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틀막 심의' 비판에… 김우석 방미심위 상임위원 호선 불발

방미심위, 5개월만에 첫 전체회의 개최
고광헌 위원장·김민정 부위원장만 선임
언론노조 "자격없다 돌아가라" 사퇴촉구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에 고광헌 위원, 부위원장에 김민정 위원이 호선됐다. 관례상 야당 추천 위원이 맡아온 상임위원 호선은 불발됐다.

12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우석 방미심위 위원이 전국언론노동조합 방미심위지부의 항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방미심위는 출범 5개월여 만인 12일 첫 전체 회의를 열고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호선했다. 관례에 따라 대통령 지명 위원 중 연장자가 맡아 온 위원장에 고광헌 위원이 내정됐고, 국회의장이 여당과 협의해 추천한 김민정 위원이 부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 중 방미심위 위원장은 정무직 공무원으로,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 임명된다.

그러나 상임위원 호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방미심위의 전신인 방심위 시절엔 국회의장이 야당과 협의에 추천한 위원이 상임위원을 맡아왔다. 이에 따르면 김우석 위원이 상임위원으로 호선됐어야 하나, 이날 회의에서는 김 위원이 편파 심의에 가담해 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김 위원을 향해 “사퇴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다.


김 위원은 류희림 전 방심위원장과 함께 ‘정치 심의’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취록’을 인용 보도한 방송사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정부 비판적인 보도에 대해 무더기로 중징계를 내렸다. 이들 법정제재는 법원 판결로 줄줄이 취소됐다.

결국 두 시간가량 이어진 회의 결과, 상임위원 호선은 다음 전체회의로 미뤄졌다. 방미심위의 안건 의결을 위해서는 재적 위원 과반이 참석해, 참석 위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방미심위의 여야 구도는 6대3으로, 여당 위원들의 찬성 없이는 김 위원의 상임위원 호선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 위원은 상임위원 호선이 불발되자 중도 퇴장했다. 그는 회의실 앞에서 사퇴 촉구 피케팅을 진행하며 ‘(위원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외치던 방미심위 구성원들에게 “오늘은 조용히 물러나겠다”며 손을 흔들면서 퇴장했다.

방미심위지부, '김우석 사퇴 촉구' 기자회견 개최

12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방미심위지부가 '김우석 심의위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김한내 기자

이날 회의에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방미심위지부는 김우석 방미심위 위원에 대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비판 언론에 대한 ‘입틀막 심의’에 동참했던 김우석 전 방심위원은 방미심위 위원으로 복귀할 자격이 없다는 취지다.

황석주 언론노조 방미심위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영달을 위해 심의 제도를 파괴하고 언론 자유를 말살한 자에게 돌아갈 자리는 없다”면서 “류희림의 망령이자 ‘입틀막’ 행동대장 김우석의 자진 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방심위의 행정소송 ‘30전 30패’ 기록을 두고도 비판이 쏟아졌다. 11일 서울행정법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4년 4월 방심위가 MBC ‘바이든-날리면’ 보도에 내린 과징금 3000만원 결정을 취소했다. 이날 판결로 류희림 시절 방심위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정권 비판 보도에 내린 30건의 징계 결정이 모두 취소됐다.

민성빈 언론노조 MBC본부 수석부본부장은 “(방심위가 징계 의결한) 30회 중 20회의 주인공이 저희 MBC였다”면서 “보도를 가짜뉴스로 매도하며 무리한 제재를 가해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짓밟던 자가 다시 상임위원을 맡는 것은 전체 언론 노동자에 대한, 그리고 MBC 구성원에 대한 지독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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