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협회가 다시 한 번 박장범 KBS 사장 후보에게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10월24일 ‘박장범 후보 반대’ 성명에 이어 나온 추가 성명이다. KBS 기자협회는 이번 성명을 통해선 박장범 후보에게 기자 495명 목소리의 의미를 직시하라고 했다. 10월24일~29일 33년차인 18기부터 지난해 입사한 막내 기수인 50기까지, KBS 기자 495명은 잇달아 기수 연명 성명을 내어 박장범 사장 후보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KBS 기자협회와 KBS 전국기자협회는 8일 공동 성명을 내어 “50기 막내부터 18기 최고참까지, 서울은 물론 전국 각지의 KBS 기자 495명이 거의 동시에 한목소리를 냈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며 “바로 박장범 후보가 공영방송 KBS 사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KBS 기자협회와 전국기자협회는 앞서 쏟아져 나온 KBS 기자 30개 기수 성명에 대해 “KBS 뉴스를 망가뜨리는 데 일조한 박 후보가 공영방송 KBS의 수장이 된다면 회사를 더 큰 수렁으로 빠뜨릴 수 있겠다는 당연한 위기감이 495명의 목소리로 모였다”며 “동시에 박 후보자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어떤 모습에서도 공영방송 KBS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시킬 모습은 찾기 어렵다는 냉정한 심판이자 평가”라고 했다.
이어 “‘KBS가 뭘 할 수 있냐’ ‘KBS 기자가 아니라, 용산방송 기자다’ 등 495명의 목소리에는 현재 KBS 뉴스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KBS 기자들이 현업에서 마주치는 현실이 절절하게 드러나 있다. 또 더 이상 KBS 뉴스의 추락을 볼 수 없다는 절실함도 담겨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는 앵커의 권한이라며 후배들의 기사를 제멋대로 소개했고, ‘조그마한 파우치’라는 말로 KBS 뉴스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못을 박았다”며 “기자들이 땀 흘려 만든 리포트는 외면당하고 있고, KBS 뉴스에 대한 불신은 커져만 가고 있다”고 전했다.
KBS 기자협회와 전국기자협회는 “경쟁사에 시청률 1위를 내주는 일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두려운 건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과거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박 후보가 앵커를 맡고 불과 1년 만에 일어났다. 신뢰도와 영향력 추락에 이어 회사 측이 금과옥조처럼 믿고 있던 시청률마저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장범 후보는 오는 18일~19일 이틀간 진행되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들어간다. 앞서 10월23일 KBS 이사회는 여권 이사 7명만이 참여한 투표를 통해 박장범 뉴스9 앵커를 사장 최종 후보로 선임했다.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의결하며 18일~19일 양일 간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회가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이틀에 걸쳐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KBS 인사청문회준비단은 기자협회보에 “사내 기자들의 성명서에 대해 엄중하고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후보자는 사내 통합과 내부 갈등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