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홍수… 숫자 아닌 흐름 보여주는 언론사들

[경향 '여론조사 경향'] 성별·이념·조사방법별 결과 한눈에
[MBC '여론M'] 추세 강조, 특정 국면 가중치 분석
[JTBC '메타J'] 제3당·무소속 포함, 무당층도 파악

6·3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르는 선거인 데다 재보선은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만큼 여론의 향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다만 같은 시기 이뤄진 조사라도 전화면접·자동응답(ARS) 등 조사 방식이나 문항 내용·배치 등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들쭉날쭉한 여론조사 결과들 사이, 유권자에게 올바른 여론 지형을 보여주기 위해 체계적인 분석을 하는 언론사들의 시도가 나오는 이유다.

들쭉날쭉한 여론조사 결과들 사이, 유권자에게 올바른 여론 지형을 보여주기 위해 수십여개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하는 언론사들의 시도가 나오고 있다. MBC ‘여론M’은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만들어 여론조사 분석 결과를 한눈에 보기 쉽게 제공하고 있다.

경향신문의 ‘여론조사 경향’, MBC ‘여론M’, JTBC ‘메타J’ 등 주요 언론사에선 개별 여론조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분석, 통계 기법을 활용해 민심의 흐름을 안내하는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획물을 통해 각 사가 주안점을 둔 시각화·분석 방식도 엿볼 수 있다.


MBC는 2020년 총선 때 ‘여론조사를 조사하다’를 시작으로 선거 때마다 ‘여론M’을 통해 민심의 추이를 읽어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선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와 협업, 여론조사가 4회 이상 발표된 지역에 대해 여론조사 기관의 성향 등을 분석해 예상 지지율 추정치를 제시하고 있다. 여론M은 지지율이 얼마인지 나타내는 단순 숫자보다 시계열 그래프를 주요하게 제시하고 있다. 박빙일수록 여론조사 결과는 천차만별일 수 있는데, 조사기관 효과(하우스 이펙트·조사기관의 고유한 조사 방식이나 성향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 등을 제거해 ‘추세’를 보자는 게 여론M의 취지다.


여러 선거를 거치면서 여론조사 분석 방식은 개선을 거듭했다. 여론M은 지난 대선부터 특정 시기, 구간마다 조사기관 효과를 다르게 보는 방식을 쓰고 있다.


여론M을 담당하는 장슬기 MBC 기자는 “함께 분석을 진행하고 계신 박종희 서울대 교수와 논의 끝에 결정한 건데,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ARS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급격하게 올랐던 것이 계기”라며 “이런 급격한 변화의 국면에선 조사기관 효과가 평시와 같지 않다고 보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들쭉날쭉한 여론조사 결과들 사이, 유권자에게 올바른 여론 지형을 보여주기 위해 수십여개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하는 언론사들의 시도가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의 ‘여론조사 경향’은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만들어 여론조사 분석 결과를 한눈에 보기 쉽게 제공하고 있다.

경향신문 또한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 확률적으로 산출한 ‘여론조사 경향’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통해 서울·부산·대구·경남 4개 지역의 단체장 후보 지지율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대선을 시작으로 여론조사 경향은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와 정당 지지도 조사 분석 결과를 지속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엔 지방선거 부분을 추가한 것이다.


황경상 경향신문 기획취재팀장은 “지난 대선 땐 한규섭 서울대 교수팀의 도움을 받아 계산해 주는 걸 저희는 수치만 입력하는 식이었는데 이번엔 교수, 전문가들의 감수를 받아 저희가 직접 코드를 만들고, 시뮬레이션 등을 돌려 결과를 내고 있다”며 “힘든 작업이긴 하지만, 선거 국면에서 독자들이 하나의 여론조사만을 가지고 확대 해석하는 게 아닌 흐름을 봤으면 하는 취지에서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경향은 전체 조사 결과에서 나아가 성별이나 이념, 조사방법별 결과도 보기 쉽게 제공한다. 황 팀장은 “조사기관별로 지지율을 상대적으로 높거나 낮게 추정했는지 보여주는 것도 시도해봤다. 방법에 따라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안내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들쭉날쭉한 여론조사 결과들 사이, 유권자에게 올바른 여론 지형을 보여주기 위해 수십여개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하는 언론사들의 시도가 나오고 있다. JTBC ‘메타J’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만들어 여론조사 분석 결과를 한눈에 보기 쉽게 제공하고 있다.

JTBC도 지난 대선에 이어 ‘메타J’를 운영하고 있다. 강현철 호서대 빅데이터 AI학부 교수, 이성건 성신여대 수리통계데이터사이언스학부 교수 등 연구진과의 협업을 통해 서로 다른 기관의 조사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역·세대·정치성향별로 서로 다른 민심도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JTBC 지방선거방송기획단 관계자는 “메타J는 지지율을 1·2위 후보에 그치지 않고, 제3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까지 포함해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지역별로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이른바 ‘무당층’의 규모와 변화 추이까지 함께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며 “단순히 개별 여론조사의 결과를 종합해 평균적인 흐름을 읽는 것에서 나아가 선거 당일 득표율에 가장 가까운 표심을 현 시점에서 읽어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분석 시스템의 의미에 대해 장슬기 기자는 “각 정당이나 후보는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만 취사 선택해 홍보하는 경향이 있다. 한쪽으로 쏠린 조사에만 노출되면 여론 지형을 잘못 인식할 수 있다”며 “여론조사의 숫자보다 추세가 더 중요하고, 그 추세를 보기 위해선 ARS는 ARS끼리, 전화면접은 전화면접끼리 조사방식을 나눠 봐야하지만, 사실 이렇게 다 구분해서 보기란 쉽지 않다. 여론M은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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