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진흥법(진흥법) 개정안 논의에 전환점이 될 토론회가 2월26일 민형배·김재원·손솔 의원과 전국언론노동조합 공동 주최로 열렸다. 지난해 11월 발의 이후 연합뉴스 내부 논의에 머물던 진흥법 개정안이 토론회를 계기로 국회 상임위 심사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말에서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부족한 부분을 채울 것인지, 개정안에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방송3법 통과에 이어 연합뉴스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며 “개선 방안들이 실질적인 입법 논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열린 토론회 참석자들은 연합뉴스의 정치적 독립성 강화, 편집권 독립 실효성 확보 등을 위해 진흥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다만 국회에 발의된 진흥법 개정안이 방송3법 내용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 전문위원은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 지배구조를 공영방송과 유사하게 변경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며 “일종의 파인튜닝처럼 연합뉴스에 특화된 차별성 있는 미세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병준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장은 “민형배 의원 개정안이 정치권 논의를 촉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연합뉴스 구성원 의견 반영 부족, 사장 추천 절차 편중, 편집권 독립·재정 안정화 내용 누락, 뉴스통신 매체 특성에 맞는 이사회 추천 구조 부재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짚었다.
민형배 의원이 지난해 11월 대표 발의한 진흥법 개정안은 연합뉴스 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 구성과 연합뉴스 사장 선임 방식 개선이 핵심이다.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숫자를 7명에서 11명으로 늘리고 추천 단체를 국회 교섭단체(5명), 뉴스통신·언론 관련 학회(2명), 변호사단체(2명), 진흥회 임직원(2명)으로 다양화하며, 시민이 연합뉴스 사장 추천에 직접 참여하는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고 지부장은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은 정치권 영향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 지부장은 “이사회 구성은 단순히 정원을 늘리고 외형상 추천 주체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 될 수는 없다”며 “정치권의 직접적 영향력을 축소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하되, 연합뉴스 구성원이 제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추천 구조가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김여라 국회입법조사처 선임연구관은 “변호사 단체는 빼고 (뉴스통신법상 의무설치 기구인) 수용자권익위원회 등 시민을 대표하는 단체가 이사를 추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황호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는 연합뉴스 사장을 사실상 교체하는 개정안 부칙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황 이사는 “민형배 의원안에서 법률 시행 후 3개월 이내에 진흥회 이사진과 연합뉴스 사장 교체를 못박은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며 “진흥회 이사진과 연합뉴스 사장의 임기를 존중하는 것이 언론의 독립성 유지와 권력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황 이사가 뉴스통신진흥회 공식 의견이라며 낸 이 입장에 대해 정일용 뉴스통신진흥회 이사는 “해당 의견은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 중) 다수 의견에 불과하다”며 “진흥회 공식 입장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재정 안정화 조항을 진흥법 개정안에 넣는 것에 대해선 의견이 달랐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는 해외뉴스, 외국어뉴스, 재난뉴스, 지역뉴스 등 공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매년 정부구독료를 받고 있다. 한해 330억가량이던 정부구독료는 윤석열 정부 들어 2023년과 2024년 연속 삭감되며 총액 대비 약 80% 감소했다. 고 지부장은 “정부구독료 대폭 삭감에서 드러났듯, 재정은 편집과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직접적이고 손쉬운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진흥법 개정은 공적임무 수행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관점에서 재정이 권력의 통제 수단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구조적 방어장치를 함께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연합뉴스의 공적기능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는 신중한 의견도 나왔다. 오세욱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공적 기능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 재정 안정화 조항만 법에 삽입하는 것은 재원 확보 논리를 앞세운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했다. 김여라 연구관은 “지금 미디어환경은 공영방송 KBS도 필요 없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연합뉴스가 공적인 기능과 책무를 얼마나 잘 이행하고 우리 사회가 공적 역할을 하는 뉴스통신사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