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 이사회가 20일 노사 동수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구성안을 부결시켰다. 개정 방송법 위반에 따른 시정명령 등 불이익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이사회가 사추위 구성을 불발시킴에 따라 책임론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TV 노조는 이사회가 구성원의 열망과 시대적 요구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TV는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고 노사 동수로 사추위를 구성하는 안을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연합뉴스TV 이사 7명 가운데 4명이 반대했다. 안수훈 사장과 신지홍·김대호 상무 등 사내이사 3명과 1대 주주인 연합뉴스 추천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던졌다. 2·3·4대 주주 추천 사외이사 3명은 찬성했다. 안 사장 등 사내이사 3명은 “노사 동수 사추위안을 의결할 경우 노사협상을 진행하는데 제약이 될 수 있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26일 시행된 개정 방송법에 따르면 보도전문채널 연합뉴스TV와 YTN은 노동조합과 합의를 거쳐 사추위를 설치·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두 언론사 모두 6개월이 넘도록 사추위를 구성하지 못했다. 방송법 위반이 지속되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두 언론사에 시정명령을 구두와 공문으로 경고하며 방송법 준수를 거듭 촉구했다.
연합뉴스TV의 경우 경영진은 그동안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추위 구성안을 담은 정관 개정 안건이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안건 부결로 사추위 구성은 4월로 넘어가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이사회 표결에서 노사 동수 사추위 구성안에 반대하는 현 경영진의 의중이 분명히 드러났다.
연합뉴스TV 구성원 절대다수와 정반대의 결정을 내린 경영진에 책임론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TV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경영진은 방미통위의 시정명령과 징계위기라는 낭떠러지로 회사를 내몰면서 도대체 무엇을 지키려 하는가”라며 “사내이사 부결 사태에 대해 즉각 사죄하라”고 했다. 연합뉴스TV 노조가 최근 진행한 조합원 총투표에서 투표자의 98%는 노사 동수 사추위 구성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TV 감사위원장 자격으로 임시이사회 소집을 요구한 최헌호 사외이사는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불이익한 처분이 현실화할 수 있는 막다른 골목에서 결정하지 못하는 경영진이 안타깝다”며 “오늘의 판단이 향후에 연합뉴스TV에 법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비록 부결은 됐지만 이번 이사회를 지렛대로 경영진이 노조와 협상을 이어가고 최대 주주를 설득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방미통위는 2월20일까지 사추위 구성 시한을 제시하며 시정명령을 경고한 바 있다. 언론계에선 위원 구성이 완료돼 방미통위가 정상화되면 방송법 위반 상황에 대한 행정처분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은 방송사 재승인·재허가 심사에서 감점 사유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