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협업, 굿즈 견적내는 기자들… 경향 '플랫' 독자 이벤트

교보문고와 '여성서사 책창고' 진행
독자 성향 파악, 관심 맞춤 이벤트

경향신문 젠더 버티컬 브랜드인 플랫의 꾸준한 ‘독자와의 연결 짓기’ 작업이 눈에 띈다. 플랫팀이 먼저 교보문고에 협업을 제안해 성사된 ‘이달의 여성서사 책창고’ 이벤트가 4월부터 매달 진행되고 있고, 5월1일엔 노동절을 맞아 플랫팀 기자들이 연재하고 있는 <여자, 언니, 선배들> 인터뷰 시리즈와 연계한 굿즈 증정 이벤트도 있었다. /플랫 인스타그램

경향신문 젠더 버티컬 브랜드 ‘플랫’은 4월부터 교보문고와 ‘이달의 여성서사 책창고’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매달 한 번 플랫팀이 추천하는 책들을 교보문고를 통해 소개하는 이 프로젝트는 플랫팀이 먼저 교보문고에 협업을 제안하며 성사됐다. 이는 플랫팀이 독자(애칭 ‘입주자’)의 성향, 관심 분야를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작업이기도 하다. “우리 독자들은 책을 좋아한다. 책 관련 콘텐츠엔 반응이 매번 좋았고, 작년 플랫 생일 카페 속 책 나눔 행사를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감성을 나누고 싶어 하는 걸 확인했다. 우리가 쌓아놓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고민하다 서점과 함께하는 작업을 생각하게 됐다.”(남지원 젠더데스크 겸 플랫팀장)


자사의 젠더 관련 기사·콘텐츠를 재가공해 모아놓는 플랫폼에서 시작해 2023년 별도 조직으로 재탄생한 플랫은 출범 직후부터 독자와 만나 소통하는 작업을 다양한 방식과 주제로 진행하고 있다. 가장 최근엔 노동절을 맞아 지난해 5월부터 플랫팀 기자들이 연재하고 있는 <여자, 언니, 선배들> 인터뷰 시리즈와 연계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플랫의 “본진”이기도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자신의 일에 대한 독자들의 댓글 참여를 받고, ‘나는 먹여 살릴 내가 있습니다’ 문구의 티셔츠를 증정하는 이벤트였다. 10명의 독자에게만 일종의 ‘굿즈’를 증정하는 것이었는데 50여개의 댓글이 달렸고, 이후 티셔츠 구매 문의까지 이어질 정도로 호응은 뜨거웠다. 지난해엔 독자들과 함께 운동하는 ‘스포츠가 있는 플랫’, 같이 전시를 보는 ‘문화가 있는 플랫’ 등도 기획했다.

경향신문 젠더 버티컬 브랜드인 플랫의 꾸준한 ‘독자와의 연결 짓기’ 작업이 눈에 띈다. 플랫팀이 먼저 교보문고에 협업을 제안해 성사된 ‘이달의 여성서사 책창고’ 이벤트가 4월부터 매달 진행되고 있고, 5월1일엔 노동절을 맞아 플랫팀 기자들이 연재하고 있는 <여자, 언니, 선배들> 인터뷰 시리즈와 연계한 굿즈 증정 이벤트도 있었다. /플랫 인스타그램

아예 독자들과 같이 프로젝트 주제를 모색하고 이들의 행동을 기록하는 일도 하고 있다. 2023년 12월부터 시작한 <플랫 입주자 프로젝트>가 그것으로, 엄마 성 쓰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엄마 성 빛내기’, 교사의 성평등 교육 이야기 ‘쌤 페미예요?’, 많은 여성들이 고통 받는 질환을 다룬 ‘섭식장애 마주하기’ 등 5건의 기획물이 나왔다. 독자 대상 강연, 포럼 행사 등의 기성 언론사 사업과는 분명 다른 방식이고, 일회성·단기 프로젝트로 그치고 마는 시도와도 구별된다. 이 같은 플랫의 꾸준한 ‘독자와의 연결짓기’는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니먼랩 등 각종 언론 연구기관들이 인공지능(AI) 시대 속 언론의 방향성으로 꼽은 ‘커뮤니티 구축’, ‘인간적 연결’에 정확히 맞닿은 지점이기도 하다. 또 소셜미디어 속 수많은 채널에서 독자들에게 플랫을 “인식”시키기 위한 브랜딩 전략이다.


플랫팀 구성원에겐 기획 기사, 콘텐츠 생산 외에 이벤트 아이디어 발제와 실행도 주요 업무다. 기업들의 팝업 스토어 운영, 출판사 북토크쇼, 마케터들의 작업물 등을 아이디어로 삼곤 한다. 남지원 팀장은 “불특정 다수 독자를 향해 일방적으로 정보를 발산하기보다 독자와 관심사나 감수성을 공유해야 하고, 그 연결이 밀도 있어야 한다는 걸 추구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에서 우리를 인식하게 만들려면 한 번 더 우리를 보여줘야 된다고 보는데 기사를 예쁘게 재가공하는 것도 그 일환이고, 인지되고 싶은 쪽에서 자주 ‘이런 건 어떤지, 저런 건 어떤지?’를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통상 출입처 중심의 발제, 보도로 업무가 이뤄지는 일선 기자들에겐 독자를 대상으로 이벤트를 기획하고, 직접 만나 소통하는 건 분명 낯선 경험이다. 남 팀장은 “대관 장소를 알아보고, 굿즈를 만들기 위해 견적을 내고, 포장하는” 등의 작업이 “기자로서의 현실 감각을 일깨운 경험”이 된다고 했다. 그는 “플랫팀을 거쳐 간 기자들은 정말 여기저기서 일을 잘한다고 자부한다”며 “취재원과의 관계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내 기사를 읽는 독자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감각이 무뎌질 수 있는데, 버티컬 채널로서 일을 하면서 성의 있는 피드백을 주는 독자들과 연결되는 경험은 기자로서 큰 자산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기성 언론사 독자층과는 다른 2030 여성이라는 타깃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건데, 경향신문 자체 브랜드 가치에도 도움이 되고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