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년도 안된 민영뉴스통신사인 포커스뉴스가 돌연 폐업을 결정했다. 사측은 급여조차 지급되기 힘들 정도로 적자가 누적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언론경영환경이 나날이 힘들어간다는 걸 감안해도 이번 폐업은 석연찮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폐업을 결정하기까지 구성원들과의 교감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기자들은 아무런 공지 없이 회사가 폐업 신청을 했다는 소식을 현장에서 듣고 황당함만 느껴야 했다. 동네 구멍가게 문 닫는 일조차 이렇게 일방적이지 않다. 노사가 함께 위기를 극복해보려는 노력도 없었다. 게다가 포커스뉴스는 지난 4월 첫 흑자를 기록하며 희망의 싹을 틔우지 않았던가.
특히 편집권 침해에 맞서 노동조합을 설립한지 불과 2주 만에 폐업 결정이 내려진 건 과거 노조파괴를 위한 위장폐업 행태를 의심하게 만든다. 내부 갈등 상황을 덮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사측은 ‘노조에 동참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최초로 배포한 기자에게 대기발령을 명령했고, 성명서 배포를 이유로 노조원을 고소했다. 포커스뉴스가 기존 무료신문 포커스와 인터넷 경제신문 경제투데이를 재정비해 재창간 형식을 취했듯, 새로운 포커스미디어로 다시 포장해 나오는 걸 우리는 경계한다.
이번 사태는 언론사를 사유물로 여기는 사주의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모기업인 솔본그룹의 홍기태 회장은 애초부터 편집권 침해와 사조직 다루듯 한 일방통행식 운영을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포커스뉴스에서는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구설수가 끊이지 않으며 삐걱대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지난해에는 경영난을 이유로 폭력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대기발령을 시작으로 권고사직 논란 끝에 2명을 정리해고 했다.
나아가 이번에 명예퇴직을 받는 과정에서는 동종업계 취업시 사측으로부터 사전에 허가를 맡고, 퇴사 이후 회사 이익 침해행위 금지 같은 어처구니없는 비밀유지 서약서를 요구했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하는 언론사에서 어떻게 이 같은 행위를 자행하는 지 사주의 언론관이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편집권 침해 논란도 빈번했다. 사측은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유승민·심상정 후보 취재와 기사작성 배제’ 지침에 이어 투표 전날에는 개표 전까지 모든 대선 관련 기사 출고를 금지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경영진의 판단’이라며 작성 기자는 물론 데스크조차 모르게 기사가 삭제되기도 했다.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 100人’이라는 기획기사 101건을 ‘가짜뉴스’로 규정해 일괄 삭제했다. 모든 게 사주의 정치적 편향성과 무관하지 않은 몰상식한 움직임이다. 스스로 언론사임을 포기하며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책무를 저버린 데 대해 기자들의 허탈감과 상실감만 높아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포커스뉴스분회는 성명을 통해 “포커스뉴스라는 신생 매체의 폐업은 홍기태 회장의 비뚤어진 언론관, 비정상적 노사관의 산물이며 노조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사회의 공기(公器)라고 하는 언론사 사주로서 공익추구에 앞장서야 함에도 지금까지의 경영행태는 그 자격이 없음이 명명백백하다. 기자와 내부 구성원들을 존중하지 않는 언론사가 어떻게 약자의 시선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보도를 할 수 있겠나. 차제에 언론사를 사리사욕의 도구로 삼겠다는 기업 오너들의 구시대적인 발상도 사라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결자해지와 공정보도가 상식이 되는 포커스뉴스의 정상화다. 포커스뉴스에서 벌어진 언론탄압 사태에 대해 사주가 직접 진상을 밝히고 응분의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