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노조·사주조합 "토요판 졸속 중단, 원점 재검토하라"

내달 23일부터 발행 중단... 내부 거센 반발

한겨레가 다음 달부터 토요판 발행 중단을 발표하자 내부 구성원들이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한겨레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은 29일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토요판 폐지 방침에 “경영진이 설정한 시간표에 맞춰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시행 일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24일 최우성 한겨레 대표이사 사장은 구성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다음 달 16일을 마지막으로 23일부터는 토요판 발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최 사장은 “미디어라는 업종을 전환하지 않을 거라면 종이신문의 강력한 자장에서 벗어나 디지털 영토에서 새로이, 그리고 단단히 뿌리내리는 선택지가 남아 있다”며 이유를 밝혔었다.


두 조합은 우선 토요판 폐지 논의 과정이 비민주적이었다고 주장했다. 7월 최 사장이 박현 전 뉴스룸국장의 사의 표명 소식을 전하며 “슬쩍 지나가듯이, 그러나 기정사실처럼 언급”했을 뿐 의견 수렴 절차는 없었다는 것이다. 한겨레 구성원 대다수는 사측의 토요판 폐지 방침을 이때 처음 알게 됐다.


이들은 토요판 폐지 이후 디지털 전환의 청사진도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한 게 아니라면, 주5일제 발행은 디지털 전환의 성패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며 “그런데 핵심 간부조차 인식과 비전이 흐릿하기만 하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한겨레 내부에서는 영향력 감소를 감수하면서도 단순히 비용을 줄이려 토요일 신문 발행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주 5일 근무제로 토요일에 신문을 읽는 인구가 줄면서 토요일 광고 단가는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두 조합은 그러면서 그동안 시행한 디지털 전환의 성과와 한계부터 명확히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진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한 디지털 콘텐츠 페이월과 전 단계로 준비해 온 로그인월부터 점검하자는 것이다.


한겨레 사측은 당장 근무체계에 큰 변화는 없는 만큼 노조와 협의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었다. 두 조합은 “노동자로서 핵심 권익뿐 아니라 주주로서의 이해관계에도 불안과 불확실성을 야기한다”며 논의에 참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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