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신년사 일제히 AI 언급, 올해는 구체적 비전 더했다

21개 매체 2026 신년사 키워드 분석

인공지능(AI)을 빼곤 말이 안 된다. 2026년을 맞아 국내 언론사들이 각각 천명한 새해 목표·과제에 대한 총평이다. 최근 몇 년 새 AI는 이미 언론계 핵심 이슈였지만 올해 언론사 대표들의 신년사에선 보다 구체적인 비전, 계획과 연관됐다는 점에서 달랐다. AI의 조직적 활용을 필수로 보는 시선 속에서 ‘저널리즘’, ‘신뢰’란 가치를 강조한 매체가 상당했다는 것도 눈에 띈다.

21개 주요 언론사의 올해 신년사에서 많이 등장한 키워드를 워드클라우드로 재구성한 것.

기자협회보가 확보한 21개 주요 언론(그룹)사의 올해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AI’(149회)였다. 언론 특성상 전통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콘텐츠’(129회)보다 많았다. 특히 개별 프로젝트 시도를 넘어 AI가 청사진 안에 들어와 있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은 기사작성 도구, 가이드라인 제정, AI 기반 콘텐츠 생산 등 그간 성과를 언급하며 “AI 역량 강화를 전사적 과제로 추진”하고 “모든 부서가 AI와 관련해 해야 할 일을 우선순위를 정해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장대환 매경미디어 회장은 “AI 전환의 속도를 더 높여갈 것”이라며 매일경제 창간 60주년과 맞물린 홈페이지 개편, AI 에이전트 플랫폼 공개 계획을 드러냈다. 김성수 서울신문 대표이사는 “올해는 AI를 활용한 기사 제작, 편집, 유통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24시간 뉴스 생산과 유통이 가능한 체계”의 단계적 구현을 언급했다. 황대일 연합뉴스 사장은 독자적인 AI 플랫폼을 연내 완성, “독자들에게 혁신 서비스”를 약속했다. 손동영 서울경제신문 사장은 “기술 기반의 조직 개편”을 상반기 중 완료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 특성상 기술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 방송사는 더 본격적이다. AI 전환 로드맵을 공식화한 방문신 SBS 사장은 AI를 “SBS 콘텐츠의 가치를 확장시키는 수단”으로 천명하며 AI 활용 콘텐츠 기획과 제작의 확대, 영상 데이터 자산화, 방송콘텐츠에 특화된 멀티모달 AI 에이전트 시스템 구축 등 과제를 제시했다. 이미 본부·계열사 주요 평가지표에 AI 퍼스트 항목이 반영돼 있다고도 했다.


김유열 EBS 사장은 ‘AI 혁신’에서 올해 ‘AI 전환’에 도전한다며 “우선 EBS가 운영하는 12개의 교육 사이트를 AI 기반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제작 워크 플로우 자체를 혁신”하고 “대규모로 AI를 이용하여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안형준 MBC 사장은 AI 표준 제작 절차 마련, AI 콘텐츠 전문 인력 육성, 그룹 차원의 ‘AI Biz TF’ 신설 등을 제시했다.


‘콘텐츠’란 언론 신년사 단골 키워드는 올해 AI 시대 언론사의 동력 및 핵심으로서 강조됐다. AI로 인한 분기점을 강조한 맥락에서 ‘전환’(48회), ‘혁신’(38회)도 많이 등장한 단어였다. 경영상 녹록지 않은 대내외 환경을 의식한 ‘수익’(26회)도 다수였다. 언론과 기자 본연의 역할을 강조한 ‘저널리즘’(16회), ‘신뢰’(29회)는 종종 신년사에 등장했지만 올해는 효율로 대표되는 AI 혁신의 반대항에서 조명됐다는 점에서 달랐다.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고, 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기사”이며 “언론사는 힘있는 콘텐츠를 생산해 어젠다 세터로서 존재감을 강화(서울신문)”해야 한다는 발언 등은 대표적이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AI를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회장은 “뉴스의 원천을 사실에 입각해 깊이 있게 비춰보며 우리는 검증된 신뢰를 쌓아왔다. 그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며 언론사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고 했고, 방준오 조선일보 사장은 “출발점은 진실을 추구하고, 차별화된 품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언론의 본령이 될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독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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