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출품작 통해 우리사회 만연한 인권침해 사례 확인

[제2회 인권보도상 심사평]언론의 감시 기능과 국민 알권리 충족에 기여


   
 
  ▲ 강상현 심사위원장
연세대 교수
 
 
제2회 인권보도상 공모에는 다양한 매체에서 많은 보도물이 출품됐다.
이들 출품작을 통해 볼 때 지난 1년 동안 우리 사회는 물론 세계 도처에서 매우 다양한 형태의 인권 침해 사례가 있었고, 이에 대한 국내 언론의 적극적인 취재나 기획 보도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린이와 청소년, 여성, 장애인, 빈곤층, 노동자 등 전통적인 인권 시각지대에 대한 보도는 물론 탈북자, 난민, 입양아의 인권 문제와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사찰 등 인권 침해 보도 영역이 보다 확대되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각계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이번 출품작 중에는 나름대로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인권 문제를 다룬 노작이나 수작들이 많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본 심사위원회는 그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인권 문제를 발굴한 보도나 기존의 사회 현상을 인권 시각에서 새롭게 해석하거나 이면의 인권문제 등을 추적한 보도, 인권 관련 보도를 꾸준히 기획하고 생산하는 등 인권 신장에 기여한 보도,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 제정한 ‘인권보도준칙’을 준수한 정도 등을 기준으로 심사와 논의를 거쳐 모두 6편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이번에 수상작으로 결정된 출품작은 경향신문의 ‘북한 인권, 진보와 보수를 넘어’, 동아일보의 ‘중국 탈북자 강제북송 보도’, 세계일보의 ‘우리 안의 폭력’, KBS의 ‘난민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리셋KBS뉴스팀의 ‘민간인 사찰 문건 폭로 연속 보도’, 그리고 오마이뉴스의 ‘현대차의 그늘’ 등이다.

경향신문의 ‘북한 인권, 진보와 보수를 넘어’는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해 보수와 진보 인사들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합리적 방안을 모색하려 했다는 점에서 그간 이념적 성향에 따라 대립적으로 다루어져 오던 북한 인권에 관한 우리 사회의 담론 지형에 신선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동아일보의 ‘중국 탈북자 강제 북송 보도 및 기타 탈북자 인권 보도’는 강제송환 위기에 몰린 탈북자 문제를 특종 보도함으로써 탈북자 인권 문제에 관한 세계적인 관심과 강제송환 반대운동을 촉발시켰을 뿐 아니라 탈북자인 기자 자신의 주관적인 시각을 넘어 객관적 거리에서 탈북자 실태와 문제를 지속적으로 심층 보도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세계일보의 ‘우리 안의 폭력’은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다양한 영역에서의 폭력성의 구조를 드러내고 구체적인 폭력 현상의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그러한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가능한 대안들을 많은 사례분석을 통해 심층적으로 다룸으로써 폭력으로 인한 우리 사회의 인권 침해 문제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그 해법을 모색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언론의 사회적 의제 설정 기능의 훌륭한 한 사례라는 호평도 있었다.

KBS의 ‘난민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은 탈북자 인권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도 우리 사회에 밀려 들어오는 외국 난민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까다롭거나 외면하기까지 하는 우리 사회의 이중적 시각과 잣대에 대한 문제 제기적 보도로서 그동안 별로 조명받지 못했던 국내 유입 외국 난민의 인권 문제에 새롭게 주목하게 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리셋KBS뉴스팀의 ‘민간인 사찰 문건 폭로 연속 보도’는 취재활동이 제약된 파업 상황에서도 민간인 사찰 관련 문건을 입수, 이를 보도함으로써 공권력에 의해 개인의 인권 침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었고 결과적으로 언론에 의한 권력 감시 기능과 국민의 알권리 충족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뽑았다.

오마이뉴스의 ‘현대차의 그늘 시리즈’는 경제민주화가 시대의 화두가 된 지금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조명한 훌륭한 보도물이다.
흔히 ‘귀족노동자’로 인식되어 왔던 현대차 노동자들의 임금 문제와는 별개로 철야 근무,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노동 조건이 노동자들의 인권 및 건강권을 어떻게 침해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연속 취재, 보도함으로써 대기업의 노동 현실과 노동자 인권 문제를 새롭게 조망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들 6편의 수상작들에게는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전한다.

그밖에도 ‘100일간 7명 자살, 1명 고립사한 영구임대아파트’ 문제를 다룬 한겨레신문 보도, ‘불법 입양에 휘말린 한 여아의 불안한 앞날’을 다룬 연합뉴스 보도, 유혈의 시리아 사태를 다룬 국민일보 보도, 그리고 4·3특별기획 ‘다랑쉬, 침묵의 20년’을 다룬 제주MBC 보도도 인권 보도 차원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아깝게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이번 제2회 인권보도상 심사 과정을 통해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한 국내 언론 보도의 예봉은 날로 날카로와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런 노력들에 대해 모두 수상의 기회를 드리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있으나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마련하여 수상하는 인권보도상이 언론의 인권 침해에 대한 비판적 감시 기능 강화와 언론 보도를 통한 사람들의 인권 신장에 실질적인 기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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