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YTN 지분 통합 매각’ 관여 의혹으로 이목을 끌었던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업무보고. 이날은 지난해 10월 기존 방통위에서 새 출발한 방미통위의 첫 국회 업무보고 자리이기도 했다. ‘7인 위원회’ 체제인 방미통위는 13일 현재까지 임명·위촉된 위원이 2명뿐이라 여전히 전체회의를 열지 못하고 심의·의결도 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김종철 위원장 취임 후 당면한 현안, 방송 정책에 대한 방미통위의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 언급됐다. 여야간 공방이 거셌던 그동안의 과방위 전체회의 때와 비교해서도 여야 의원들의 방송·미디어 관련 다양한 질의가 나온 편이었다.
“지역구 어르신들, ‘올림픽 한다는데 채널 몇 번 봐야 돼, 왜 안 보이노’라고 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이 진행 중인 가운데, 유료방송의 독점 중계에 대한 방미통위의 대책을 묻는 질의가 야당 의원 중심으로 나왔다. JTBC가 이번 동계 올림픽 이후에도 북중미 월드컵 등 2032년까지 올림픽과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갖고 있어 지상파 재판매 여부,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우려가 이날 업무보고에서 나왔다.
이날 방미통위는 업무계획 중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한 제도개선’을 보고한 바 있다. 김종철 위원장은 의원들의 제도개선 방안에 대한 질의에 “동계올림픽이라는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 국민들의 시청권이 아주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은 매우 유감”이라면서 “그러나 현행법상 방송사 간의 중계권 협상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아주 제약적이다. 바로 이 부분들을 해소하기 위해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은 “국민들이 원하면 유료방송을 이용하지 않고도 접근할 수 있도록 최소한 한 군데 이상의 지상파 방송과 같이 중계하도록 하게 하는 등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BBC의 지상파 송출 중단 계획…통합미디어법 제정 추진시 고려해야”
앞서 1월 과방위원장 직속 통합미디어법TF가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가칭) 초안을 공개한 바 있는데, 이날 업무보고에서 방미통위도 통합미디어법 제정 추진 계획을 밝혔다. 다만 최근 국내 업계에서도 화제가 된 BBC의 2034년 지상파 송출 중단 계획을 두고 방미통위도 이러한 미디어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미디어법 제정을 고민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미통위 주요 과제로 ‘방송사업자 재허가·재승인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라는 보고가 있다. 미디어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BBC에서 하겠다는 건 미디어 환경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일 거다. 방송 매체라는 게 인터넷 기반으로 거의 다 바뀌었다. 지상파가 갖고 있는 한계들이 이미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거기에 대한 대안, 대책들도 같이 고민되어 있어야 된다고 본다. 보통 4,5년 가지고 장기계획을 수립할 수가 없으니 지상파 재승인(재허가)에 대해 제시한 것 중 유효기간 확대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지상파가 어떻게 가야 되는 건지, 심사 기준을 어떻게 가져가야 될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고 지적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BBC 사례를 언급하며 “다시 통합미디어법 제정 논의가 있는데 규제하고 장려하는 미디어 방송통신의 거버넌스 구조가 지금 현행에서 적합한지에 대해서 이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통합미디어법 제정에서 부처 간 이견 봉합을 우선과제로 꼽았다. 그는 “정부 각 부처로 미디어 행정체계가 흩어져 있는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얼마 전 영상방송콘텐츠산업과를 신설했다”며 “통합미디어법을 만들려면 사전 작업으로 정부 부처들의 조율 과정, 업무분장을 다시 해야 한다.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도 부처 간 조율이 안 되면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종철 위원장은 통합미디어법 제정 관련 준비 과정에 대해 “다양한 부처들의 이해관계들이 조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미디어 환경 그 자체에 대한 정확한 인식들도 필요한 부분들이 있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도 수렴하는 과정도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내 일 중심 정책 기조에 따라서 정책협의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국정과제에 있는 국무총리 산하 미디어발전위원회도 조속히 구성해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위조작정보 생성 선제적 관리 필요…투명성 센터 추진"
김종철 위원장은 팩트체크 지원 사업으로 ‘투명성 센터’ 추진을 밝히기도 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이 대한상공회의소의 ‘국내 고액 자산가 유출’ 보도자료 논란을 언급하며 “팩트체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 “윤석열 정부 방통위가 편파 표적감사를 벌여 팩트체크 플랫폼이었던 팩트체크넷은 결국 문을 닫았는데, 팩트체크넷이 있었다면 누구나 해당 데이터가 지금 가짜임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질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위원장은 “팩트체크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했다면 걸러낼 수 있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후 규제도 중요하지만 사전적으로 허위조작정보가 생성되어지는 부분들을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투명성센터 등을 통해 사회문화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들, 미디어 역량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이용자들의 팩트에 대한 변별력을 증가할 수 있는 방안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