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보완수사권' 엇갈린 칼럼에 "왜냐고 물으신다면…"

저널리즘책무실장 28일 칼럼서 한겨레 입장 밝혀
"이견 보일 때도 있지만 공식 입장은 사설로 정리"

보완수사권 존폐와 관련해 일부 칼럼과 사설에서 논조 차이를 드러내며 화제가 되고 있는 한겨레신문이 28일 저널리즘책무실 칼럼을 통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필자 간의 의견차로 칼럼에선 논조 차이가 드러날 수 있으나, 한겨레 공식 입장을 담은 사설에서만큼은 일관된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는 게 요지다.

한겨레 28일자 이종규 저널리즘책무실장 칼럼.

이종규 한겨레 저널리즘책무실장은 28일 <검찰개혁, 한겨레 입장이 뭐냐는 분들께>란 제목의 칼럼에서 “독자들은 보완수사권 존폐에 대한 한겨레의 입장이 뭐냐고 따져 묻는다”며 “검찰개혁에 대한 한겨레의 입장은 확고하다. 다만 보완수사권과 관련해선 ‘수사-기소 분리’라는 원칙은 지키되, 수사 지연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겨레에선 보완수사권을 두고 논조가 엇갈리는 칼럼이 이어졌다. 최근 2주간만 살펴봐도 15일엔 이재성 논설위원이 수사권 없는 공소청이 경찰 통제를 더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다음 날엔 박용현 대기자가 보완수사권을 유지하기보다 사건 초기부터 검사와 수사기관이 적극 협력 수사를 벌여 신속하고 철저한 정의 실현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썼다. 22일과 23일엔 이준희 기자와 이춘재 논설위원이 각각 칼럼을 통해 검찰의 보완수사권 홍보, 검찰동우회가 낸 성명을 지적했다.

15일자 한겨레신문에 실린 이재성 논설위원의 칼럼.

반면 보완수사권 폐지에 비판적인 칼럼도 그간 여럿 실렸다. 20일엔 성한용 선임기자가 '정치 막전막후'라는 연재물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 보완수사권 유지가 압도적”이라며 민주당 지도부가 강성 당원들에 휘둘려선 안 된다고 썼다. 27일엔 이춘재 논설위원이 애초 보완수사권 폐지는 검찰개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특정 정치세력의 ‘신념’을 관철시키려다보니 뭔가 자꾸 꼬이는 느낌”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종규 실장은 이와 관련 “외부 칼럼은 한겨레 논조와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의견 다양성 차원에서 가급적 필자의 뜻을 존중한다는 것이 한겨레 원칙”이라며 “내부 필진은 대체로 같은 생각을 공유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이견을 보이기도 한다. 이를 두고는 민감한 이슈일수록 일관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과 균형과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존재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한겨레 공식 입장은 사설로 정리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20일자 한겨레신문에 실린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한겨레는 그간 <‘무소불위’ 검찰 역사 속으로, 자업자득이다>(2025년 9월7일), <공소청·중수청 법안, ‘검찰개혁’ 원칙 맞춰 당정 머리 맞대야>(3월9일), <‘검사 수사권 유지’ 홍보 나선 법무부, 부적절하다>(5월5일), <여 형소법 발의, ‘국민 우려 해소’ 위해 철저히 숙의해야>(7월9일) 등의 사설을 써왔다. 검찰개혁엔 찬성하지만 보완수사권과 관련해선 숙의가 필요하다는 내용들이었다.

이종규 실장은 “보완수사권 이슈와 관련해선 진보 성향의 단체나 학자들도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랜 기간 약자 편에서 활동해온 이들이 부작용을 걱정한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국민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제도 변화에 대해서는 다양한 측면을 기사로 전하는 게 언론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한겨레신문 사옥. /연합뉴스

또 독자들이 기사와 오피니언면의 논조 차이에 불만을 갖는 데 대해서도 “거의 모든 미디어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저널리즘 원칙 중에 ‘사실과 의견의 구분’이라는 게 있다”며 “뉴스를 전하는 기사에는 취재한 사실만 쓰고, 의견은 별도의 오피니언 영역에서 밝히자는 원칙이다. 뉴스 지면에서까지 ‘사이다 논평’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전했다.

다만 “‘사실 보도에도 방향성은 필요하다’는 지적은 타당하다”며 “한겨레가 일련의 검찰개혁 보도에서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전문가와 이해당사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때로는 내부 구성원끼리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검찰개혁 보도의 완성도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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