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밀려 고전 중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젠 인스타그램에도 밀리는 지경이 됐다. 네이버와 카카오톡의 사용시간은 줄고, 두 포털의 대표 SNS도 점차 이용률이 줄어드는데 인스타그램은 이용자들의 시간을 더 많이 뺏으며 사실상 독주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15일 발행한 ‘세대별 SNS 이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SNS 이용자 2명 중 1명은 인스타그램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31.5%였던 인스타 이용률은 2년 만인 2023년 48.6%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은 28.6%에서 16.7%로 급감했고, 카카오스토리도 17.6%에서 10.2%로 크게 줄었다. 네이버 SNS 밴드도 13.3%에서 13.1%로 소폭 감소했다.
Z세대는 3명 중 2명이 인스타 선호
특히 밀레니얼세대(만 25~38세)와 Z세대(만 9~24세)는 인스타그램 선호도가 절반을 넘어 이용 쏠림을 보였다. 이들 세대 중 인스타그램을 1순위 SNS로 꼽은 비율은 각각 57.0%, 66.9%에 달했다. Z세대는 카카오스토리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11.5%) 다음으로 자주 쓰는 SNS가 트위터(현 X, 8.4%), 틱톡(5.1%)으로 나타났다. 모두 해외 SNS다.
인스타그램은 X세대(만 39~54세)에서도 페이스북, 네이버 밴드 등을 제치고 1순위(36.5%) SNS로 꼽혔다. 반면 베이비붐세대(만 55~65세)에선 네이버 밴드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이어 카카오스토리(24.1%), 페이스북(20.2%), 인스타그램(15.3%) 순이었다. 세대별로 선호하는 SNS가 확연히 다른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선호도가 가장 높은 SNS일 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시간을 가장 많이 점유하는 톱3 앱이기도 하다. 앱·리테일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13일 발표한 ‘4월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 조사에서 인스타그램은 유튜브, 카카오톡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네이버는 4위에 그쳤다. 인스타가 3위를 한 것도, 네이버가 4위로 밀린 것도 해당 집계가 시작된 2016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1년간의 추이를 봐도 인스타그램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2023년 4월 인스타그램 사용시간은 150억 분으로 네이버(227억 분)와 격차가 제법 컸으나, 1년 만에 209억 분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유튜브(958억 분→1021억 분) 사용시간도 늘었으나 카카오톡(355억 분→325억 분)와 네이버(227억 분→200억 분)는 줄었다. 이 조사는 한국인 안드로이드와 iOS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 조사로 이뤄졌다.
젊을수록 SNS 자주 이용…댓글 작성 등 이용행태도 적극적
한편 KISDI 조사에서 SNS 이용률은 X세대와 베이비붐세대, 즉 40대 이상에서 감소 추세인 반면, 10~30대의 이용률은 지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이용시간을 봐도 주중 기준 Z세대는 55분, 밀레니얼세대는 38분, X세대는 30분, 베이비붐세대는 22분으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SNS를 더 오래 이용했다. Z세대의 29.7%는 SNS상에서 매일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표시하고, 14.2%는 매일 새 게시글을 업로드하는 등 다른 세대에 비교해 SNS 이용이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SNS를 이용하는 주된 목적으론 지인·친구와의 소통 등 교류가 세대를 불문하고 가장 많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Z세대는 오락성 콘텐츠 소비, 밀레니얼세대는 자신의 일상 기록·공유, 베이비붐세대와 X세대는 유용한 정보 취득이 높게 나타난 점도 주목할만하다.
KISDI 보고서는 2010년부터 동일 표본 추적 조사로 매년 실시하는 한국미디어패널조사의 SNS 이용행태 조사결과를 세대별로 구분해 이용률, 이용 플랫폼, 이용시간, 이용방식 등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2023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는 4077가구 및 9757명 개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