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전문기자 제도 무력화에 구성원 반발

노조에 "선발 않겠다" 알려
내부 "20년 운영한 제도 왜 없애나"

연합뉴스 사옥.

연합뉴스가 전문기자를 새로 선발하지 않는 방식으로 20년 넘게 운영한 전문기자 제도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작업에 착수해 내부 반발이 나온다.


연합뉴스 기획조정실은 3월27일 노조를 찾아와 “전문기자 제도는 존치하되 현 경영진 임기 내에 기존 전문기자를 갱신하지 않고 새로 선발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이틀 전, 전문기자 제도 폐지 방침을 통보했다가 노조가 성명에서 사규로 정해진 전문기자 제도를 폐지하려면 노조와 협의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하자 전문기자의 임기를 갱신하지 않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연합뉴스는 기자 전문성 향상과 고품격 콘텐츠 생산 등을 위해 2005년부터 전문기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예비전문기자 2년 등 내부 절차를 거쳐 3년 임기의 전문기자를 선발하는데, 1년마다 활동 내용을 평가하고 3년이 지나면 임명 절차를 다시 밟는다. 연합뉴스에는 중국·부동산·통일북한·군사·건강의학·과학 등 전문기자 9명이 일하고 있다. 2023년 4월 임명된 이들은 이달 16일 임기가 끝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는 3일 열린 편집위원회에서 임기를 갱신하거나 새로 선발하지 않는 형태의 전문기자 제도 무력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졌다. 연합뉴스 편집위원회는 뉴스통신진흥법과 노사가 체결한 편집 규약에 따라 공정보도 등 편집 관련 제반 사항을 협의하는 기구다.


노조는 이 자리에 참석한 심인성 편집총국장에게 “경영진의 이번 결정은 일반 평기자들에게 엄청난 여파를 미친다”며 “20년을 운영한 제도를 이렇게 황당하고 성급한 결정으로 뒤집는다면 누가 회사를 믿고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려고 하겠나”라고 했다. 이어 경영진이 전문기자 제도 폐지를 추진하면서 사전에 편집총국장과 의견을 나누거나 논의하지 않았고, 당사자인 전문기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문기자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주영 과학전문기자는 “로이터, AP, AFP, 교도 등 뉴스통신사들은 하나같이 전문 분야별 조직을 갖추거나 기자를 분야별로 장기 배치하는 시스템을 통해 기자 전문성을 관리·강화하고 있다”면서 “현 제도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고치면 되고 현 전문기자 중 기준에 못 미치는 사람이 있으면 해촉하면 그만이지 필요한 제도를 왜 없애냐”고 했다. 또 다른 전문기자도 “콘텐츠 생산이 넘쳐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차별화되는 콘텐츠는 전문기자의 역량과 연륜이 녹아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한다”며 “더 발전시켜야 할 제도를 왜 폐지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연합뉴스는 전문기자 성과가 그 명칭에 맞는 것인지 여러 의견이 있다며 AI 활용에 따른 전문성의 상향 평준화, 전문성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평가받는 것 등을 이유로 운용상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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