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EBS 가족 여러분!
202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아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행복, 그리고 희망이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2025년은 우리 EBS가 2022년 생존을 위한 초비상 경영을 선언한 이후, 긴 터널 같은 고난과 시련을 딛고 마침내 빛을 본 해였습니다. 2024년 흑자 전환에 이어 2025년에도 흑자를 이어가며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고,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2026년에도 지난해에 이어 흑자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제작비와 임금도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중단되었던 사원 채용도 재개하려고 합니다.
3년 전만 해도 장기적인 적자 구조에서 탈출이 불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암담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은 노사가 상생협력하고 구성원 모두가 창의력으로 새로운 재원을 발굴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방송광고는 바닥을 모르고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공적 재원도 확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EBS를 포함해 지상파 방송 4사의 방송광고 매출이 2002년 한 때 2조 8백70억 원에 이르던 것이 지난해 6천억 원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믿기지 않는 수치입니다. 1조 5천억 원이 사라진 것입니다. 믿어지지 않을 일이 우리 주변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는 암담한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사고방식과 대응 방법으로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에 요구하는 무한책임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까지 방송을 여기까지 몰고 온 인터넷, 유튜브, OTT의 파도는 위기의 서막에 불과합니다. AI 시대, 우리는 아무것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의 삶을 포함한 모든 것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산업 혁명 이후 가장 거친 혁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튜브 시대가 도래하기 전 방송산업은 중세 길드처럼 진입장벽이 높은 스페셜리스트들의 아성이었습니다. 이제 방송 전문가와 유튜버 사이 기술적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우리는 매일 고유한 영토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AI 시대에는 유튜브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영상제작기술이 더 평등해지고 일반화될 것입니다.
이제 AI 툴로 1인이 기획, 시나리오, 영상, 음악, 편집, 송출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우리는 이런 변화를 지난해 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수의 사람이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대도 머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정말 어려운 상대를 만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2026년을 ‘AI 혁신으로 재도약하는 해’라는 도발적 비전을 제시합니다. 이렇게 엄혹한 방송 미디어 환경 가운데 이것이 가능하냐고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한 의문이겠지만 저는 EBS라면, 위기를 극복해 온 EBS 가족들이라면 가능하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미 EBS는 전통적인 방송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수익원을 발굴해 왔습니다.
AI와 디지털 관련 수익이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과 순익도 늘어나면서 재투자 여력도 조금씩 생기고 있습니다.
EBS의 미래와 재도약을 위해 2026년, ‘AI 전환(AX)’, ‘지역교육 공공성 강화’, ‘콘텐츠 경쟁력 강화’라는 세 가지 경영 목표를 세웠습니다.
첫째, 지난해 목표 ‘AI 혁신’에서 더 나아가 올해에는 ‘AI 전환 (AX)’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EBS가 단지 방송이 아니라 EMS(Educational Media System)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우선 EBS가 운영하는 12개의 교육 사이트를 AI 기반으로 재설계해야 합니다. 이미 글로벌 교육 사이트들은 생성형 AI 기반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콘텐츠 제작 과정에 AI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어야 합니다. 제작 워크 플로우 자체를 혁신해야 합니다. 이미 지난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대규모로 AI를 이용하여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AI 사용자 교육과 리터러시 교육을 대대적으로 실시합니다.
국내외 AI 교육 커리큘럼을 분석하여 콘텐츠 제작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AI 교육 전문 플랫폼도 연내에 출범하게 됩니다. 우리나라가 AI 3대 강국이 되는데 EBS가 조금이라도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X 전환에 성공한다면 EBS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공영 미디어사로 거듭날 것입니다.
둘째, 지역교육 공공성 강화에 앞장 설 것입니다. 그동안 지역과 상생협력을 추진해 왔고 지난해는 EBS가 수십 년간 여망하던 EBS 지역교육센터를 열게 되었습니다. 올해 초에 42개의‘EBS 자기주도학습센터’가 들어서고, 올 연말까지 100개로 늘어나게 됩니다. 지역에서 EBS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개소한 지 몇 달이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대기자가 생기고 아이들의 성적이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예정된 지자체 외에도 자기주도학습센터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앙에서 방송이나 온라인을 통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 오던 그동안의 한계를 벗어나 방송, 온라인, AI, 오프라인이 결합된, 혁신적인 서비스를 실현한 것입니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EBS가 하나 더 출현하게 된 것입니다.
셋째, 콘텐츠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것입니다. 새로운 포맷의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EBS만의 차별화된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내겠습니다. EBS의 대표 다큐멘터리 <다큐 프라임>의 규모를 확대하여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능을 강화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규모 AI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가 AI 콘텐츠의 시험기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도입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평생교육, 학교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AI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입니다.
올해부터 구글로부터 프로그램에 4년간 300억 원의 제작비를 지원받게 됩니다. 그동안 맛보지 못한 감동적인 음악 프로그램이 곧 여러분을 찾아갈 것입니다.
이렇게 큰 제작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고, 국민들이 신뢰하는 품격 높은 음악 콘텐츠를 오랜 세월 제작해 온 제작진 여러분들의 철학과 수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때 정부 예산 지원 중단으로 제작 중단의 고비를 넘긴 <위대한 수업>도 예산을 확충하여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위대한 수업> 프로그램을 교육자료로 이용하는 국내 대학과 고등학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 19개 대학에서도 이미 교육자료로 이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숫자는 더 확대될 예정입니다. 이를 발판으로 다양한 글로벌 플랫폼에도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AI 대전환기, EBS에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오고 있습니다. 저는 EBS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합니다. 방송 제작 프로세스에 AI를 적용하는 혁신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의 방송과 교육 서비스 전반을 AI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다면 EBS는 AI 시대의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EBS 가족 여러분!
이 모든 계획은 여러분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레거시 미디어의 사고방식으로도 불가능합니다. 격변의 시대일수록 인식과 행동방식의 대전환이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이미 AI 전환(AX)을 도모하며 새로운 재원을 발굴하는 등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할 때입니다. 리더십 교체기라고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여러분들이 중심이 되어 똘똘 뭉쳐서 난국을 돌파해나가길 바랍니다. 저도 여러분들과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