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 400일을 넘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유진그룹의 YTN 대주주 자격 취소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촉구하고, 새 사외이사(독립이사) 2인을 선임한 유진그룹 등을 비판하며 9차 전면 파업(25~28일)에 나섰다.
YTN지부 조합원 110여명은 26일 서울 마포구 DMC첨단산업센터에서 열린 YTN 주주총회에 우리사주조합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정재훈 YTN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제외한 이사 다수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주총에서 YTN 구성원들은 사측과 유진그룹 등에 대한 비판 발언을 이어갔다. 직후 건물 앞에서 진행된 규탄 결의대회에서 전준형 YTN지부장은 “9번째 파업이지만 객관적인 상황은 바뀐 게 별로 없다. 그럼에도 방미통위가 4월 유진의 최대 출자자 변경 승인 취소 안건을 정식으로 상정한 뒤 두 달 넘게 결론을 안 내리는 상황에 대해 명백하게 우려를 전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우리 상황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상파(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이나 JTBC의 회생신청 등 각종 미디어 이슈들이 많이 발생했는데 우리 이슈가 묻힐 위험이 크고 예상치 못한 변수로 결론이 기대와 다르게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며 “방미통위가 반드시 결단해달라는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 지부장은 또 “두 번째 이유는 오늘 주총이다. 오늘도 명백하게 문제제기를 했지만 (오늘 선임된 이사들도) 유진그룹의 호위무사로 데려온 사외이사들일 뿐이다. 경력도 그렇고 YTN이나 방송과 어떤 관련성도 없다”며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유진은 계속해서 이사회를 더 공고하게 장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나하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저들은 멋대로 해도 된다고 착각할 수 있기에 반드시 조합원들과 강력하게 항의의 뜻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YTN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박지영 서울대 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과 이재승 건국대 법학전문대 교수를 각각 새 이사진으로 추가 선임안을 의결했다. 4월 사외이사 1인의 사임으로 YTN 이사진은 9인 체제였다. 이날 사외이사 2인이 추가되며 총 이사진은 11인이 됐고, 사외이사 비율은 과반이 됐다.
주총장에서 조합원들은 ‘사내이사이면서 임원인 양상우 YTN 이사회 의장의 회사 직급이 알려진 바 없는데 무엇인지’, ‘이사회 산하 저널리즘책무위원회의 보도 관련 조사활동의 부적절성과 해산 촉구’, ‘한겨레 출신 인사의 잇따른 YTN 이직에 대한 문제제기’ 등 발언을 통해 YTN 상황을 성토하고 이사회가 유진그룹에 부역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유진 체제 이후 YTN 이사진이 선임될 때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의 업무상 또는 학연 등 관계가 바탕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었는데, 이날 신임 이사진에 대해서도 유사한 비판이 이어졌다.
전 지부장은 이날 주총장에서 “유경선 회장, 유진그룹 오너 일가를 비롯해 최근엔 오창익 사외이사 같은 이사들이 독립이사들을 추천하고 있다”며 추천인과 대상의 적절성에 대해 비판했다. 박지영 이사가 당적을 갖고 있고 지방선거와 총선에 연이어 출마했던 정치 지망생인데 사외이사를 해도 무관한지, 방송·언론 관련 이력이 없는데 지도교수와 유 회장의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가 추천 배경이 아닌지 등 지적이 대표적이다. 이재승 이사에 대해선 법 전문가이지만 언론 관련 활동이 없다는 것과 더불어 또 다시 인권연대 관련 인사가 추천된 데 지적을 했다. 이 이사는 오창익 사외이사가 재직 중인 인권연대 운영위원으로 10년 간 활동해 왔고, 앞서 사임한 이유정 전 사외이사는 창립멤버였는데, 특정 단체 관련 인사가 계속 추천되는 게 적절하냐는 취지다.
방미통위가 7월31일까지 사추위를 구성하란 시정명령을 내린 상황에서 YTN 노사의 관련 논의는 현재 재개된 상태다. 3월 새로 출범한 YTN 이사회는 YTN 사측이 진행해 오던 사추위 관련 협상을 이사회 산하 거버넌스위원회에 위임하도록 했고, YTN지부는 사추위 협상 주체로서 자격, 최대주주가 사측 대신 협상을 주도할 수 있는 구조 등을 지적하며 교섭은 중단됐었다. 이사회를 제외한 협상단을 꾸려 교섭하겠다고 이후 사측이 전향적 태도를 보였지만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오창익 사외이사의 협상단 참여는 고수하며 논의는 다시 막히는 듯했다. 하지만 사측이 이를 포기하며 23일 노사 협상이 재개됐고 이 자리에서 사추위 구성 방식에 대해 상호 이견을 재차 확인한 게 현재다.
YTN지부는 9차 파업 첫 날인 25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유진그룹 YTN 최대주주 자격취소! 방미통위 이제는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YTN지부는 투쟁결의문에서 내란 정권이 무너진 지 1년이 됐고, 방미통위가 본격 활동에 돌입한 지도 3개월이 됐지만 “사영화된 YTN은 여전히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다”고 했다. 이들은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 취소는 정치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법치주의와 방송 공공성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방미통위가 소송 부담 등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한다면, 단순한 직무유기를 넘어 내란 정권 시절 방송장악의 결과를 사실상 용인하는 것과 다름 없으며, YTN 구성원들의 분노도 방미통위로 향하게 될 것임을 명심하라”고 밝혔다.
YTN지부는 “방미통위는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즉각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을 취소하라. 유진그룹은 더 이상 공적 자산인 YTN을 사유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즉각 손을 떼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유진강점기가 완전히 종식되고 YTN이 다시 국민의 보도전문채널로 바로 설 때까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