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방미통위, YTN 이사회 방송법 무력화 시도 조사해야"

언론노조 YTN지부 '이사회 경영권 장악 시도' 규탄 기자회견
김현 "마지막 경고"… YTN 이사회 "비상식적 기자회견 유감"

양상우 전 한겨레 사장 등 범여권 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재편된 YTN 이사회의 행보를 두고 방송법을 무력화하고, 이사회가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시도란 비판이 YTN 내외에서 지속되고 있다. 최근 YTN은 이사회 개편과 더불어 ‘이사회 책임경영’ 선포, 저널리즘 책무위원회 신설, 이사회정책기획실 신설 등 변화를 감행했고, YTN 구성원들의 반발이 이어져온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등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YTN 이사회의 경영권 장악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발언 중인 전준형 YTN지부장. /언론노조 제공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주최로 YTN 이사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YTN지부는 기자회견문에서 “유진그룹과 그 부역자들로 구성된 YTN 이사회가 또다시 방송법을 무력화하는 꼼수를 시도하고 나섰다”며 “‘이사회 책임경영’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내세웠지만 본질은 방송법과 YTN 사규 및 단체협약에 명시된 보도 경영 분리 원칙과 방송의 독립성 보장 규정을 깡그리 무시한 채 YTN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이사회의 경영권 장악’ 선언”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준형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최근 이사회 변화에 대해 “물갈이를 단행해 유진강점기 시즌 2를 예고했다”며 “이른바 범진보 진영 인사를 앞세워 알박기에 나선 거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이사회를 갈아치우고 정치권 로비와 보험용으로 YTN을 이용하려는 수작이 다시 반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YTN은 3월2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 양상우 전 한겨레 사장을 선임하고 YTN 이사회 의장직을 맡겼다. 사외이사로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전 프레시안·한겨레 사외이사), 이유정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상규 비즈마켓 이사회 의장(전 한겨레 사외이사)도 선임했다.

전 지부장은 “유진그룹의 간택을 받아서 YTN 이사회에 들어온 순간 이들은 진보의 가면을 쓴 채 천박한 자본의 부역자를 자처”한 것이라며 “유진그룹이 장악한 YTN 이사회는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고 보도 개입을 시도하는 등 방송법 위반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직권 조사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한 국회 과방위도 방미통위가 방송 미디어 주무 부처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철저히 감독해 주기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오창익 사외이사가 한 유튜브 방송에서 ‘법원이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 승인을 취소했지만 지분 정리는 별개라 유진그룹이 나가지 않겠다고 하면 쫓아낼 수 없다. 전두환 정권 때나 가능한 일’, ‘이재명 대통령이 공기업이 YTN 지분 매수를 지시하면 직권남용이 된다’고 한 발언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전 지부장은 “YTN은 일반 기업이 아니라 방송법의 규제를 받는 방송사다. 최대주주 자격은 방송법에 따라 승인되고 취소될 수 있다. YTN은 김건희 허위 경력 보도에 대한 보복으로 불법적인 과정을 거쳐 민간 기업에 매각됐다. 원래 소유 구조로 회복하는 것이 왜 강탈이며, 왜 군사정권 시절에나 가능한 일이라 매도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YTN 이사회의 새 출범 후 이어진 이사회정책기획실, 이사회지원팀 신설 등 조직개편, 저널리즘 책무위원회와 거버넌스위원회 등 이사회 산하 위원회 마련 등 변화가 “경영진을 건너뛴 채 주요 부서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거나 지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보도 영역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외형만 CEO 직속 기구의 형태를 갖췄을 뿐, 사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사실상 이사회가 경영과 보도 전반을 직접 장악하도록 조직을 재편한 것”이고 “유진그룹 오너 일가와 학연으로 맺어진 인사를 영입해 이사회 의장에 앉”히며 “실질적인 사장 역할을 하도록 권한을 집중”시킨 조치란 것이다.

YTN지부는 기자회견문에 “사장이 아닌 이사회가 YTN의 경영권을 장악하게 만듦으로써 방송법상 사장추천위원회 규정을 회피한 것”이라며 “나아가 경영진 대신 YTN 이사들이 직접 노조와 사추위 협상에 나서도록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사실상 최대주주가 사추위 논의를 주도하도록 만들었다. 대주주 개입을 견제하기 위해 사추위를 도입한 방송법 취지를 무시한 채 오히려 최대주주가 사추위를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셈”이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YTN 사측은 6일 “주식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상법상 부여된 ‘충실의무’에 입각해 책임경영을 실천하겠다는 것을 ‘경영권 찬탈’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박 입장을 밝힌 바 있다. YTN은 전 지부장도 참석했던 주총에서 주주들이 결정한 절차에 따른 결과이고 이사들 역시 대주주로부터 독립적 경영을 추구하는 상법 취지를 실현하겠다는 일념으로 일을 시작한 것이라며 “경영권 찬탈로 규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논리적 모순이자 비현실적, 탈법적, 반민주주의적 주장”이라고 했다.

조직개편 등이 YTN 경영진을 이사회가 배제하는 행보라는 주장에 대해선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다”며 “대표이사 대행 체제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사회가 활동을 강화”했고 “모든 영역에서 정재훈 대표이사 대행의 통제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직 신설 등은 “회사의 위계와 경영의 독립성을 철저히 보호하려는 새 이사회 노력의 일환”이라며 “대주주의 경영 간섭을 막고 투명하게 관계를 정리하겠다는데, ‘유진 퇴출’을 부르짖던 노조가 도리어 이를 ‘경영권 찬탈’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등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YTN 이사회의 경영권 장악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언론노조 제공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현 의원은 YTN 이사진에 대해 “눈이 있으면 보고, 귀가 있으면 듣고, 입이 있으면 멈추고, 종사자들의 얘기를 들어야 할 것이라고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불법 행위에 더 이상 가담하지 말고 YTN의 정상화를 위해서 그리고 민주주의와 인권과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헌법의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 달라. 더 이상 우리가 낯붉히면서 얘기하지 않기를 간절히 요청 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은 YTN 관련 정부 대응에 대해 이날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김종철 방미통위위원장이 ‘빠른 시일 안에 YTN 문제를 다루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법원이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위원회(방미통위 전신)의 YTN 최대주주 변경승인 결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하며 방미통위가 취할 후속 조치에 관심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앞선 판결에 대해 유진그룹은 항소를 제기한 바 있다.

YTN 이사회는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주식회사의 경영권은 이사회에 있다. 이사회가 경영권을 장악했다는 말은 국회가 입법권을 장악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YTN 이사회의 위법행위가 있다면 법적 조처를 취하면 될 일이다. 언론노조의 근거 없고 비상식적인 국회 기자회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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