급행버스(BRT)도 1시간에 1대 꼴로 다니고 얼마 전 운행 도중 고장이 나기도 해 불편을 겪었다는 것이다. 청사 주변 아파트 등 여러 시설이 아직 공사 중이어서 도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혼잡한 것도 애로사항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부처에서 발생하는 기사보다는 전반적인 세종시 분위기를 전하는 르포 기사가 더 많이 생산되고 있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기획재정부 측에서는 20일 입주식을 기준으로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될 거라고 했지만 여러 가지로 상황이 안정되려면 몇 달은 걸릴 것”이라며 “세종시 전체적으로 업무분위기가 제대로 조성되려면 1년 이상은 걸린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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