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불가피했다"는 고성국, 아직 KBS라디오 진행

아침엔 KBS라디오 진행, 낮엔 유튜브 채널서 '자유우파' 방송
고 "내란죄 누명… '위헌정당' 민주당 해산 못해 되치기 당한 것"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없다, 믿으셔도 됩니다.”

KBS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비상계엄은 불가피”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수괴’라는 건 “종북 주사파들이 덮어씌운 누명”이며, 내란죄를 저지른 건 민주당 등 “이재명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KBS 1라디오 ‘전격시사’ 진행자인 고성국 시사평론가는 9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서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고영주 자유민주당 대표와 대담을 하며 이같은 주장을 폈다. 공영방송 라디오 진행자가 방송을 마친 지 4시간 만에 ‘자유우파 유튜버’로 돌아가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거꾸로 야당을 내란 세력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고씨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는 등 정권 편향적 행보를 보여왔으나 박민 KBS 사장 취임 후인 지난 5월 KBS 라디오 진행자로 발탁돼 논란이 일었다. KBS 1라디오는 광고 없이 수신료로 제작·운영되는 채널이다.

9일 아침 KBS 1라디오 '전격시사'를 진행 중인 고성국씨. /유튜브 KBS라디오

“비상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어떤 법률·헌법 위반 없어”

고씨는 9일 전격시사 방송을 마치고 4시간 뒤인 오후 1시 유튜브 채널에서 ‘긴급 특별방송’을 하며 “종북 주사파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내란 수괴라는 누명을 덮어씌워서 우리 자유우파를 완전히 궤멸시키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라고 서두를 열었다. 그는 “8년 전 박근혜 대통령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탄핵당해 감옥 갈 때 종북 주사파가 뒤집어씌운 죄명은 국정농단과 뇌물죄였는데 이번 죄목은 내란죄”라며 “답답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다시 들여다봐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서 해제 결의를 하고 그 요구를 수용해서 비상계엄을 해제한 6시간의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법률을 위반한 것도 없고 더구나 헌법을 위반한 건 없다”고 주장하며 “그런데 한동훈이 촐싹거리면서 이재명보다 먼저 나서서 위헌적인 비상계엄이다, 국민과 함께 내가 몸으로 막겠다, 하는 바람에 위헌으로 규정한 이 비상계엄에 대한 종북 주사파의 내란죄 공격을 막을 방법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북 주사파들 입에서 터져 나오는 이런 주장들이 좌편향 언론들에 의해 무분별하게 전파되면서 윤 대통령을 내란 수괴로 몰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우리 자유우파 국민을 내란 세력으로 몰아가는 ‘내란 몰이’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계엄 선포는 국헌 수호 위한 것…내란죄 각하가 옳아”

이어진 고영주 자유민주당 대표와의 대담에서도 윤 대통령의 이번 비상계엄 선포가 “국헌문란이 목적이 아니라 국헌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란 주장을 폈다.

9일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서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는 당치 않다며 고영주 자유민주당 대표와 대담하는 모습. /

‘최고의 전문가’로 소개된 고 대표는 “어거지로 내란죄를 붙였다”고 주장하며 “수사할 필요도 없이 고소장, 고발장 자체만으로 죄가 안 되는 게 분명하기 때문에 각하하는 게 정상이며, 그 핑계로 대통령을 조사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야말로 국헌을 문란하게 한 위헌정당으로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을 “공산세력”이라 가리키며 “아무한테나 특검을 들이대고 예산을 제로로 만들어 국가 기능을 마비키시고, 판검사 탄핵을 했을 때 내란 예비 음모라든지 하는 거로 민주당, 이재명 세력을 사법처리 했어야 한다”고 말했고, 진행자인 고씨도 이에 동조했다. 이들은 “위헌정당(민주당)을 사법처리하지 않아서 이렇게 되치기 당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전 고씨가 진행한 KBS 라디오 전격시사 유튜브 영상에는 “계엄령은 신의 한 수”, “윤 대통령 오죽 했으면 그런 결단을 내렸을까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비슷한 시각 전격시사 청취자 게시판에는 “우연히 들어왔는데 고성국 같은 사람이 프로그램 진행을 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면서 “지금은 극보수들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KBS의 시사방송을 진행하고 있다니 무슨 코미디도 아니고.. KBS가 이 정도입니까?”라는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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