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위, TV조선 '김현-시의장 설전' 보도 심의 안했다

"선거방송 해당 안해" 방미심위로 이송
MBN '하정우 손 탈탈' 보도엔 행정지도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전직 보좌관 공천이 걸린 문제로 안산시의회 의장과 설전을 벌였다는 내용의 TV조선 보도가 선거방송이 아니라는 판단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에서 나왔다. 정부여당 관련 비판 보도까지 선거방송 보도로 보고 제재했던 윤석열 정부 당시 선방위와는 다른 행보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22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5일자 TV조선 9시뉴스에 방송된 두 건의 보도를 방미심위로 이송 처리했다.

5일자 TV조선 <[단독] "의장 만든 게 누군데"…김현 의원, '공천 이견' 시의장과 설전> 보도.

TV조선은 당시 <[단독] “의장 선출해 줬더니”…공천 갈등하다 ‘설전’>, <[단독] 심야 ‘설전’의 발단은 ‘보좌관 공천’> 제하의 기사에서 김현 의원이 박태순 안산시의회 의장과 언쟁하는 음성 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하며 앵커 멘트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처럼 김현 의원이 거친 말을 쏟아낸 이유는 공천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해당 지역의 도의원 선거에는 김 의원의 전직 보좌관이 출마한 상황이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이 부당하게 공천에 개입한 것으로 단정해 김 의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됐다.


그러나 선방위 위원들은 해당 보도가 선거방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권순택 위원은 “민원 내용을 보면 김현 위원에 대한 명예훼손이 강조돼있기 때문에 선방위에서 심의해야 하는 안건인지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위원회 표결 결과 8명 중 6명이 안건 이송에 동의해 해당 안건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방송소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러한 판단은 앞서 윤석열 정부 시절 선방위가 징계권을 남용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선방위는 MBC의 ‘미세먼지 1’ 날씨 보도에 대해 법정제재를 의결하는 등 선거 방송이 아님에도 지나치게 심의를 강행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선방위가 내린 법정제재는 이후 행정소송에서 모두 취소 판결을 받으며 전패를 기록했다.

다만 박상훈·원준희 위원은 해당 보도가 ‘당내 경선과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이게 지금 선거방송위원회의 심의 안건에 해당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4월30일 MBN <하정우, 악수 후 '손 털기' 논란에 "손 저려서"…"유권자가 벌레냐"> 보도.

한편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전 청와대 AI 수석이 상인들과 악수한 뒤 손을 탈탈 털었다는 의혹을 전하면서 하 후보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보도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MBN 보도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의견제시’가 결정됐다.

MBN은 4월30일 ‘뉴스 7’에서 하 전 수석이 상인들과 악수 후 손을 터는 모습을 보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이런 사람은 유권자에 대한 배려가 털끝만큼도 없는 사람이다. 유권자를 벌레 취급하는 사람이다”라고 발언하는 영상을 보여줬다. 이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시민 존중을 안 하는 것으로 보이는 언행들이 좀 이어져서 저는 어? 약간 좀 이거 뭐지?”라고 발언한 음성을 자막 등과 함께 내보내기도 했다. 반면 하 전 수석의 입장은 기자가 전언 형태로만 전달하면서 불균형한 보도가 이뤄졌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벌레’와 같은 표현을 꼭 보도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상훈 위원은 “인용은 할 수 있지만 저급한 표현을 방송에 다 실어야 하는 것인지는 다른 문제”라면서 “‘배려가 털끝만큼도 없다’는 표현으로 충분히 의견이 전달됐다. 그런데 ‘벌레’라는 표현은 (마음에) 걸린다”면서 ‘의견제시’를 주장했다.

원준희 위원 역시 “현재 적용된 공정성 조항이 아닌 사실보도와 관련한 조항을 보면 선거방송은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실을 ‘과장·왜곡 보도해서는 안 된다’, ‘감정 또는 편견이 개입된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벌레 취급과 같은 표현은 허용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정치인의 발언을 단순히 인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과하다는 판단도 나왔다. 임장원 위원은 “현재 정치권 자체가 오염된 언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성숙돼야 할 문제인데 이를 인용하는 것도 안 된다고 판단하면 선방위가 어려운 길을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택 위원은 “‘벌레 취급’ 이런 발언이 걸리기는 하지만 보도의 퀄리티가 낮다고 해서 이것이 심의나 제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평가의 대상은 될 수 있지만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해당 보도에 대한 위원회 표결 결과 ‘의견제시’ 의견이 6명, ‘문제없음’이 3명으로 행정지도가 결정됐다. 이번 선방위 체제에선 아직까지 법정제재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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